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로-배승철
태조로-배승철
  • 김은희
  • 승인 2008.08.03 1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머피의 법칙’이 우려되는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전라북도의회 의원

제6회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이하 발효엑스포)가 오는 10월 23일부터 5일간 일정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농생명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고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까지 지정된 마당에 치러지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발효엑스포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전라북도가 ‘맛의 고장’임을 널리 홍보할 수 있고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하여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 사업의 추진을 촉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벤트가 6회째를 맞이하게 되면 조직이 자리를 잡고 정체성이 확립되는 안정기에 접어드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발효엑스포는 아직도 조직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준비기간 조차도 짧아 과연 제대로 행사를 치를 수 있을지 지켜보는 도민들을 아슬아슬하게 만들고 있다. 하여, 애정 어린 마음으로 몇 가지 점검할 문제점을 말해 보고자 한다.

발효엑스포는 전문 분야의 전시회를 지향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직이 일찍부터 구성되어 사전기획을 마무리하고 지금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하나하나를 점검해야 할 때다. 그런데 조직위원회가 지난 6월에 새롭게 구성 됐을 뿐 아니라 아직까지도 위원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딱한 처지에 놓여 있다. 물론 조직위원회에서는 일찍부터 행사 준비에 들어갔다고는 하나 조직이 몇 차례에 걸쳐 변화를 겪은 것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안심이 안 된다. 관련 분야에 경험이 있고 전문적이며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한 인물을 선정하여 하루 빨리 위원장으로 세워야 할 것이다.

시간과 공간은 이벤트의 계획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얼마만큼의 시간을 쓸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이벤트에 드는 경비와 승패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된다. 위원 41명 중 23명이 물갈이 된 조직위가 행사 4개월여를 앞두고 꾸려졌고 아직도 위원장 자리가 공석인 것을 고려할 때 철저한 시간계획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조직위가 내건 주제는 ‘생명을 살리는 발효(醱酵)’로써 세계의 발효문화유산과 각 민족 고유의 발효식품들을 전시함으로써 세계의 발효식품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을 마련하다는 계획을 가지고 추진되고 있다. 조직위는 이를 위해 행사장을 더욱 세분화 하는 것은 물론 발효 관련 체험행사와 교육프로그램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잘못을 만회하려는 듯한 과욕은 더욱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조직위가 밝혔듯이 올해는 산업엑스포로서의 기반을 닦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옳다.

지금까지 말한 것들은 금년에 치러지는 발효엑스포가 지난날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생각해 봐야 할 사항들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발효엑스포가 우리 지역의 발전을 촉진 시키는 전시이벤트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전시공간의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는 전주월드컵 경기장 주차장에 부스를 설치해 운영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컨벤션센터의 건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참여 주체별, 테마별로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 볼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행사장 운영에 소요되는 소비성 경비를 줄이고 발효 관련 전문 전시회를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지역 분산개최는 더욱 설득력이 있다.

이미 순창에는 장류와 관련된 대규모의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으며 임실의 치즈와 고창의 복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령 ‘전라북도 발효식품의 주간’을 기획하여 각 시·군이 시차를 두고 공동으로 개최한다면 장소문제라든지 지나치게 많이 투입되고 있는 도비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수익모델을 창출하여 자립기반을 구축하는 것 역시 시급한 일이다. 총 13억원이 투입되는 명색이 국제엑스포에서 자체예산이 15.4%에 해당하는 2억원이래서야 말이 되겠는가?

바이오산업의 경우 그 어느 지역보다 풍부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발효엑스포의 범위를 확대하는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사항이다. 황금알을 낳는 미래산업인 바이오산업을 빼놓고 식품산업으로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생명산업의 허브를 꿈꾸는 전라북도의 비전에는 맞지 않는다.

그 동안 발효엑스포는 지역발전의 효자노릇은커녕 도민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사고뭉치의 ‘탕자’였다. 원년에 발생한 대형사고 ‘드래그레이스’로부터 출발해서 지난 6월 조직위가 총 수술까지 받은 전력을 많은 도민들은 알고 있다. 조직위는 10월 행사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으나 위에서 언급한 사례만으로도 조직위의 말에 선뜻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발효엑스포를 개최하는 조직위는 행사가 갖는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실패가 몰고 올 후폭풍의 크기에 대해서도 짐작하리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부분들을 잘 감안하여 전라북도 역시 행사의 실패를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을 철저히 차단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발효엑스포가 성공의 선순환 궤도에 진입하여 궁극적으로는 ‘미다스’의 손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