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의 첫걸음, 순창 남산대
백두대간 종주의 첫걸음, 순창 남산대
  • 우기홍
  • 승인 2008.07.31 1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목:
등산은 오래전부터 우리 국민이 선호하는 취미와 운동중의 하나였다. 몇 해전부터 웰빙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면서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주5일제 근무가 정착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년에 한차례 이상 산을 찾는 인구의 비율이 지난 1991년에 55%에서 2006년도에는 82%로 급증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 1980년대부터는 산악인을 중심으로 시작된 백두대간의 능선을 따라 등산하는 종주가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이들이 마치 금과옥조처럼 소중히 여기는 자료가 있으니 바로 『산경표』(山經表)이다. 하지만, 『산경표』의 편저자가 조선후기 순창출신의 실학자이자 지리학자인 여암(旅庵) 신경준(申景濬) 선생(1712년∼1781년)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선생은 1712년(숙종 38년) 현재의 전북 순창군 순창읍 가남리 남산대에서 고령 신씨 귀래정 신말주 선생의 후손으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학문에 뜻을 두어 정진하다 1754년(영조 30년)에 과거에 급제하여 사간원, 사헌부의 관리와 서산군수 등을 지냈다.

그 후 영조 임금은 그가 지은 『강계지』를 보고 『여지편람』을 편찬하도록 했는데 이 책의 일부가 『산경표』 인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경표』는 우리나라 산줄기와 산의 갈래, 산의 위치를 족보 형식으로 도표 화한 지리서이며 전국의 산줄기를 1개의 대간(大幹, 백두대간)에 1개의 정간(正幹, 장백정간), 그리고 13개의 정맥(正脈, 낙남정맥, 청북정맥, 청남정맥, 해서정맥, 임진북예성남정맥, 한북정맥, 낙동정맥, 한남금북정맥, 한남정맥, 금북정맥, 금남호남정맥, 금남정맥, 호남정맥)으로 규정하고 여기에다 다시 가지 친 기맥(岐脈)을 기록했다.

『산경표』는 그간 우리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잊혀져 있다가 근래에 와서 새롭게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백두대간 종주에 쓰이는 참고자료로서만 의미와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듯해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필자가 거주하는 전북 순창군 순창읍 가남리 남산대에는 선생의 유지(거처하신 곳)와 사당(남산사)이 있고, 매년 4월 초파일에 선생을 기리는 제사를 거행하고 있다.

순창군에서는 선생의 얼이 숨 쉬고 있는 유지와 사상의 보존정비사업을 올해 10월 말까지 말끔히 단장하고 일반인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신경준 선생의 정신이 담겨있는 순창 남산사를 찾아 국토사랑 정신을 기리고 백두대간 종주의 첫 발을 내딛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김기곤<순창문화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