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풍요와 비곤 그리고 예술
<26> 풍요와 비곤 그리고 예술
  • 김효정
  • 승인 2008.10.16 16: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류가 전쟁과 기아에 허덕이고, 인간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본질을 망각하고 짐승같은 만행으로 서로를 죽이는 만행의 시대가 사실 불과 수십여년전에 지구상에 있었다. 인간정신은 사라지고 오직 생존의 법칙으로만 연명해야 했던 그시대의 정신은 그야말로 패닉상태에 빠져 있었고, 인간으로서의 주체성을 상실한 암흑의 시대와도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쪽 구석에 그 시대정신을 반영한 철학과예술은 역사에 남아 존재하고 있다.

기본적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작금의 시대는 과거에 비해 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풍요의 시대에 예술은 과거의 치열한 예술에 비하여 정신적 패닉상태에 빠져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예술이 스스로의 존재감을 갖기보다는 시장과 경제자본에 움직여지고 가치판단의 준거가 경제논리에 포장되고 있는 현실이 무척이나 안타깝고 씁쓸하게 느껴진다. 예술이 더 이상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치열한 삶으로부터 이젠 경제적 가치라는 경제전쟁의 한부대를 만들고 지원하는 형태로 전락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요즘 대부분의 소위 잘나가는 작품들의 대다수는 말초적 시각적 유미성에 빠져있거나, 어떤 호기심을 작용할수 있는 시각적 일루젼에 집착하고 특허 상품화 하고 있는 모습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시대의 정신이 경제적 가치지주의에 예술은 어쩌면 그렇게 밖에 표현될 수 없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예술이 예술을위한 예술로 대중과 소통을 하기보단 스스로의 존재감으로서 소외되었던 반면에, 지금은 예술이 소통의 측면과 관람자의 기호를 중요시하다 보니 예술의 순수성과 철학마저 고스란히 놓아버린 그저 가벼운 예술로 전락되어가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경제에 모든 관심이 쏟아지고 있고, 이익과 잉여에 가치를둔 사회의식 은 인류가 가져왔던 보다 높은 숭고한 가치와 도덕성 그리고 예술마저 그들의 가치안에서만 의미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그러다보니 예술의 존재감은 스스로 가벼워지고, 귀속되길 희망하는 주체성상실을 갖게되는 것이 이시대 요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실존주의 대가 사르트르의 말을 빌면 주체성상실은 곧 죽음을 이야기 하는것이데 정말 예술이 죽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노망난 망상을 해본다.

세계경제가 과거의 공황수준으로 매우 위험한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그렇게 경제 지상주의를 부르짖고 모든게 경제마인드로 코드화 되어가는 이시대에 신은 어쩌면 저주를 퍼붓고 있는지 모른다. 과거의 암울한 전쟁과 치열한 생존을 위한 처절한 싸움이 보여지는 전쟁이었다면 현 인류는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루고 있는것이다. 고도로 발달된 문화엔 반드시 위대한 시대정신이 있었다. 그안에 예술은 화려한 꽃을 피웠고 인류는 행복해 했다. 위대한 정신이 없는 풍요는 서로의 먹이를 찾이하려는 동물성만 남는다. 인류의 정신과 가치가 사라진 시대에의 풍요는 빈곤과 다를바 없다. 여기에 예술마저 그 정신을 잃는다면 참으로 긴 어둠의 미래가 보이는 것이다. 예술은 그 시대정신중에 하나이기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