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VDT증후군
소아VDT증후군
  • 김은숙
  • 승인 2008.08.2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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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시간이상 게임하는 아이 중독 의심
일곱 살 아들을 둔 주부 김모(37·전주)씨는 요즘 큰 고민에 빠졌다.

요즘 게임에 빠져 틈만 나면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는 아들 때문이다. 몇 번이고 주의를 줬지만 외출하거나 잠시 자리를 비우기 무섭게 아들은 컴퓨터 게임에 빠지곤 한다. 그러다 보니 아들은 눈 충혈과 두통 등을 자주 호소하고 있다.

처음엔 컴퓨터를 너무 많이 한 탓으로 가볍게 여겼던 김씨는 최근 병원에서 ‘VDT증후군(컴퓨터작업병)’이 우려된다는 말을 듣고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김씨의 아들처럼 최근 소아·청소년들 사이에서 게임이나 채팅 등 컴퓨터 이용시간이 많아지면서 VDT증후군이 급증하고 있다.

한상주 원장은 “VDT증후군은 주로 컴퓨터에 앞에서 오래 앉아 작업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에게서 많이 발생했지만, 최근 성장기의 소아청소년 환자가 늘고 있다”며 “VDT증후군의 증상은 눈, 근골격계, 신경계, 소화기, 순환기, 호흡기, 면역계, 생식기능 장애, 탈모, 암 유발 등 무척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고, 특히 성장기의 소아청소년에게는 더욱 심각한 질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정의

VDT(Video Display Terminal)증후군은 컴퓨터 단말기의 장시간 사용에 의해 초래되는 신체의 여러 가지 장애를 일컫는 말로 컴퓨터 작업병 또는 컴퓨터 모니터 증후군으로 불린다.

이 질환은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면서 컴퓨터 앞에 오랫동안 앉아 작업을 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현대사회 특유의 질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이 증후군은 소아와 청소년들에게서도 컴퓨터 게임, 인터넷, 채팅 등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원인 및 증상

VDT증후군에 걸리는 첫 번째 원인은 장시간 모니터를 주시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 너무 가까운 물체에 눈이 고정되고, 모니터에서 나오는 자외선, 작은 줄의 움직임, 불빛의 반짝거림 등이 눈에 자극을 주면서 눈이 침침해지고, 충혈된다. 또 안구가 건조해지고, 시력이 떨어진다. 특히 이 증후군은 만성적인 두통과 피로의 원인이 된다. 한 원장은 “심한 경우 두뇌에 영향을 미쳐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며 “일반 고정된 화면의 작업보다도 특히 게임처럼 화면이 빠르게 움직이고 반짝거림이 심한 경우 그 장애는 더욱 심하다”고 경고했다.

두 번째로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앉아서 하는 작업이다. 바르지 못한 고정된 자세로 오랜 시간 앉아 있으므로 인해 허리, 어깨, 목의 통증, 척추의 영구변형(측만, 전만, 회전변형, 등), 척추 디스크가 유발된다. 키보드와 마우스의 반복적인 조작으로 손목과 어깨의 관절 및 근육의 피로, 관절염도 발생한다. 또 활동량의 감소로 소화기능의 저하, 심폐기능 저하, 만성피로를 유발한다. 한 원장은 “특히 한창 밖에서 뛰어 놀아야 할 소아에서 인스턴트식품을 섭취하면서 오랜 시간 앉아 있는 경우 소아비만과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원인은 컴퓨터에서 나오는 유해전자파의 노출이다. 전자파는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모두에서 나오며, 체내세포에 손상을 주어 면역기능, 심장기능, 생식기능에 영향을 주고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컴퓨터 작업을 하는 여성에게서 불임의 위험이 크고, 임산부에게는 유산, 사산, 기형아의 위험이 있다. 무엇보다 세포분열이 활발한 소아에서는 백혈병과 뇌종양의 발병이 증가한다는 논문도 있다.

또 컴퓨터를 사용하는 공간의 환경도 그 원인 중 하나. 실내의 공기오염, 온도와 습도, 조명 채광상태의 영향을 받는다. 지하실이나 담배연기 등 탁한 공기의 밀폐된 환경에서의 작업은 만성두통, 만성 피로를 유발하고 호흡기질환을 일으킨다.

한 원장은 “특히 알레르기성 질환을 가진 소아에서는 천식의 원인이 된다. 또한, 어두운 환경에서의 작업은 눈의 피로와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고 진단했다.



▲예방법

최근 대부분의 작업이나 정보교류가 컴퓨터를 통해 이뤄지고 있어 컴퓨터 사용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VDT증후군의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컴퓨터 사용을 줄이는 것. 또 컴퓨터 작업 시에는 쾌적한 환경의 공간에서 할 수 있도록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고, 적당한 온도 습도 조명상태를 유지해 줘야 한다.

허리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편안한 의자에 등을 대고 앉아 허리를 반듯하게 하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10∼20도 정도 아래 위치하게 한다. 모니터에서 50∼60cm 떨어져서 작업대에 손을 올리고, 팔 뒤꿈치 높이가 키보드 높이와 수평이 되게 해야 한다. 무릎각도는 90도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오랜 시간 컴퓨터 사용 시에는 50분 작업 후 10분 이상의 휴식을 취하고, 쉴 때는 일어서서 컴퓨터에서 되도록 멀리 떨어져 스트레칭을 해서 목과 허리, 어깨와 손목의 근육과 관절의 피로를 풀어주고 먼 곳을 바라보며 눈의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충분한 운동과 수면을 취하고 비타민과 수분공급 등 영양공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 원장은 “소아 청소년기는 모든 장기가 완전히 발육되지 않은 시기라 VDT증후군에 의한 신체 장애는 성인에 비해 훨씬 심하게 나타나고, 성장 후에도 그 후유증이 남을 수밖에 없다”며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꾸준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교육으로 VDT증후군으로부터 자녀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스> ‘소아청소년 VDT 증후군’ 예방 10계

1. 자녀가 사용하는 컴퓨터화면을 낮추고 실내습도를 높여야 한다.

2. 단말기를 눈높이의 10~20도 아래에 배치한다.

3. 보안경을 설치하고 반사방지형 화면을 사용한다.

4. 1시간에 최소한 15분 정도 휴식을 취한다.

5. 정기적인 안과 검사 등을 받는다.

6. 작업시 키보드 높이와 팔뒤꿈치 높이가 수평을 이루도록 한다.

7. 작업대 위에 손을 얹은 상태에서 일하고, 화면과의 거리는 50㎝ 이상을 유지한다.

8. 무릎의 각도 등은 90도 이상 유지한다.

9. 의자와 대퇴부 무릎측 하단과의 사이에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공간을 확보한다.

10. 화면표시는 Positive type(밝은 화면에 어두운 글씨)로 한다.

김은숙기자 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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