<기자의 시각>군산과 호시우행
<기자의 시각>군산과 호시우행
  • 정준모
  • 승인 2008.10.20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지역 및 국내·외 매스컴은 연일 현대중공업과 동양제철화학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군산진출과 신규 투자를 비롯해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 지정, 새만금 사업 등 희망찬 군산을 노래한다.

또한, 자고 나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군산지역 부동산 활황소식은 군산의 무한 잠재력 그 자체로 대변된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국제자동차엑스포를 비롯한 각종 전국대회로 시끌벅적한 시 전역은 신천지를 앞둔 역동적인 군산의 현주소로 묘사되고 있다.

일각에선 현재도 그렇지만 새만금 방조제가 개통되면 전국 각지의 관광객들이 몰려와 숙박시설이 태부족 현상을 빚을 거란 즐거운 고민을 내놓기도 한다.

즉 조만간 군산은 관광과 산업이 어우러진 국내는 물론 서해안 최고 도시로 급부상할 것이란 얘기로 귀결된다.

그러나 사람마다 시각과 체감은 달라 근래 들어 곳곳에서 이와 정반대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

줄기만 했던 인구가 증가추세로 돌아서고 관광객은 몰려든다고 하는데 도통 실감이 안가고 되레 도심 전역이 공중에 붕 떠 있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금방이라도 군산이 어떻게 잘 될 것 같으면서도 한켠으론 너무 꿈에 부푼 신기루는 아닐까 하는 우려가 교차한다는 말로 해석해도 별 무리가 없을 듯싶다.

실제로 이런 우려는 현실로 다가온 점도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몰라도 고공비행을 거듭하던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매매가 80%에 형성됐던 전세가격이 진정세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의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수송동 소재 신축아파트 가격도 거품이 서서히 가시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이쯤이면 군산 전역도 들뜬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차분해 질 필요가 있다.

예컨대 내년 말 개통을 앞둔 새만금 방조제만 해도 그렇다.

방조제에 사람이 몰려든다 해도 이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고선 지역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 봐야 한다. 속된 표현으로 시원하게 뚫린 방조제 드라이브 코스를 제공하고 뒤처리는 도맡아 처리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것이다.

아울러 수천명의 고용창출을 가져온다는 현대중공업 군산공장을 비롯한 대규모 기업들의 현지 법인도 서둘러 이들 기업의 유치에 따른 직접효과를 누려야 한다.

무작정 환상에 젖어 달콤한 꿈을 꾸느니 시민 피부에 와닿는 미래 설계와 함께 실현 가능한 청사진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호랑이(虎)처럼 보고(視) 소(牛)처럼 행동(行)한다’는 즉 신중하게 조심하며 일을 해 나간다는 ‘호시우행(虎視牛行)’이란 사자성어가 가슴에 와닿는 대목이다.

군산= 정준모기자 jj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