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관객들이 보기에는 영화가 주는 유머나 캐릭터들의 모험이 다소 심심해 보일 수도 있다. ‘슈렉’의 프로듀서 존 윌리엄스와 ‘맨 인 블랙’의 감독 베리 소넨필드가 프로듀서로 참여했지만 자신들의 장점이던 성인 취향의 유머는 ‘스페이스 침스’ 에서는 걸러냈다. 가수 MC몽과 개그맨 신봉선이 다른 성우들과 함께 각각 남녀 주인공 캐릭터를 연기했으며 국내 극장에서는 모두 더빙 판으로만 상영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무인 우주선이 미지의 행성에 빨려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한다. 문제의 행성은 물과 산소가 풍부해 보여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많은 곳. 하지만 인간을 보내기에는 위험이 너무 커 보인다.
NASA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은 바로 사람 대신 침팬지를 우주선에 태워 보내는 것. 마침 NASA는 이전에도 침팬지를 우주에 보낸 경험이 있다. 인간과 신체 구조가 가장 가까운 동물인 까닭이다. 사실 침팬지들에게는 그저 우주선에 타 있는 것 외에특별히 임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으니 NASA 당국 입장에서는 충분히 해 볼 만한 실험인 셈이다. 침팬지의 우주 여행에 대해 비교적 담담한 인간들과 달리 침팬지들의 세상에서 이번 미션은 엄청난 도전이다. NASA 박물관 전시실에서 일하던 빈틈없는 성격의 남자 침팬지 ‘타이탄’과 학구적인 여자 침팬지 ‘루나’, 그리고 과거 최초의 우주 요원이었던 침팬지의 손자 ‘햄’이 합류한다. 햄의 직업은 서커스단 단원이다.
햄은 우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있지만 침팬지 세계의 영웅인 할아버지에 대한 부담과 순간을 즐기려는 낙천적인 본성 사이에서갈등하던 참이다. 우여곡절 끝에 우주로 향하는 3명의 침팬지 대원. 이들이 향하는 행성에는 모든것을 얼려버릴 수 있는 무기 ‘꽁꽁이’로 무장한 독재자 ‘자톡’이 기다리고 있다. 침팬지를 우주로 보낸다는 설정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구소련의우주인 유리 가가린이 최초로 우주비행을 하기 2년 전인 1959년 ‘샘’이라는 이름의 침팬지가 11분 가량 우주 비행을 하며 무중력 체험을 한 바 있다. 상영시간 81분.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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