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인들에게
전북 정치인들에게
  • 이한교
  • 승인 2008.08.12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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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 지방신문의 기사를 보게 되었다. 제목은 “전북과 전남은 무슨 관계인가”1년 전의 기사이긴 해도 조목조목 지적한 부분이 대부분 근거 있는 얘기였다. 가령 김대중 정부 때 전남 출신으로 농림부 장관을 지냈던 김성훈 씨는 임기 중에 새만금사업을 중단시키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라고 방송 인터뷰를 했다 한다. 그리고 그 당시 국정 감사장에서 농어촌개발공사 호남지사장을 호되게 밀어붙인 당사자들은 대부분 전남(광주)의원들이었다는 것이다. 전북인의 정서엔 전남(광주)을 협력 동반자이거나, 서로 이익을 위해선 늘 같은 목소리를 내는 이웃이며, 같은 배를 타고 가는 공존공생의 관계에 있다고 보고 있는데, 전남은 새만금 개발을 10년 앞당기겠다는 정부발표에 대해,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J 프로젝트) 사업에 차질이 생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기사 내용을 보았다. 좀 이해하기 어렵다.

전북과 전남은 무슨 관계인가. 전북의 낙후가 전남(광주)의 편중투자에도 일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혹시 새만금사업에 대하여 또 딴죽을 걸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과 서남해안 관광· 레저도시는 직선거리로 130Km에 불과하고, 개발내용도 상당부분 겹쳐진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완주 전북 도지사는 “새만금과 J 프로젝트사업의 장점을 살려 상생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고 말했다 하고, 전남지사도 “상호보안 관계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길 바란다.”라는 얘길 했다 한다. 참으로 훌륭한 덕담이다. 그러나 하나가 무산되거나 축소되어야 한다면, 지금처럼 원론적인 대응만을 말할 수 있을까 싶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이뤄야 하는 사업으로, 한 치의 양보도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린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따라서 말만 앞세우는 전북 정치인들이 되지 말고, 온몸을 던져서라도 새만금 사업을 10년 앞당길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언젠가 전남지사가 전주에 왔다 한다. 전남북협력위 구성을 제안하면서‘동계 올림픽’을 무주에 유치할 수 있도록 밀어주겠으니, 태권도 공원을 전남에 양보하라는 안을 제시 했다고 한다. 사실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하여 강원지사로부터 각서까지 받고도 유치권을 놓친 우리 전북에 대해, 전남도지사에 행위는 씁쓸한 것이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며, 정도가 지나친 처사였다. 같은 호남인끼리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어찌 대답할까 궁금하다. 그러나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두꺼운 얼굴 덕에, 호남의 중심은 광주가 되어가고, 전북은 곁가지이거나 서자가 되어버린 것이 아니겠는가.

전북은 출장소로 전락하고 말았다. 우린 고유가 시대에도 광주로 출장을 뻔질나게 오가야 한다. 지시를 받아 처리하는 하부기관에 불과 한 전북, 그 정체성은 어디에 있는가. 이것이 부당하다고 외쳐보지만, 누구 하나 귀담아듣는 사람(위정자)이 없다.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가 뛴다.”했던가 언론까지 전북을 무시하는 것일까. 며칠 전 어느 중앙지 호남 판을 보면 가관이다. 아예 전북관련 소식이 단 한 줄도 없는 날이 있고, 어느 날은 대여섯 줄 달랑 실어놓고 만다. 많다 해도 절대 전남(광주)의 기사 량을 넘지 않는다. 광주에 호남본부가 있고 전주엔 주재기자가 상주하고 있어 푸대접인가. 이러고도 언론의 공정성을 논하는 그들의 말에 화가 치민다.

전라도와 제주까지 통치했던 조선시대 전라감영이 전주에 있었다는 것을 모르는 전북인은 없다. 그래서 복원사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것으로 낙후된 전북이 되살아난다는 보장은 없다. 지금은 뛰어야 할 때이다. 자꾸만 남의 탓이라고 말하지 마라. 자기가 여의도로 가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하지 마라. 지난 10년의 정권에서, 전북정치인의 실세가 가장 많았던 정부에서도 철저하게 소외되었던 전북이 아니던가. 한번 자문해봐라, 전북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당신들의 무능함과 무관심으로 잃어버린 그 자존심을 찾아올 기회가 언제 인지, 대통령 스스로 새만금 사업을 10년 앞당기겠다고 말한 바로 지금이 아니겠는가.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반드시 이뤄야 한다. 정말 이번에도 놓치면 정말 당신(전북정치인)들은 전북을 떠나야 할 것이다. 아니, 추방을 당하게 될 것이다.

<이한교 / 한국폴리텍V김제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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