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에 희망이 있는 이유
우리 농업에 희망이 있는 이유
  • 김은희
  • 승인 2008.07.29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북춘추-황의영

초복을 앞두고 고창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지인이 잘 익은 수박을 트럭에 실고 와서 직접 농사를 지어 수확하였으니 맛을 보라고 하시며 전북농협에 두고 간 아름다운 사연이 있다. 차마 입이 부끄러워 양로원 등 어려운 이웃들과 나눠먹기는 했지만, 올해같이 가격이 좋은데 왜 그 먼 곳에서 직접 오셔서 놓고 가셨을까?

우리가 해준 일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지난 2005년도 폭설피해시 농협이 현장의 어려움을 함께했던 기억을 생각했을까? 미안함과 함께 순수한 농부의 마음과 고마움이 코끝이 찡하게 하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주인공은 바로 김사형씨, 고창에서 토마토, 수박, 채소농사 만해도 20만평에 달하고 여기에 200여두의 젖소와 한우를 키우고 있다. 개인적으로 농협에서 선정하는 새농민상 대상을 수상했지만 2007년도에 본인이 작목반장으로 있는 토마토작목반이 작목반 부문에서 협동조직 대상을 수상했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영농규모로 보아 부부가 감당하기에도 벅찰텐데, 김사형씨가 작목반사업에 집착하고 헌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성공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훌륭한 지도자와 반원간의 신뢰와 단합이 성공열쇠



김사형씨가 반장으로 있는 완숙토마토 작목반은 원래 수박농가들이었으나 연작피해로 인해 소득이 줄어들자 2003년부터 15명의 뜻있는 젊은 농가들이 김사형씨를 중심으로 22,000평의 시설하우스 촉성재배를 시작으로 작목반을 결성하여 지금은 21명의 회원이 42,000평 규모에 년 2,000여톤의 완숙토마토를 생산해 내고 있다.

이 작목반은 정예화된 농가로 완숙토마토에 대해선 전문적이고 규모화된 조직화를 실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월 월례회의를 통해 정보와 의견을 교환함은 물론 생산단계에서의 어려움이나 기술적 문제 등을 공통적으로 해결해 나간다. 물론 품종선택, 농법의 통일은 물론이고, 토양관리에서 자재의 공동구매, 출하계획 수립 및 수확, 포장, 출하까지 회원 모두가 공동으로 체계적으로 움직인다. 즉 개별농가 단위의 생산 및 출하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산비를 규모화 조직화를 통해 최소화하고 출하단계에서 물량의 결집과 농협을 통한 공동선별 공동계산을 통해 시장 대응력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차별화된 농법·시장 지향적 思考가 경쟁력



뿐만 아니라 이 작목반은 생산에서 판매까지 차별화된 생산 및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다.

첫째 먼저 목표시장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시장과 소비자를 위한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시장 수출을 위해 품종을 “마이로꾸”란 일본품종으로 선택하고, 현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맛과 향, 품위를 맞추어 내기 위해 일본현지 토마토 생산자 단체와 기술제휴를 통해 정기적인 기술자문을 받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둘째 완숙 토마토의 2기작 재배를 통해 관행농법에 비해 단위면적당 생산성을 현저하게 증가시켰다. 년중 24화방까지 수확하는 터널형 재배방식을 개발하여 여름 3개월을 제외하고는 년중 생산하는 작부체계를 정착시켰다. 공동육묘장과 품질향상을 위한 농법과 기술을 공유하며, 3중 비가림 보온시설로 난방비를 줄이고, 시설과 인력의 활용도를 높여 고정비용을 최소화 하고 있다.

셋째 철저한 토양관리와 친환경 재배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1기작 생산이 끝나면 담수-태양열-소독-건조-볏짚 넣은 경운처리 과정을 통해 땅심을 높이고 토양관리에 최대 중점을 둔다.

토마토 잎과 열매를 활용 자체적으로 발효액비를 제조하여 활용할 뿐만 아니라 줄기는 경운과정을 통해 토양에 되돌려 준다. 친환경 유기물 퇴비와 천연 미생물을 배양 활용한다. 특히 해충이나 진드기 등은 천적을 활용하여 처리하고 있다.

우리 농업이 시장개방이 가속화되고 공급과잉시대에 접어들면서 채산성이 악화되고, 농촌인구의 감소와 노령화로 농촌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에 유류, 사료, 비료를 비롯한 영농자재 가격이 농가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제는 품목별 생산농가들이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리더자를 중심으로 힘을 합쳐 생산단계에서 부터 조직화 규모화를 통해 생산비용 절감과 품질향상에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여기에 차별화된 환경친화적 재배방법과 농법기술이 높은 품질의 농산물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익산의 고구마연합, 남원의 파프리카연합, 고창의 수박연합, 김제의 포도연합 작목반도 대산농협의 완숙토마토 작목반과 같이 품목별 산지 조직화를 통해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유능한 리더자와 우수한 생산조직들이 성공의 불씨를 피워내고 확산돼 간다면 우리 농업에도 희망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