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 교육감, 할일은 많다
직선 교육감, 할일은 많다
  • 소인섭
  • 승인 2008.08.2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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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새 간선 교육감에서 직선 교육감으로 자리를 바꿔 앉은 최규호 교육감의 행보가 큰 관심거리다.

지난 18일 취임식과 함께 채 흥분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교육위원과 가족·지역교육장·본청 실과장들과 차례로 기념촬영을 마친 최 교육감은 간선 교육감과 다르지 않은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후 김양근 홍보관에게 임명장을 준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모습을 찾기 어려운 일과이다.

주민 직접선거로 당선된 교육감의 ‘특별한 행보’를 기다렸던 사람들은 다소 실망을 했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들며 새 임기 청사진을 같이 들춰 볼 수 있고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포부를 밝히고 전폭적 지지를 확인해 볼 수도 있다. 또 캠프 현장에 들러 학생들을 격려할 수 도 있는 일이다. 무엇보다 수많은 공약을 내세운 만큼 첫날부터 예산확보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도 있다.

직원들도 평상시 모습 그대로다. 윗전으로부터 변화와 혁신의 신호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긴장할 필요가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9월인사에서 교육감의 의중이 크게 반영되지 않는 것도 어쩌면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어쨌거나 간접선거로 선출된 지난 14대 교육감시대와 직선 교육감시대의 차이를 누구나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을 만큼 달라져야 한다.

2만4천여 명의 교육가족이나 32만 명의 학생, 142만 명의 선거인 뿐 아니라 180만 명의 도민이 지켜보는 교육감이기 때문이다. ‘교육 경쟁력이 지역경쟁력’이란 말이 설득력 있게 회자하는 것을 차치해 두고라도 도민으로부터 선택을 받은 만큼 도민생각을 읽어야 한다. 이제 중앙정치권과 자치단체장과의 ‘관계’가 더욱 중시되고 최 교육감의 ‘맨 파워’가 유감없이 발휘되는 시대이다. 매년 한 차례씩 갖는 ‘교육청 관계자-자치단체장 협력 모임’도 앞으로는 여러 차례 갖고 교육지원비를 이끌어 내야한다.

도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19일 “교육감에 무게감이 생긴 것 같다. 직선이란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 또한 커졌기 때문이다”라는 말로 최 교육감의 현재 생각을 대변했다. 그는 이어 “대중과 표를 의식만 할 수는 없지만 교육가족과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큰 귀’로 대중과 호흡해야 한다”면서 최 교육감이 간선 때와는 전혀 다른 의식을 갖고 접근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장학사는 공약사항 추진 등 겉보기와는 달리 변화는 시작됐다고 답변했다.

교육가족 중심의 좁은 세상에서 지역 경쟁력을 키우는 큰 세상으로 나온 교육감의 행보가 기대된다.

<소인섭기자 / 문화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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