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의 대답은 이렇다. 그가 제일 무서워 하는 사람은 아버지다. 그런데 그가 거짓말을 해서 아버지를 노하게 만들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버릇을 고쳐주겠다고 아들을 회초리로 마구 때렸다.그럴 때마다 아이는 할머니의 구원을 얻기위해 엄살을 부렸다. 이를 보다못한 할머니가 회초리를 빼앗아 꺾어 버리고 아들을 나무라는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되자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아들의 버릇을 망쳐놓는다고 어머니에게 항의한다.뿐만 아니라 아버지는 자기의 권위마저 실추시키고 있다고 어머니를 제지 한다. 그러나 할머니는 아들의 불손한 태도에 화가나서 두말하지 않고 자기방으로 들어가 두문불출하고 만다. 그날부터 어머니는 아들의 문안은 물론 식사까지 거절하며 일체의 대화나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들이 어머니의 심기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어머니 방에 들어가 자기의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했지만 막무가네였다. 결국 아들은 회초리 다발을 가지고 어머니에게 자기 종아리를 때려줄것을 애원한다. 이 때 손자는 아버지가 할머니의 회초리를 맞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문틈으로 보고 할머니의 위력을 알게 된 것이다. 하나의 연속극 같은 이야기지만 우리사회의 진정한 가족관계였다.
사회복지법인 전북노인보호 기관에 따르면 학대받는 노인이 매년 늘고 있다고 한다. 올 9월말 현재 2 59건에 이르고 있고 연말까지엔 400건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이러한 학대받는 노인 대부분이 아들과 딸로부터 폭행이나 폭언을 당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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