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김인수 수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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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인섭
  • 승인 2008.07.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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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4차원 공간 찾았다



최근 서울대학교 박 종일 교수를 중심으로 한국 수학자들이 세계적 난제로 소문난 문제를 풀어 세계수학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박 교수팀은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4차원 다양체에 대한 세베리의 추측의 오류를 증명해 수학자들 사이에 난제로 일컬어지던 새로운 4차원 공간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세계적인 수학자들은 우리나라 수학이 걸음마 수준이라고 했는데, 이번 문제의 해결로 세계수학자 사회에서 한국 수학이 인정받는 계기가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2014년 세계수학자 대회(ICM)를 우리나라에 유치하려는 것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수학분야 최고 학술지 중 하나인 인벤티오네스 마테마티카의 2007년 12월호에 발표되어 게재된 후 몇 달간에 걸쳐 세계 수학계의 검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4차원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시공간을 떠올리지만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4차원 공간은 무수히 많으며 다양한 특성을 가진 4차원 공간을 찾는 것은 수학자들의 오랜 과제 중 하나였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수학자 프란체스코 세베리(1879~1961)는 60년 전 기하학적 종수가 0이고 단순 연결된 곡면은 평면과 거의 같다는 4차원 다양체에 관한 추측을 내놔 수학자들에게 골치 아픈 난제를 남겼다. 하지만 국내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이 추측이 틀린 것임을 증명했다. 다양체를 복잡한 과정을 통해 변형해 냄으로써 기하학적 종수가 0이고 단순 연결됐지만 평면과 근본적으로 다른 다양체를 구성해 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19세기 말에 제기된 ‘기하학적 종수가 0인 곡면이 평면과 비슷하다’는 가설에 대하여 기하학적 종수가 0이고 단순 연결된 평면은 곡률이 양(+)이라는 게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였지만, 이번에 같은 조건에서 곡률이 음(-)인 곡면이 존재하는 4차원 공간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영훈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새로운 4차원 공간 발견도 대단한 것이지만 그런 공간을 찾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한 게 더 중요하다며, 이는 1980년대 이후 이 분야에서 나온 가장 뛰어난 연구결과 중의 하나로써 4차원 위상수학 등 교과서에 실릴 획기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연구 내용이 너무 복잡해서 설명하기엔 무척이나 어렵지만 연구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공은 공인데 안으로 움푹 들어간 오목한 공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은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새로운 구조물이라는 사실을 새로운 수학적인 도구를 만들어 입증한 것이다. 박 종일교수팀은 구(球·sphere)와 비슷한 4차원 구조물을 찾아내어 60년 전에 세베리 교수가 제시한 4차원 구조이론에 오류가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힌 것이다.

인간은 세상을 3차원 입체로 인식하지만 수학에서는 그보다 높은 차원의 세계도 인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 교수팀이 찾아낸 4차원 박-이 표면(Park-Lee Surface)은 3차원으로 치면 구에 해당하지만 전체가 오목한 형태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 교수팀은 인간의 직관적인 인식은 3차원까지만 가능해서 4차원은 추상적인 수학적 접근만 가능하기 때문에 수학자들도 4차원 구조물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대한수학회장인 김 도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 메달 수상자인 도날슨 교수가‘박 교수와 이 교수께서 우리 학교(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에 지원을 한다면 당장 정년보장을 해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박-이 표면(Park-Lee Surface)은 국내 수학계의 최대 업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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