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서울대 합격자 국감자료 유감
<기자의 시각> 서울대 합격자 국감자료 유감
  • 우기홍
  • 승인 2008.09.17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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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아침, 조그만 시골인 순창읍에 위치한 순창고등학교가 흥분했다. 심하게 표현하면 호떡집에 불난 격이었다.

이 학교가 흥분한 발단은 서울대 합격자 출신 고교별 통계다. 이날 일부 언론에 서울대가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에게 제출한 ‘2008학년도 서울대학교 합격자 출신 고교별 통계‘가 보도됐다. 그러나 순창고는 올해 서울대 입시에서 2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으나 학교명단 보도에서 빠진 것이다.

더욱이 발전적 경쟁상대인 같은 지역의 특정 고교는 1명을 합격시켰으나 명단에 나왔으니 서운함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우수 신입생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는 사학이기 때문에 진상파악을 위해 도교육청에 학교 관계자를 급파하는 등 하루종일 파문이 컸다. 물론 서울대 측에도 관련내용을 문의하기도 했다.

파문의 진상은 이랬다. 조 의원 측에서 나온 올해 서울대 합격자 출신 고교별 통계는 정시와 지역균형할당제로 모집한 합격자 자료로 알려졌다. 즉, 정원외 모집인 농어촌전형을 통한 합격자는 제외된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대 합격생을 2년 연속 배출한 순창고가 명단에서 빠졌다. 도내에서는 순창고를 비롯한 무주지역 특정 고교도 서울대 법대에 역시 합격생을 배출했으나 제외됐다. 결국, 조 의원 측의 국감자료를 인용한 전국의 언론 중 일부는 농어촌전형 합격자를 제외한 인원수를 가지고 보도 및 분석을 한 셈이 됐다.

물론 서울대 합격자 수가 학생들과 학교의 학력신장 척도는 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서울대 합격자 보도가 학교 간 경쟁을 부추기고 위화감 조성 및 학력 만능주의를 조성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도 서울대에 합격생을 배출하면 출신학교는 물론 그 지역의 경사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시골로 가면 갈수록 더욱 그렇다. 순창도 예외는 아니다. 합격자 발표가 되면 축하 현수막이 걸리고 각계에서 장학금이 답지하는 등 축제분위기가 이어진다. 신입생 모집에 큰 힘이 된다. 이런 현실적인 이유만으로도 서울대를 비롯한 속칭 명문대는 국감자료 제출에 신중을 기하고 이 자료를 활용하는 국회의원도 철저한 확인절차가 필요하다고 본다.

순창=우기홍기자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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