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축제 결산
소리축제 결산
  • 김효정
  • 승인 2008.10.0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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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여덟번째 행사를 마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대중성을 강화한 프로그램의 확대로 집객과 축제화에는 성공했으나 이러한 외형적인 확대를 내적 성장의 기회로 삼지 못하고 올해 행사를 마감했다.

특히 전반적인 홍보 부족 현상은 올해에도 계속 됐으며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소리축제만의 대표 프로그램의 부재도 축제가 풀어가야 할 숙제로 남았다.

‘소리, 오락’이란 주제로 9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4일 폐막 공연과 함께 모든 일정을 마감한 2008전주세계소리축제는 공식행사와 국내공연, 해외공연 등 3개 부문에서 58개 프로그램이 무대에 올랐으며 전 세계 14개국 270여개팀이 참가해 소리의 향연을 펼쳤다.

올해 예산은 총 24억여원으로 축제 현장을 찾은 총 방문객은 22만6천400여명이 다녀 간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46%가 증가한 수치. 또 티켓 수익도 실내 공연에 의존하지 않고 특별 편성된 프로그램들을 통해 변수를 두면서 1억원 정도의 수익을 창출해 지난해 8천500만원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유료관객은 1만2천여명에 그쳐 공연예술축제에 걸맞는 티켓 시스템과 프로그램 발굴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대중성 강화한 축제화의 성공

올해는 대중성을 강화해 축제의 현장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자는 전략이 적중하면서 소리축제 역대 최고의 방문객을 맞았다. 약 22만6천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방문객들이 소리 축제를 찾은 것.

우선 야외공연의 무료 공연이 대폭 늘어나면서 현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체험행사와 먹을거리 등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집객에 성공했다.

가족들과 함께 주말을 맞아 축제 현장을 찾은 전주시 인후동의 박현아(34)씨는 “그동안 전주에 살면서도 소리 축제를 와본적이 없는데 올해 처음 참여해 봤다”면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체험 행사들과 다양한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어 축제 분위기가 난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리전당 곳곳에 마련된 6개의 야외 공연장에서 수시로 열렸던 쌈지 공연들과 전시 및 체험행사들이 방문객들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일정 부문 축제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 운영 미숙과 전략적 홍보의 부재

야외무료공연등의 확대로 집객에는 성공적이었으나 소리축제가 해마다 고질적으로 안고가는 문제점 중 하나인 홍보 부족 현상은 올해도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난 프로그램 일정에 맞추다 보니 전체적으로 진행이 늦어지면서 축제 개막 당일 날 프로그램 안내집이 나온데다가 각 공연별 홍보 및 축제 현장에서의 안내등이 원할히 이뤄지지 않은 것. 도내 뿐만 아니라 수도권 지역의 홍보도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전국 단위의 축제가 아닌 안방 축제라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패키지 티켓의 경우도 사용법에 대한 숙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패키지 티켓 활용률이 매우 저조해 유명무실했다는 평가다. 또 지난해 부터 마련한 ‘르노 삼성상’의 경우에도 일정한 심사 기준에 대한 공지가 미리 이뤄지지 않아 보다 철저한 준비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조직위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안영수 감독은 “체계적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고 축제에 대한 충분한 정보전달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인정한다”며 “홍보 뿐만 아니라 대중성을 강화하다보니 정체성 논란을 불러 올 수 있는 공연들도 있었던 만큼 올해 미진한 부분들은 적극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정체성 살릴 수 있는 자체 기획력 미흡.

판소리를 중심에 둔 소리축제는 올해 ‘천하명창전’을 비롯한 ‘작고명창 열전’, ‘유파별 산조 - 대금’, ‘판소리 명창명가’등 다양한 국악관련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대학 창극과 판소리 다섯 바탕 등을 야외 무대로 옮겨와 대중들의 접근성을 높이면서 우리 국악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올해 공모를 통해 선정한 ‘젊은 가락, 젊은 시선’은 젊은 국악인들의 새로운 시도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리 축제를 대표할만한 기획력 있는 프로그램의 부재로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획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올해는 대중성을 강화한다는 목적 아래 연예인들의 공연이 대폭 확대되는가 하면 소리축제의 성격과 맞지 않는 공연과 일부 공연프로그램의 수준 미달로 축제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소리축제가 야심차게 준비한 ‘천하 명창전’의 경우 대극장인 모악당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정체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좌석 점유율은 50%에 그쳐 ‘절반의 성과’라는 자체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안숙선 조직위원장은 “현 예산이나 여러 운영적인면을 놓고 봤을 때 자체 기획물을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며 “8회를 거치는 동안쌓인 축제 인프라를 통해 유망 프로그램을 발굴, 확대하거나 실력 있는 젊은 국악인들의 무대에 힘을 실어주면서 점진적으로 투자해 나간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 견고한 조직 구조를 통한 축제의 안정화 필수.

올해 소리축제는 준비 단계부터 불안한 조직 구조로 출발하면서 개막 전부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공연부와 홍보부로 직제 개편을 하고 업부 분장을 나눈 것은 긍정적이었으나 그동안 실무 경험이 있던 직원들이 사직하고 새로운 인력들로 채워지면서 업무에 대한 숙지가 이뤄지지 않아 조직간 소통이 원할히 이뤄지지 않은 것.

또 축제를 끌고 가는 실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총감독직의 경우 공정한 절차에 의한 검증없이 당시 부감독이었던 현 안영수 감독의 총감독 직무대행 체제로 바뀌면서 조직의 신뢰에도 금이갔다. 이에 따라 소리축제 인력에 대한 검증과 구성원들의 근무여건 및 처우 개선 등을 통한 조직의 안정화도 축제의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몫으로 남았다.

김효정기자 cherry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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