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 홀로 남은 소녀…'님스 아일랜드'
외딴섬 홀로 남은 소녀…'님스 아일랜드'
  • 박공숙
  • 승인 2008.07.14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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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한가운데의 외딴 섬에서 생물학자인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 ‘님’(아비게일 브레스린)은 미생물 채집차 바다에 나간 아빠 잭(제라드 버틀러)이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빠 생각에 조마조마하던 터에 섬에 폭풍우까지 몰려오자 좋아하는 모험 소설의 작가 알렉스 로버(조디 포스터)에게 이메일로 도움을 청한다. 어떤 역경도 헤쳐나가는 소설 속 주인공처럼 알렉스 로버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은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가는 님이 생각하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어 보다. 모험을 즐기는 남성일 것이라는 독자들의 추측과 달리 사실 알렉스 로버는 광장공포증 때문에 집밖에 나가기조차 꺼리는 소심한 여성이다.

영화 ‘님스 아일랜드’는 외딴 섬에서 ‘나홀로 집에’ 상황에 처한 님과 조난당한아빠 잭, 그리고 님을 도우려 긴 여행을 떠나는 소설가를 둘러싼 모험담이다.

각 캐릭터들이 벌이는 모험담이 영화의 축이지만 줄거리를 아우르는 것은 가족애나 자연 사랑 같은 교훈적인 내용이다. 그래서 다른 블록버스터들의 틈에서 ‘님스아일랜드’가 보여주는 모험담의 강도는 약해보인다.

각각 다른 장소에서 곤경에 처한 세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모험담의 스릴 보다는 각각의 인물을 연기하는 세 배우들의 매력에 있다.

섬에 혼자 남겨진 여자 아이 님을 연기한 아비게일 브레스린은 제2의 다코다 패닝으로 불리며 최근 영화 제작사들로부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12살 아역배우다.

‘미스 리틀 선샤인’에서 미인대회에 집착하는 올리브 역을 맡았고 ‘나의 특별한사랑이야기’에서는 아버지의 연애담에 귀를 쫑긋 세우는 어린 딸로 출연하며 인기를모았던 그는 ‘님스 아일랜드’에서도 당차면서도 깜찍한 모습으로 줄거리를 이끌어 간다.

소심한 소설가 로버 역을 맡은 조디 포스터는 ‘님스 아일랜드’에서 기존의 진지한 이미지와 전혀 다른 코믹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예일대 출신의 학구파 배우로 ‘택시 드라이버’나 ‘피고인’ 같은 출세작에서부터최신작 ‘브레이브 원’, ‘인사이드 맨’까지 좀처럼 웃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조디 포스터는 ‘님스 아일랜드’에서 비로소 망가지는 모습을 보인다.

거미 한 마리에 치를 떨고 비행기 속에서는 겁에 질려 벌벌 떨며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까운 코믹 연기를 보여준다.

님의 아빠 잭 역할과 로버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탐험가의 1인2역으로 출연하는 제라드 버틀러는 영화 ‘300’에서 주인공 스파르타 전사로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다.

국내에서는 ‘300’의 포스터 패러디로 또 다른 유명세를 타기도 했던 그는 ‘님스아일랜드’에서는 딸을 다시 보기 위해 파도와 싸우는 아버지와 로버에게 남태평양행비행기를 타는 용기를 불어넣는 인물을 연기하며 한층 부드러워졌다.

17일 개봉.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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