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정도의 배우 설자리 없다"
"A급 정도의 배우 설자리 없다"
  • 이병주
  • 승인 2008.08.0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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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의 계속되는 불황으로 스크린 스타들의 브라운관 유턴이 계속되면서 주연급이긴 하지만 ‘A-’급 정도에 해당하는 배우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달 30일 방송을 시작한 SBS TV ‘워킹맘’의 주인공 염정아와 봉태규는 모두 스크린에서 유턴한 배우들이다. 같은 시간 방송되는 MBC TV ‘대한민국 변호사’의 이성재나 MBC TV 월화 미니시리즈 ‘밤이면 밤마다’의 김선아도 한동안 드라마보다는 스크린에서 활약했던 스타들.

‘워킹맘’의 후속작인 ‘바람의 화원’에서는 박신양과 문근영이 주연을 맡았고, 지난해 MBC TV ‘태왕사신기’를 통해 드라마에 진출한 문소리는 30일 첫선을 보이는 MBC TV 주말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의 주인공을 맡았다.

A, A+, 특급 스크린 스타들이 드라마로 몰려오면서 예전 같으면 TV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았을 드라마 전문 탤런트들이나 A-급 배우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A-?, 출연료를 깎든지 조연을 맡든지”

방송사들은 “영화계의 침체로 스크린 스타들이 드라마 출연 의사를 많이 밝히고있다. 특급 스크린 스타들이 드라마로 넘어오면서 연기력에서는 A급이기는 하지만 스타성에서는 뒤지는 배우들이 일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한다. 주인공 자리는 안 들어오는데, 그렇다고 체면상 조연을 자청할 수도 없는 노릇인 것.

한 외주제작사 대표는 “물론 특급 배우를 기용하면 출연료가 많이 든다. 하지만해외 시장 진출이나 광고 등을 생각할 때 조금 더 주더라도 이왕이면 한류스타나 스타성 높은 배우를 캐스팅하게된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계 불황이 계속되면 제작사들이 A-급 배우들을 찾을 일이 없어질 것 같다. 그들은 출연료를 깎지도 않으면서 한류도 담보하지 못하니 캐스팅하기가 참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런 풍토로 인해 “일거리 좀 달라”며 방송사, 제작사 관계자들에게 읍소하는 배우들이 늘어났다.

◇방송사 “자체제작, 신인 캐스팅 검토”

그러나 영화계만 불황은 아니다. 방송사는 방송사대로 광고 사정이 몇 해 째 좋지 않고, 드라마계도 여기저기서 임금 미지급 사태가 심심치 않게 터져나올 정도로 자금 사정이 최악이다. “제작을 하면 할 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온 지는 오래됐고, 현재는 드라마계가 파산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고 할 정도다. 방송사에서 지급하는 제작비로는 시청자의 눈 높이에 맞는 드라마를 제작하기는 커녕 스타 출연료도 주기 힘든 상황. SBS가10월 이후 금요 드라마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 역시 제작비에 대한 압박 때문이다.

SBS 구본근 드라마국장은 최근 “현재 방송사의 광고 사정이 안 좋다. 드라마 사업 자체를 영위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요즘 방송가에서는 다시 드라마를 자체 제작하는 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외주 제작사들에게 제작을 맡기면서 방송사 자체 제작 기능은 거의 축소된 상태인데 이를 다시 원위치하자는 것.

편성만 따내면 최고라고 생각했던 외주 제작사들이 최근 들어서는 제작비를 더 올려주지 않으면 제작을 하지 못하겠다며 버티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이럴 경우, 협찬 등 외부에서 제작비 부족분을 조달할 수 없는 방송사는 특급 배우 캐스팅은 언감생심, 값싼 신인들을 캐스팅해야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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