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100세 인생> 추석연휴 건강관리
<건강100세 인생> 추석연휴 건강관리
  • 김은숙
  • 승인 2008.09.10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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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100세 인생> 추석연휴 건강관리

도움말-전주병원 가정의학과 김혜영 과장

전주시 효자동에 사는 주부 김모(32)씨에게 명절은 고되고 힘든 날일 뿐이다. 맏며느리인 그녀는 명절 이틀 전부터 시댁에 가서 음식장만에 손님 맞을 방 청소에 눈코뜰새 없어진다. 명절 연휴 동안이야 일하느라 정신이 없는 탓에 몸의 통증을 느끼지 못하지만, 연휴가 끝나면 허리에 어깨통증에 며칠간은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녀야 한다. 김씨처럼 명절 때만 되면 대부분 주부들은 짧은 시간에 몰아치는 강도높은 가사노동으로 인해 적잖은 후유증을 겪는다. 비단 주부뿐만 아니다, 남편은 장시간 운전에 과음 등에, 아이들은 과식 등으로 인한 탈이 나기 십상이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더없이 즐거운 추석명절이지만, 자칫 건강관리에 소홀하면 큰 코 다치기 싶다. 본지는 추석을 맞아 추석연휴 올바른 건강관리법에 대해 전주병원 가정의학과 김혜영 과장의 도움을 받아 알아보도록 한다.

▲운전·음식장만 자세 중요

올 해는 추석연휴는 사흘밖에 되지 않아 유난히 짧다. 그래선지 고향을 찾아 오시는 분들에게는 장거리 운전과 분주한 마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다른 추석때보다 훨씬 심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우선 장시간 운전을 하는 경우 허리나 관절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운전 중, 환기와 스트레칭은 필수다. 김혜영 과장은 “운전 중 자세는 등받이를 110도 정도로 유지하는 게 좋다”며 “엉덩이를 바짝 뒤에 붙인 채 앉아야 요통과 어깨 통증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 시간 간격으로 차내를 환기시키고, 휴게소나 쉴 곳에 차를 세우고 스트레칭 등을 통해 빳빳하고 굳어진 몸을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는 게 김 과장의 조언이다.

추석연휴를 가장 힘들어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주부들이다. 상당수 주부들은 추석연휴 내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집 안팎을 청소해야 하고, 제삿상과 손님상 등에 올릴 음식을 장만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래서 주부들에게 추석은 일년 중 가장 강도가 높고 많은 양의 가사 노동을 해야 하는 날이다. 더군다나 올해는 짧은 기간 동안 명절음식 장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여느 해보다 명절증후군 등 각종 질병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김혜영 과장은 “음식 만들 때 허리는 펴고, 가급적 의자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며 “쪼그리거나 무릎 꿇고 앉아서 장시간 부침개, 전을 부치다 보면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기 쉽다”고 조언했다. 김 과장은 또 “가급적 의자에 앉아 일해야 하며, 꼭 바닥에 앉아야 한다면 양반다리에 허리를 곧게 펴서 척추에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며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말고 귀찮더라고 20∼30분마다 일어나 몸을 움직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기불안’ 주의보

명절은 오랜만에 가족들과 친지들을 만나는 특별한 날이다.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평소 접촉이 드물던 친지들을 만나야 한다. 그렇다보면 불편한 친지와 만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가족간 갈등도 발생할 수 있다. 장시간 운전이나 과음 등으로 인한 육체적 스트레스에 평소 껄끄러운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정서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겪게 되는 각종 증상을 일컬어 ‘명절증후군’이라고 한다. 사실 명절증후군은 병이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당사자가 적잖은 고통과 스트레스로 고통받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와 예방을 해야 한다.

명절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은 소화기계와 정서적 증상으로 나뉠 수 있다. 김 과장은 “소화기계 증상으로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식욕저하, 구역감 등이 나타난다”며 “여기에 두통과 어지러움 등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여기에 요통과 견관절 통증 등 만성 통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기존 통증이 악화되기도 한다.

정신적 증상으로는 불안, 두근거림, 답답함, 불면, 초조, 걱정, 무기력감 등을 들 수 있다. 김 과장은 “특히 평소에 시댁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던 20∼30대 젊은 주부들은 명절 전부터 불안해하는 ‘예기불안’ 증상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예기불안과 관련 김 과장은 “짧은 기간 동안 과도한 가사노동에 집중적으로 시달리게 되는 여성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며 “가족 간에 표출되지 않은 갈등이 있었던 경우 남녀 구분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절스트레스도 전문의 치료

김제가 시댁인 이모(35·전주시 중화산동)씨는 명절 동안 닥쳐올 많은 일들 때문에 한 2주전부터 걱정이 앞선다. 집 청소와 음식장만도 그렇지만, 다소 어려운 시댁식구들을 만나는 심리적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처럼 대부분 시댁에 찾아가야 하는 30~40대 주부들은 명절이 찾아오기도 전에 미리 걱정과 염려로 인해 두통에다가 심리적 걱정에 몸이 안 좋아지기도 한다. 김 과장은 “일에 대한 부담감 등이 두통, 불면, 소화불량, 관절통 등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과장은 “주부들은 심호흡을 자주하고, 휴식을 통해 마음을 편히 가져야 한다”며 “주부 스스로 명절 연휴기간 중 틈틈이 휴식을 취해서 피로를 줄여야 된다”고 조언했다. 일을 할 때도 주위 사람들과 흥미 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리적인 부담감이나 압박감이 쌓이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오랜만에 찾아온 가족들과의 즐거운 만남이 끝나고 남겨진 노년층이 겪는 허전함과 우울감도 적지 않다.

김 과장은 “명절스트레스는 일과적으로 경험한 후 지나가는 게 대부분이다”며 “하지만 명절이 끝나고도 부적절한 분노반응과 불면증, 식욕부진, 우울감과 무기력감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숙기자 myiope@

사진은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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