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든 성배'된 日야구대표 사령탑
'독이 든 성배'된 日야구대표 사령탑
  • 관리자
  • 승인 2008.09.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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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독이 든 성배'(聖杯)가 탄생한 걸까. 한국야구에 연패를 당하며 베이징올림픽 노메달 수모를 안은 일본야구 대표팀 사령탑 얘기다.

내년 3월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령탑 1순위였던 호시노 센이치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고사 의사를 밝히면서 일본 야구계가 술렁이고 있다. 일본 야구스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는 "호시노 감독이라면 WBC에 나오지 않겠다"고까지 말했다.

더군다나 호시노 감독은 올림픽 참패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명예의 상징이던 일본야구 대표팀 감독이 부담감으로 '좌불안석'이 된 듯한 양상이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10일자에서 "호시노 감독이 전날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WBC 감독에 대해 확답을 피했다"고 전했다. 호시노 감독은 여기에서 "(올림픽에서) 모두의 기대를 저버린 사람이 (WBC감독을) 하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서 "(감독직 수락을) 요청해오지 않았는데 가상으로는 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밝힌 것과 상통한다. 호시노 감독은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WBC 감독 제의가 와도 수락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다. 이와 함께 그는 "설사 맡는다 해도 비난여론을 살펴보면 결코 분위기가 살지 않을 것"라고 덧붙였다.

호시노 감독은 TV프로그램에서도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는 "(8일 글을 올린) 내 홈페이지를 보고 미디어가 어떻게 느꼈는가"라면서 "나를 비난하면 (기사나 신문이) 팔리는 것 같다. 일본은 집단 괴롭힘 국가가 되어 있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이어 "기대를 저버린 데 대한 배신은 당연하지만 그걸 참는 것도 야구일까, 얻어맞고도 참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다른 후보들도 은근히 피하는 양상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명장인 노무라 가쓰야 라쿠텐 감독은 내년 WBC사령탑으로 오 사다하루(왕정치) 소프트뱅크 감독을 추천했다. "지난 2006년 WBC 우승 경험도 있고 인격적으로 왕 감독뿐"이라는 이유다.

이러면서 노무라 감독은 슬쩍 WBC사령탑에서 비켜섰다. 소속팀이 퍼시픽리그 최하위임에도 내년 시즌 감독직을 사실상 예약한 상황이라지만 잘 해도 본전인 대표팀 감독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오 사다하루 감독이 WBC 사령탑을 수락할지도 미지수다. 2006년 3월 WBC 우승을 거뒀지만 7월 암으로 위를 거의 들어내는 대수술을 받았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외인으로 가능성은 낮지만 메이저리그 출신 바비 발렌타인 지바 롯데 감독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일본프로야구기구(NPB)는 일단 '백지상태임'을 강조해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가토 료조 NPB 커미셔너는 9일 WBC 감독에 대해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호시노 감독의 홈페이지 의견에 대해서도 "블로그는 어떤 근거가 될 수 없다"면서 "실행위원회에서 의견 수렴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최강이라고 자부하던 일본야구. 그러나 숙적 한국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영광을 만끽하는 사이 일본야구는 사령탑 문제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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