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환경과 교육으로 환경성 질병 극복하자
자연환경과 교육으로 환경성 질병 극복하자
  • 장선일
  • 승인 2008.07.16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원래 환경성 질병은 공장 등 근로자와 같이 특수 유해 환경과 접촉한 사람이 아닌 일반 주민이 환경 오염물질에 노출되어 인체의 외부를 자극하거나 체내에 흡수·축적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유해 오염물질의 종류와 양에 따라 사람에게 피부계, 호흡기계, 순환기계, 신경계, 감각기 등에 급성 또는 만성 질환을 유발한다.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오염물질의 대량 배출과 그 종류의 다양화로 환경성 질환의 발생 위험이 증가되고 있다. 특히 유해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은 한 번 사람의 몸속으로 흡수되면 쉽게 배출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축적되어 질환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환경성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연령은 성인보다는 어린아이에게 흔히 발생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게 인식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린시기에 발생되는 대표적인 환경성 질병은 아토피 피부염, 소아 천식, 알러지성 비염, 식품 알러지 등을 들 수 있는데, 지난 10년전 보다 평균 1.5배 증가 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지난 5월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가 국제공인 역학조사방법인 이이작(ISAAC, International Study of Asthma and Allergies in Childhood)을 이용하여 서울지역 10개 초등학교 학생 8,378명 학생을 대상으로 환경성 질병 유병율을 조사한 결과 아토피성 피부염이 29.2%, 알러지성 비염이 26.4%, 천식이 7.6%와 식품 알러지성 질환이 6.2%인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어린이에게 빈번하게 발생되는 알러지성 질환은 환경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요약 분석할 수 있는데, 주로 주거환경, 식습관 등 생활의 서구화와 공기 오염의 증가 요인 등이 주요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환경성 질환에 소요되는 우리나라의 의료 경비만도 연간 3,000억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환경성 질병을 병원 시스템으로만 극복할 수 있을까?

환경부는 이러한 환경성 질환을 해결하고자 지난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7,600억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이 질병의 원인 규명과 감시 및 예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권역별로 5-10개 국공립병원 및 민간병원에 질병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도 이러한 환경성 질병 대책을 위해 대학병원을 비롯한 몇 개의 병원을 선정했다. 향후 보건복지가족부에서도 비슷한 대책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급증하는 환경성 질병을 병원 시스템으로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 예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최고의 의료국가에서도 병원의 역할로 급증하는 환자에 대한 대책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요!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대학생들과 상담해보면, 그들은 한결같이 “병원에 가도 잘 낫지 않아요. 그리고 어떻게 관리해야할 줄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한다. 대학생의 경우도 이러한데,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이 아무런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어린이 환자들은 부모나 선생님이 관리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문제는 부모님이나 선생님들도 아토피 피부염 등 환경성 질환에 대해 피상적으로 알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방법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증가하고 있는 어린이의 환경성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대부분의 환경성 질환은 그 원인이 있게 마련인데 그 원인을 알고 적절한 관리를 통해 좋아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필자는 청정 자연환경과 교육으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금년 7월 4일부터 15일까지 진안군의 11개 면을 순회하면서 진안군이 추진하는 아토피사업 설명회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진안군은 산업사회 발전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 받은 덕분(?)에 남한에서 가장 청정한 자연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남한의 유일한 고원으로 지리 및 기후 그리고 80%가 넘는 자연 산림 녹지가 잘 보존 되어있다. 이러한 자연환경을 이용하여 진안군은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한 환경성 질병을 치유하고자 양방ㆍ한방ㆍ자연의학 등 통합 진료 및 치유 테마 센터, 연구ㆍ휴양ㆍ레저파크 테마, 교육테마, 관광테마 및 유통테마 등을 설정하여 추진할 것이라 한다. 이미 진안군은 전라북도교육청과 더불어 아토피시범학교를 정천면 조림초등학교로 지정하여 올 9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라 한다. 철저하고 성실하게 준비하여 아토피 등 환경성 질병으로 고생하는 우리 아이들을 해방시킬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지금 도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의 교육 현실은 남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선형적이고 논리적인 기술교육을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우리 아이들은 오염된 환경과 서구화된 생활 속에서 무척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이러한 이유로 환경성 질병에 심하게 노출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에서 환경성 질병을 극복하는 일은 청정한 자연환경의 유지와 더불어 잘못된 서구화에 따른 의식주 생활을 바꾸고 자기관리를 할 수 있는 교육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