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가 빚어낸 新풍속도
고유가가 빚어낸 新풍속도
  • 김장천
  • 승인 2008.07.29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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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속도 유지로 과속차량 줄어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 값. 살인적인 고유가가 시민들의 생활패턴마저 바꿔 놓고 있다.

공공부문 차량 2부제, 노(no)타이 패션, 엘리베이터 감축운행, 실내온도 적정치 유지 등 정부 차원의 각종 고유가 대책과 함께 시민 스스로도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것.

최근 고유가로 대부분의 아파트 주차장은 한낮에도 빈 주차공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29일 오후 2시, 군산시 나운동 한 아파트 주차장. 모두들 출근한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엔 주차된 차들로 빈 공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각 단지 주차 공간에는 3~4곳만 비어 있을 뿐 차들로 가득 차 있었다.

대신 지난달까지만 해도 자전거 보관대에 빼곡히 들어서 있던 자전거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6월까지만해도 오전 9시가 넘으면 한산했던 주차장이 최근에는 하루종일 붐비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각 층에는 자전거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 아파트 경비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은 인근 다른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오전 10시 이후부터 퇴근 시간 이전까지는 통상 30% 정도에 머물던 주차율이 이달 들어서는 50%를 훌쩍 넘고 있다.

회사원 임모(46)씨는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왠만해서는 차를 안타고 다니려고 애쓴다”며 “차량 2부제 영향도 있겠지만 가끔 낮시간대에도 주차하기 위해 헤매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유가가 빚어 낸 신(新) 풍속도 가운데 하나는 과속하지 않는 것다.

이를 반영, 전주--군산간 자동차전용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들의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 통상 이곳은 100㎞/h를 상회하며 달리던 차량들이 많은 곳이었지만 요즘 들어서는 90㎞/h 안팎으로 달리는 차량들이 대부분이다.

경제속도(80∼90㎞/h)로 차를 몰면 30% 정도 기름을 아낄 수 있다는 인식으로 운전자들이 기름 값을 조금이라도 아끼려 애쓰고 있는 것. 이 때문에 빠른 속도를 내는 운전자들이 ‘이상한 사람’취급 당하기 일쑤다.

매일 이곳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김모(38)씨는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치솟는 기름 값 때문에 급한 경우가 아니면 경제속도로 운행하고 있다”며 “안전운행은 물론 유류비도 절약하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김장천기자 k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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