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원자재가 상승에 대한 중소기업의 대응
고유가와 원자재가 상승에 대한 중소기업의 대응
  • 유광수
  • 승인 2008.07.24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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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가 폭등사태가 큰 경제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 소비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산유국의 정정(政情)불안과 미 달러화의 약세가 겹치면서 발생한 이번 유가 폭등은 우리를 비롯한 전 세계 경제에 어두운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1인당 석유 소비량이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유가급등은 국내 물가를 자극하고, 이는 다시 소비감소 등 내수침체로 이어져 경기둔화의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수출이 호조세를 보여 어느 정도 성장을 견인했지만 대외여건도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어 낙관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우리 중소기업들은 밖으로는 원자재가격 상승, 안으로는 납품단가 때문에 이중의 시련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외 악재가 단기간에 해소 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와 같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중소기업에게 전가하는 형식을 진지하게 고민 해 봐야만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대외 악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적정하게 고통을 분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유가가 떨어질지, 오를지 고민하는 것보다 고유가는 주어진 여건으로 받아들이고 철저한 대비를 하는 것만이 필요하다.

기업의 생존은 원가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를 위해 우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전사적으로 원가절감에 나서야 할 것이다. 최근 일본 경제주간지 “니케이 비즈니스”에서 소개한 유가 200달러 시대를 대비한 일본기업의 대응방안이라는 내용 중 “1부품 1엔 원가절감 운동”, “1부품 1g경량화 운동”은 귀에 와 닿는 내용이다. 우리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눈에 띄고 화려한 단기적인 계획보다, 보다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부분을 장기적인 측면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만 하고, 과거 일본이 엔고를 경험하면서 생존본능을 키워왔듯이 이번 고유가 사태가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중소기업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핵심기술 하나 정도는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교섭력이 저하된 원인이 기술력 부족에 기인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납품단가 조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핵심기술을 가져야 한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 대기업으로 납품을 하고 있는 기업들 중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은 모기업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며 납품단가 인상이 용이했다는 CEO의 얘기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이러한 기술경쟁력은 중소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점에서도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위해 정부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 스스로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서두에도 말했듯이 고유가에 따른 내수침체는 상당기간 지속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중소기업 스스로 비상경영전략을 새롭게 짜야 할 것이다. 우선 지역단위 업종별 중소기업들 간에 동반자적인 관계 확대로 원자재 공동구매 등의 방안 모색과 정보교류로 위험요인을 차단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거래 모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나무는 씨앗을 심으면 처음 4년동안은 아무것도 돋아나지 않고 5년째 죽순(竹筍)이 솟아나기 시작하면서 순식간에 자라기 시작한다. 위로 성장하기에 앞서 튼튼한 뿌리를 먼저 내려 그 뿌리의 힘을 바탕으로 성장하려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매번 반복되는 고유가와 원자재가 상승에 대한 대응으로 이제는 일시적인 화학 성장촉진제 투여를 지양하고 건실한 뿌리를 만들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질 좋은 유기농 비료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할 것이며, 우리 중소기업도 정부의 지원에만 의지하지 않고 공급되는 비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굵고 곧은 대나무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유광수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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