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고물가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고유가와 고물가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 황석규
  • 승인 2008.07.24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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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경제가 침체기다 아니다 논란이 있지만 정작 서민들이 느끼는 고통은 위기가 아니라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원래 현 정부의 장밋빛 747공약은 간단히 말해서 경제 대통령이 국민들을 더 잘살게 해주겠다는 공약이었다. 그러나, 단 3개월 만에 국민의 신뢰를 모두 잃어버리고 성장률과 경제대국 7이라는 숫자는 7%물가와 7%실업률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는 4%성장률로 의미가 바뀌었다.

<정부의 정책실패가 경기침체의 주 원인>

한 외국 연구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필리핀 다음으로 석유에 취약한 나라로 분류된다고 한다. 이는 요즘처럼 유가급등이라는 직격탄에 우리나라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설명해준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환율을 인위적으로 올려 가뜩이나 오른 유가에다 환율부담까지 가중시켜 물가불안을 자초하였다. 불난 집에 부채질해 불이 번져 더 이상 견딜 수 없자 불을 끄겠다고 환율을 강제로 내리려고 하는데 이미 불은 통제수위를 넘어버렸다.

결국, 주요 뉴스가 온통 고유가, 원자재 상승, 금리상승, 물가상승 등 경제용어로 도배되고 있다. 급기야는 인플레이션이니 스태그플레이션이니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전문용어들을 온 국민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공부하게 되었다.

<실용과는 너무 먼 정부대책>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돈이 안 벌리는 상태에서 살인적인 물가상승은 저소득계층의 고통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10년 전에 외환위기 때 겪었다. 대외적인 악재로 인해 경제가 어렵다고 강변하고 있으나 정부정책의 실패로 인한 위기를 확대 재생산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나침반을 외환위기 수준인 10년 전으로 되돌린 정부의 대책은 서민들의 고통과는 동떨어져 있다.

어느 장관이 고유가 시대에 자전거 타고 출퇴근 한다고 하는데 참으로 한심한 쇼맨쉽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샤워나 탈의시설이 없거나 부족하고 자전거 보관대도 마땅치 않은데 이를 대안이라고 홍보하는 것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더구나 자전거 전용도로도 설치되지 않은 도로에서의 자전거는 안전사고의 위험이 매우 높다. 장관 혼자만이 가능한 과시용으로 도저히 실용을 강조하는 정부의 시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설프다..

<믿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

인플레이션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그 타격이 훨씬 크다. 특히, 타시도와는 달리 산업기반이 열악한 우리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불황의 체감은 가중된다. 일례로 올 상반기 도내 아파트 분양은 청약자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말 군산 수송동에서부터 최근 전주 중화산동까지 6개 단지가 연속적으로 분양률 0%를 기록해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요즘, 정부가 물가잡는다고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데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올해 들어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서민들은 이자내기도 버거워 그나마 평생 저축한 돈과 대출로 장만한 집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환율정책과 같이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정책이 금리에도 반복된다면 서민들에게는 절망만이 남을 것이다.

월급과 주가 빼고 식료품값, 학원비, 기름값, 버스비 등 피부로 느끼는 생활비가 모두 올라 중산층이라고 자부했던 주부들까지 취업전선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실질적인 물가관리 대책이다. 가장 기초가 되는 전기와 가스요금의 안정이 시급하다. 이 두 가지 요금은 시내버스, 택시, 지역난방비 등 시민들의 생활에 직결되는 공공요금의 기초가 된다. 따라서, 이 무더운 날씨에 버스타지 말라고 하는 대신 대중교통 수단을 저렴하게 계속 이용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자가용은 이미 기름값 때문에 세워둔 지 오래이므로 장바구니 물가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국제유가 때문에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변하기보다는 정부예산을 국민생활여건 보전에 더 배정해서 진정으로 국민의 불안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황석규 전주시 생활체조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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