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양극화 문제 해소되어야
교육양극화 문제 해소되어야
  • 김은희
  • 승인 2008.09.18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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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획일적 관치교육, 폐쇄적 입시교육에서 벗어나,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이고 교육현장에 자율과 창의, 그리고 경쟁의 숨결을 불어 넣겠다고 했다. 말만 들으면 참으로 좋은 이야기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의 교육수준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야기 할 만큼의 수준인지 의문이 든다. 지금 우리의 교육현실은 세계적인 기준을 논하기에는 지역간 교육양극화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와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교육선진화는 요원한 일이다.

농어촌지역의 경우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이농과 더불어 자녀의 교육문제로 인하여 도시로 떠나는 젊은 학부형을 자주 볼 수 있다. 학생수 감소로 연결되어 농산어촌 학교의 통·폐합과 교원의 농촌학교 근무 기피로 인하여 농어촌 지역의 교육여건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농·어촌학교가 소규모 학교로 전락하여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과 수업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6학급 미만의 소규모 학교는 규모가 작아 초등학교는 복식수업이 불가피하고, 중등학교는 국민공통기본교과의 모든 교과마다 교사가 배치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우리 농어촌지역의 교육 현실이 이러할진대 ‘교육선진화’라는 말은 어쩌면 너무 사치스러운 말일 수 있다.

도시지역의 경우 학교교육과 비정상적인 사교육열풍이 불고 있으나, 공교육에만 의존하고 있는 농·어촌지역의 경우 공교육조차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여 농어촌과 도시간의 학력격차를 벌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입시철이 되면 자주 언론지상에 등장하는 것이 지역별 또는 학교별 소위 말하는 일류대학 합격률이다. 과거에는 지방의 중소도시나 농어촌지역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서울대등에 진학 하였으나 요즘은 사정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서울 강남과 목동 학생들의 서울대 합격률이 급상승 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과연 어떠한 학부모가 농촌에 남아 자식을 교육시킬 것인가!

바로 어제 교육과학기술부가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한 국제중학교에 대한 설립을 인가하였다는 발표가 있었다. 많은 논란을 낳았던 문제인 만큼 대통령의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물론 교육선진화와 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일면 타당할 수 있으나, 과연 찬반이 나뉘는 정책에 대하여 무리하게 추진할 만큼 시급한 문제인지 의문이 든다. 아마도 우리나라는 앞으로 국제중학교 입학을 위한 입시경쟁에 홍역을 치룰 것이 뻔하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공교육 만족도가 5점 만점 중 3.11, 사교육만족도가 3.74라고 한다. 우리의 공교육이 사교육보다도 만족도가 낮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4.15학교자율화조치, 국제중학교 설립 등 각종 교육정책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정책 어디에도 교육양극화해소와 농어촌 교육정상화 해결을 위한 정책적 대안은 어디에서도 살펴볼 수 없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지금 우리 교육정책의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는 농어촌의 교육여건 개선과 양극화 문제 해결이라 본다.

우리가 경쟁을 이야기 할때 항상 따라 붙는 것이 기회의 균등이다. 적어도 공교육에 있어서는 농촌이든 도시든 동일한 여건과 수업의 질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 우리 나라의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 농촌에서도 본인이 열심히 한다면 좋은 학업성취도를 낼 수 있고, 더 낳은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 필자는 가끔 지역구에서 초등학생들이 국회를 방문 할 때면, 농촌에서 살고 교육받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고 이야기 하곤 한다. 이 말이 거짓말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춘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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