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먹고 살자
감동을 먹고 살자
  • 김복현
  • 승인 2008.09.0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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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은 가슴이 벅차오르는 진한 감동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던 화려하고 웅장했던 베이징 올림픽 , 환호와 탄식, 열광과 아쉬움이 교차되었던 그리고 우정과 환희가 넘치는 대장정이었다. 중국이 세계에 발전 모습과 한없는 잠재력을 과시하면서 지상 최대 최고의 축제로 손색이 없음을 보여 주었다. 이 거대한 잔치를 통하여 우리는 만나서 휴식하면서 즐거움을 나누었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 잔치가 끝나면서 그렇게도 뜨거웠던 폭염도 거짓말처럼 떠나버리고 이제는 가을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 왔다.

계절이 바뀐다는 것은 바로 생체 리듬과 의식변화를 위한 자극이다. 그렇지 않아도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요, 생각마다 삶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들판은 하루가 다르게 색깔이 황금물결로 변해가고 길가에 피어난 코스모스도 우리를 환하게 반기고 있다. 우리는 지난여름 매우 큰 감동을 받으면서 삶의 보람을 새삼 느꼈다.

아직도 우리의 머리에서 빨리 떠나지 않는 명품 장면 때문에 다가오는 가을에 더욱 많은 생각을 새기게 하는 것 같다. 야구에서 세계 최강 미국, 일본, 쿠바를 격파했을 때의 기쁨은 광복을 맞이한 우리민족의 큰 기쁨보다 더 진했고, 지구상에서 최고의 여성 역사(力士) 탄생의 순간에서 여성의 위력을 느끼게 했고, 지옥훈련을 마다하지 않고 이겨내면서 구슬땀을 흘렸던 우생순의 아름다운 모습에서 대한민국 어머니의 자긍심을 느끼게 했었다. 그리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박태환은 참 잘해 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감동을 먹고 사는 민족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이 벅찬 감동을 이어받아 나라의 큰 발전이 깃들기를 국민들 모두가 바라고 있음에는 그 누구도 부인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뒤돌아보면 더 뜨거운 감동의 순간도 있었다. 1936년 히틀러 통치 시절 독일 ,베를린에서 올림픽이 열렸고 그때 마라톤에서 일본인 두 사람이 1위와 3위를 하고 2위는 독일인이 차지한다. 당연히 우승을 했으니 승리자의 표정은 밝아야 했으나 슬픈 표정이었다. 이 두 청년은 한국의 손기정과 남승룡 이었다. 나라 잃은 우리는 태극기조차도 가슴에 달 수 없었지만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당당하게 개최하게 되는 역사를 기록했다.

서울 올림픽 때 성화를 든 노인, 손기정 옹은 마치 어린아이의 밝은 모습처럼 즐거워했다. 이 모습을 바라본 당시의 시청자들은 뜨거운 감동을 받았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이 감동을 계기삼아 우리는 잘사는 나라 만들어 보려고 국민 모두가 열심히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지금은 세계에서 경제규모가 12위의 국가로 성장했다. 감동의 역사는 그냥 우리에게 오는 것이 아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듯이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하게 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인들처럼 창을 잘 사용하는 민족도 아니고, 일본인들처럼 칼을 좋아하는 민족도 아니었다. 오직 활을 잘 사용해왔던 민족으로 그 피를 이어받아 양궁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여기에는 뜨거운 여름 내내 피땀 흘려 명품을 만들어보자는 일념으로 정진 했기에 그 결과로 국민에게 감동이라는 긍지를 심어주게 된 것이다.

감동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는 활력소요, 영양소이다. 중국의 13억 인구를 이끌어가는 원자바오 총리가 생각난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5월 쓰촨성 대지진 때 오랫동안 입었던 점버를 입고 사고현장에서 죽어가는 국민을 위로했고, 여진으로 땅이 흔들리는 데도 피해야 된다는 주변사람들의 권고에도 피하기는커녕 부상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안내하는 일을 했다고 한다. 감동을 받은 중국인들은 오늘도 원자바오를 믿고 따른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은근히 기대해 본다. 같은 시간에 체육관에서는 명품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태극전사들이 있는가 하면 길거리에서는 일부 정치인들과 일부시민들이 악몽의 순간을 만들기도 했다. 어쩌면 세상살이가 이렇게 다 양면성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는 사이에 다가온 가을이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면서 사색도 하고 여행도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지금은 하늘만 바라보아도, 따가운 햇살을 이겨내며 바람 부는 들판으로 나가기만 해도, 가을을 만나는 느낌을 받고 있다. 그런데 금년 가을은 어쩐지 바쁘고 어려울 것 같다. 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가 우리의 눈앞에 다가왔건만 어려운 경제 환경이 마음 한구석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가을 여행도 멈칫거려 진다. 여행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의 방편이기에 한번쯤 소풍을 가듯이 가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주위 환경이 반겨주지 않고 있다. 마냥 감동만을 생각하면서 감동을 만들어내는 국민으로 거듭 나기를 고대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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