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태 기업은행 부행장
유희태 기업은행 부행장
  • 강성주
  • 승인 2008.10.10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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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기업 국민 협력해 중기 살려야"
어린시절 아버지의 파산 등 열악한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성실과 끈기, 개척정신으로 은행 최고의 영업통으로 불리는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인 유희태 기업은행 부행장(55). 완주 비봉 출신인 유 부행장은 상업고등학교와 노조위원장 출신이라는 꼬리표에 아랑곳하지 않고 맡은 일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으며 기업은행 직원들 가운데 최고의 영업실적을 올리는 업무성과를 인정받아 모든 행원들이 꿈꾸는 위치에 올랐다. 유 부행장을 만나 최근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에 대한 진단과 전망, 외길 금융인생 얘기, 삶의 철학 등을 들어봤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경제의 미래도 매우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닥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국내 경제를 전망하는 것 자체가 정말 조심스럽습니다.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비롯된 국제 금융위기가 국내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과거에 부동산 하락으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문을 닫은 적이 있습니다. 시가에 가까운 대출로 인해 결국 그 부채를 개인이 떠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미국이 모기지 등으로 그대로 이어받은 것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금융시스템 자체가 선진국들과 달리 대출을 철저히 관리해왔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기업은행 역시 항상 위험요인에 대한 대비를 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 전세계 금융위기를 성장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는다면 죽듯이 불안요인을 침소봉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IMF를 겪었고 현재 2천600억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고, 현장을 정확히 살펴보면서 대책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경제가 호전되리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제1금융권의 피해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떤 판단을 하고 있습니까?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의 안정성을 선호합니다. 예금 고객들의 재산을 100% 보장해주기 때문에 IMF 당시에도 가장 큰 성장을 했었습니다. 최근들어 매일 오전 글로벌 금융동향을 점검하고 있는데, 고객들의 불안심리와 달리 제1금융권의 앞날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중소기업들이기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대기업과 정부, 국민 모두 협력해 중소기업에 신바람 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은행들도 나름대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기업은행의 경우는 그 동안 키코(KIKO) 상품 판매를 자제해 왔습니다. 기업은행은 처음부터 키코의 위험성을 감안해 고객들에게 계약을 하지 말도록 오히려 설득을 했었습니다. 일부 키코 상품 계약 업체에 대해서는 대책을 세워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예금이 늘어나고 있어 중소기업들을 적극 수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위기도 은행을 크게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나아가 국민들과 함께 성장하는 인식을 제고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봅니다.



-국내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기업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 펀드 등에 대해 개인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규정을 만들어 일선 지점장들이 아예 면책토록 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개인 고객과 기업체 보호를 위해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개인 고객과 기업들이 타은행에서 몰려오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원자재 구입자금 지원, 소상공인 경영안전자금 지원 등 고객들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 적극 시행하면서 기업은행 본래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부행장까지 오른 것은 국책은행 직원들 가운데 처음인데, 어떤 점을 인정받았습니까?

▲조직원 모두가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지만, 저는 일반 행원 때부터 발령받아 가는 점포마다 분위기가 좋아져 영업실적으로 1등 점포를 만들었습니다. 호남본부장과 경기중앙지역본부장을 맡았을 당시에도 우수한 실적을 올렸습니다. 이는 아래 직원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부여해 열심히 일하도록 한 점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들 직원이 역량을 크게 발휘해 준 덕분에 제가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은행원으로서 여러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가장 보람있는 점은 무엇입니까?

▲은행원으로서 지금까지 기업체 3천여 곳을 방문했습니다. 기업인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나름대로 좋은 전통과 문화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들 기업인들의 전통과 문화를 국민들에게 전파하고 싶어서 ‘마음에 꿈을 그려라’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시중에서 5000여부가 판매되는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기업은행 1300여 명의 지점장과 590개 점포에 부임하는 팀장들에게도 이 책을 선물해 직장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 줬습니다. 각자 맡은 일을 자신의 일로 생각하면 직장생활 자체가 재미있고 효율도 오를 수가 있습니다.

-항상 긍정적고 창조적인 생각과 앞을 내다보며 끊임없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비결은?

▲ 저는 신앙인(크리스천)으로서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를 생활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내 마음이 밝으면 얼굴이 밝아지고 운명도 밝아지게 됩니다. 일을 하다보면 억울한 것도 많이 생기게 됩니다. 저도 승진 과정에 매번 어려움이 많았고, 이를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극복했습니다. 모든 일에 열정을 가지면 바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됩니다. 우리 사회에서 도움받은 것을 사랑으로 베풀면 행복해집니다. 저는 2년 전 쌍둥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습니다. 입양 당시 아이들 건강이 안좋았지만, 사랑으로 감싸안고 꿈을 키워주니까 정상으로 호전됐습니다. 저는 80세까지는 사회활동을 할 것입니다. 인간은 쌀독에 쌀이 떨어져 죽는 게 아니라 꿈을 버릴 때 죽게 됩니다. 꿈을 가진 사람은 열정이 생기게 됩니다.

-전북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전북경제는 각 지자체 가운데 가장 취약합니다. 경제가 너무 어려우니까 도민들도 의욕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새만금에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고, 정부도 한반도 대운하 대안으로 새만금 건설을 서두르고 있어 경제활성화의 기회가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만금에 중동 두바이보다 더 훌륭한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 큰 발전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전북에는 교수와 전문연구직이 전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훌륭한 두뇌들이 많기 때문에 기업들이 선호할 수 있도록 양질의 인적 전환을 도모한다면 발전의 좋은 계기가 되리라고 봅니다. 도민들이 큰 꿈을 가지고 각 분야에서 박진감있게 도전해 주기를 바랍니다.


◇주요 약력

▲1972년 전주제일고(구. 전주상고) 졸업 ▲1979년 방송통신대 경영학과 졸업 ▲1989년 우석대 행정학과 졸업 ▲1981년 경희대 경영대학원 수료 ▲2004년 고려대 컴퓨터과학기술대학원 수료 ▲2004년 전남대 행정대학원 최고정책과정 수료 ▲2007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수료, KAIST 경영대학 수료 ▲1972년 기업은행 입행 ▲1982년 기업은행 노동조합 위원장 ▲1995년 기업은행 대상 수상(특별승급) ▲산업포장 수상(대통령) ▲2004년 호남지역본부장 ▲2006년 경기중앙지역본부장 ▲2007년 부행장(카드사업본부장),환경재단 주최 세상를 밝게 빛낸 100인 선정

서울=강성주기자 s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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