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육감 당선자에 바란다
새 교육감 당선자에 바란다
  • 김경섭
  • 승인 2008.07.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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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폭염만큼이나 열기가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주민 직선의 교육감 선거가 끝났다.

교육감 당선자는 1년 10개월의 임기 동안 전북 교육의 수장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할 것이다. 이번 선거가 주민 직선으로 치러지면서 주민들의 교육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물론 기대했던 것만큼 치열한 정책 대결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상호 비방과 각각의 연고에 호소한 선거 운동 등으로 깨끗한 새로운 선거 문화를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교육 선거가 주민 스스로 아이들의 교육정책에 실질적 영향력을 미치고 결정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당선자는 일차적으로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교육 수요자의 관심과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우리 전북 교육의 낙후된 현실에 반비례하여 학부모들이 교육 당국에 요구하는 기대치가 더 높다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당선자는 정책의 우선 순위에서 일반 학부모들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는 전북 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더 중점을 주어야 한다.

이것은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교직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된 목표를 향해서 모든 교원들의 능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교직사회를 시급하게 안정화하고 효율화하는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출발해야 할 것이다.

최근 교육청보다도 지자체에서 전북 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순창 인재숙에 대한 벤치마킹 사례가 도내 각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인재숙을 설립하는 방법이 평등 교육의 이념과 일치하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이지만 교육청을 제치고 지자체에서 발 벗고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사교육 부담을 경감하면서도 경쟁력을 신장하는 방법에 대해서 공교육 강화를 말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을 이번 선거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 이유는 교사의 도덕성과 전문성 강화라는 화두를 기피하거나 외면한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들이 전북교육의 경쟁력에 대해서 회의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교육여건과 투자의 미흡도 원인일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교사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발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통해서 무언가 변화되고 달라지기를 원한다. 학부모들이 학교생활을 통해서 원하는 것은 단순히 학력신장만이 아니다. 생활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품성과 노동과 성취의 가치를, 행복한 삶의 방법을 배우기를 원한다.

그리고 학교가 경쟁의 공간이 아니라 동료들과 행복한 삶을 공유하는 공간이 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우리 아이가 교육에 열정을 가진 유능한 교사와 만나기를 원한다.

우리는 당선자가 학부모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감이 되기를 바란다.

전북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교사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교사의 교육에 대한 열정을 회복시킬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은 교사의 능력을 넘어설 수 없다. 구체적인 대안은 우선적으로 교직 사회의 안정화와 공정하고 효율적인 교사평가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승진 등에서 수업과 연구 부문의 우수 교사가 불이익을 당하지 말아야 한다. 교사가 사명과 열정을 가지고, 학생을 변화시키는 데 자신을 몰입할 수 있도록, 교육행정과 정책의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김우영 (전주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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