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
  • 강성주
  • 승인 2008.10.17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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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없습니다"
반세기 동안 인류에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초석을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천길재단의 이길여 회장(76). 군산시 대야면 출신인 이 회장은 오는 22일로 설립 50주년을 맞이하는 가천길재단의 설립자로서 그 동안 의료와 교육, 문화, 언론 등을 아우르는 국내 최고의 공익재단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분주하게 활동해 왔다. 앞으로 ‘인류에게 꿈을 심어주는 재단이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새롭게 다지고 있는 이 회장으로부터 가천길재단의 성장 비결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가천길재단이 반세기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비결과 원동력은?

▲우리 재단의 설립이념은 ‘박애·봉사·애국’입니다.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사랑입니다. 세상에서 사랑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없습니다. 가천길재단이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도 사랑의 힘이었습니다. 이 사랑을 바탕으로 최대(The Largest)가 아닌 최선(The Best), 더 나아가서 유일(Only)하게 되는 것이 우리 가천길재단의 목표입니다. 그리고 한발 앞서가는 발상의 전환이 원동력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1970년대 산부인과 시절에 ‘보증금 없는 병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환자를 받았습니다. 그 때 모두가 병원이 망한다고 했지만 정반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사랑을 바탕으로 봉사정신을 가지고 정성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니 환자가 몰릴 수밖에 없었지요. 나아가 창의적인 사고와 미래를 예측하는 판단력, 결정한 것을 망설이지 않는 강력한 추진력이 지금의 재단을 일구는 원동력이 됐다고 봅니다. 창조적 발상과 판단력, 추진력이 오늘의 가천길재단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가천길재단이 의료 및 학술, 연구 분야에서 질적 수준의 향상과 함께 양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향후 재단의 운영 목표는?

▲반세기 동안 의료 수준의 향상 노력과 함께 뇌과학연구소, 암당뇨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원을 비롯한 첨단 연구시설의 신설 및 확충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들 연구시설은 인류가 소망하는 질환 정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신축중인 대규모 암센터도 이 같은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이들 연구소와 센터의 건립은 전 세계인의 숙원인 난치병 완치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의료 및 연구분야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바람개비는 바람이 불지 않으면 돌지 않습니다. 환자가 필요로 하고,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도전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앞으로도 인류가 희망하는 것이 있다면, 저의 도전 아니 나아가 가천길재단의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제 모든 것도 가천길재단에 바칠 생각입니다. 그 동안 우리 재단을 일구기까지 역경을 함께 이겨낸 재단 가족의 땀과 눈물이 오늘의 결실을 거둔 것처럼, 앞으로도 우리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아나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나의 꿈과 가천길재단의 미래는 멈추지 않는 바람개비처럼 세계 무대에 우뚝 서게 되겠지요. 우리는 설립 50주년을 맞아 교육과 의료, 문화, 봉사, 언론 등을 ‘사랑’과 ‘봉사’라는 정신으로 묶은 재단으로 새롭게 태어나 그 토대 위에 새로운 100년의 꿈을 설계하고, 1000년 이상 존재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져 나갈 것입니다.



-평소 지향해온 경영철학과 신념은 무엇입니까?

▲ 첫째가 사람을 좋아 하는 것, 둘째는 일에서 올인, 즉 완전 연소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비지니즈를 포함해 세상만사가 사람과 더불어, 사람 속에서 펼쳐지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병원 입지를 먼 장래 사람의 통행량을 계산해서 정하는 것에서부터, 세계적인 인재를 모셔다 비전을 구현하고 조직의 활력을 주는 데 이르기 까지, 모두 사람을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과 통합니다. 나는 인덕(人德)이 있다고 생각해요. 人德은 내가 만드는 거죠. 내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았고, 좋은 사람이 누구인지 볼 줄도 알지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든 건 격이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또한 완전연소를 향해 뜨겁게 달립니다. 성공은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함께 열정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면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 거기에다 자기보다 남을 더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 청렴함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 가천길재단의 문화입니다.



-의사로서 오랜 세월동안 외길을 걸어오셨는데, 병원 비즈니스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무엇입니까?

▲병원은 환자가 곧 고객입니다. 그 ‘고객만족’ ‘고객사랑’ 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환자의 눈높이에서, 환자의 마음 속까지 치료한다는 생각으로 진료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죠. 나아가 환자를 가족처럼 소중히 여기고, 헌신하고 봉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저는 지난해 개원49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NOT PATIENT, BUT CLIENT’운동을 선언했습니다. 병원 초유의, 우리 병원에는 환자가 없다, 오직 고객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획기적인 서비스 개선운동입니다.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맞춰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의료기기와 앞선 시스템을 갖추고, 병원의 투명경영을 이룰 수 있는 전산화시스템을 완비한 것도 모두‘고객의 병원’을 이끌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향을 위해 많은 기부와 봉사를 하고 계시는데, 고향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까?

▲제가 태어난 곳은 전라북도 옥구군(현 군산시 옥구읍) 대야면 죽산리 안터입니다.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습니다. 앞에는 드넓은 대야평야가 바다처럼 펼쳐져 있고, 뒤로는 건장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곳이죠. 서울 의대에 합격해서 서울로 올라 올 때까지, 내내 살았던 곳입니다. 그 곳은 제가 외로울 때나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포근히 안아주는 어머니 품속 같은 곳이죠. 친구와 소꿉놀이하면서 흙을 매만지던 마당, 잠 안 오는 여름 밤 엄마와 함께 이웃집으로 놀러 가던 추억, 소나기가 지나간 후 빗물이 졸졸 흘러내리던 초가집 처마, 심심하면 타고 올라가 놀던 당산나무 등 생각만 해도 아련한 추억이 묻어 나옵니다. 시간의 길이로 따지면 50년 가까이 살아온 인천이 훨씬 더 오래되고, 실제로 저 자신 인천을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마음 속에는 언제나 대야면 시골마을의 모습이 아른거립니다. 그래서인지 고향 학교에서 하는 일이면 적극 도와주고 싶고, 실제 고향 후배들의 요청에 따라 고향 발전에 도움이 되는 지원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교 후배들이 제가 지어준 강당과 기숙사에 제 이름을 붙여줬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서울=강성주기자 sjkang@domin.co.kr



◆이길여 회장은

▲1932년 군산시 대야면 죽산리 태생

▲서울대 의대 졸업

▲미국 메리이머큘리트 병원 및 퀸스종합병원 수련의 과정 수료

▲ 일본 니혼대 의학박사 학위 수여

▲한국암연구재단 이사

▲학교법인 가천학원 이사장(가천길대학, 신명여고)

▲가천의대 재단 이사장

▲학교법인 경원학원 이사장(경원대, 경원전문대)

▲한국여성재단 이사

▲한국부인암재단 이사

▲가천길재단 회장

▲의사협회 ‘한국의학 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

▲한센국제협력후원회 회장

▲1985 국민훈장 목련장 수훈

▲1995 전라북도 애향대상 수상

▲2003 국민훈장 무궁화장 수훈

▲2006 대한민국 ‘가장 존경받는 경영인 상’ 수상

▲2006 사회공헌기업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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