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기관지염
모세기관지염
  • 김은숙
  • 승인 2008.09.24 16: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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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증상과 유사 기침 오래하면 의심해야
전주시 호성동에 사는 김미숙(35)씨는 요즘 11개월된 딸아이가 기침과 콧물 등에 시달리고 있어 마음 고생이 크다. 처음엔 기침만 조금 하더니 갈수록 증세가 악화돼 심한 기침과 고열, 콧물 등이 심해지면서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마음이 시리도록 아프다는 김씨다.

딸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간 김씨는 의사로부터 ‘모세기관지염’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 밤낮 일교차가 커지면서 병원마다 감기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면역성이 약한 소아감기환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단순감기로 알고 방치해 모세기관지염 등으로 악화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전주 이강호 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요즘같이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가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감기보다는 기침이 오래가면서 심해지는 경우가 있고, 돌 이전의 어린아이에게서 기침이 심해지는 경우에 단순 감기가 아니라 모세기관지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모세기관지염을 가벼운 감기로 알고 방치하면 중이염과 폐렴 등 합병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함께 곧바로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 및 원인

우리가 숨을 쉬게 되면 공기는 코,입→목→기관→기관지→세기관지→폐로 들어가게 된다. 세(細)기관지란 기관지의 가장 끝 부분을 말하는 것으로, 모세기관지염은 이런 세 기관지의 염증을 말한다. 세기관지염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세(細) 기관지가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면 세 기관지의 염증반응으로 인해 기도의 부종 및 점액성 분비물들이 생겨난다. 이 분비물들로 인해 세 기관지의 폐색과 다양한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 원장은 “급성 모세기관지염은 영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부 호흡기 질환”이라며 “기관지의 구조적인 약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2세 미만의 아이들, 특히 생후 6개월경의 영아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고, 더 어린 영아에서 발병시에는 상당히 심각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세기관지염의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많다. RSV 바이러스가 5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파라인플루엔자, 아데노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즈마 등도 원인이 된다.



▲증상

대부분의 영아에서는 증상이 시작되기 전에 호흡기 증상이 있는 큰 아이나 어른과 접촉한 경험이 있다. 모세기관지염은 맑은 콧물이나 재채기를 동반하는 가벼운 감기와 유사하게 시작되며, 수일간에 걸쳐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발작적인 천명성(쌕쌕거림) 기침을 하며 아이가 심하게 보채고, 호흡이 빨라지며, 수유하기도 힘들어 진다. 대부분 고열은 동반하지 않지만, 염증의 진행 상태에 따라서 고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기침이 시작된 후 3∼4일간은 심해지다가 그 시기가 지나면 기침이 서서히 줄어든다. 전체적인 경과는 1∼2주일 정도 지속되며, 흔한 합병증으로는 중이염과 폐렴이 동반되므로 주의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한편, 모세기관지염은 기관지 천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영아기에는 둘 사이의 구분이 쉽지 않으나, 가족 중에 기관지 천식환자가 있는 경우, 세기관지염이 자주 재발하는 경우, 선행 감염이 없는 갑작스런 발병 등이 있는 경우에는 단순 세기관지염이 아니라 기관지 천식에 의한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이 원장은 “모세기관지염이 대부분의 영아에서는 치명적이지 않다”며 “하지만 호흡기 구조가 미숙한 백일 이전의 영아나, 기도의 선천성 기형이 있는 경우, 선천성 심장질환, 면역결핍증, 기관지폐 이형성증 등 만성 호흡기 질환을 가지고 있는 영아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어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치료

대부분의 바이러스 질환이 그렇듯 특별한 치료 방법은 없다. 증상을 완화해주는 대증요법이 치료의 핵심이다.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며, 평소보다 호흡이 빨라져 호흡에 의해 증발하는 수분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충분한 수분섭취는 끈끈한 가래를 묽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가래 배출에 도움이 된다. 빠른 호흡 때문에 음식물을 잘 먹지 못할 수도 있는데 너무 무리해서 먹이다 보면 질식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기도의 점막이 건조해 질 수 있으므로 적정한 습도를 유지해주어야 한다. 습도 유지를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는데, 이때 가습기를 깨끗이 청소한 후에 사용해야 한다.

이 원장은 “모세기관지염 치료와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집안의 공기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라며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면 절대 안 되고 곰팡이나 먼지를 제거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특히“가래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손바닥을 오목하게 한 후 아이의 등 쪽과 가슴 쪽을 가볍게 두드려 흉곽에 자극을 주면 된다”며 “그러나 아이가 숨쉬기 힘들어 하거나, 평소보다 눈에 띄게 잘 먹지 못하고, 쳐져 보이면 입원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전주 이강호 소아청소년과 원장

김은숙기자 myiope@


모세기관지염 예방법

▶감기걸린 가족 등과의 접촉은 금물= 대부분의 영아에서는 증상이 시작되기 전에 호흡기 증상이 있는 큰 아이나 어른과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그럴 경우 아기 곁에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 열은 없지만 아이가 안색이 좋지 않고, 축 쳐져있거나 숨을 거칠게 쉬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올바른 가습기 사용=습도 유지를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는데 사용 전에는 반드시 가습기를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습도 조절시 가습기 내의 물통을 청결히 해야 세균감염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가습기에 끓인 물 또는 증류수를 사용하면 좋다.

▶감염성 높아 각별히 주의=모세기관지염은 전염성이 굉장히 높아 이웃 등 주변 아이들이 걸릴 경우 금방 전염된다. 큰 아이에게는 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큰 아이일 경우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어린 아이의 경우 외출 후 반드시 손발을 깨끗이 씻어 예방해야 한다.

▶집안 청결 필수=모세기관지염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집안의 공기를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자주 집안을 청소해 먼지나 공팡이 등을 제거해야 한다. 특히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면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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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수 2009-04-03 15: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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