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소설가 도전해 보세요
인터넷 소설가 도전해 보세요
  • 장병수
  • 승인 2008.07.07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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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1961년 미국의 기상학자 애드워드 로렌츠(E. Lorentz)가 기상관측을 하다가 제시한 이론으로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이다. 이 원리는 훗날 물리학에서 말하는 카오스 이론(Chaos Theory)의 토대가 되었다. 어떤 일이 시작 단계에서는 미약했으나 급속한 파급 효과 속에서 급기야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말로 간단히 요약될 수 있다.

간단한 예로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미국 쇠고기 문제에 대한 촛불집회도 초기에 몇 명의 학생들이 모여 시작한 집회가 점차 참가자들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가미되면서 급기야 전 국민의 관심사로 확대되어 엄청난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과학이론에서 출발한 '나비효과'는 이제 인터넷이란 매체와 접목되면서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이론이 처음 제기된 1960년대는 나비효과가 일어나는데 한 달이 걸렸다면, 오늘날 세계화 시대에서 나비효과는 더욱 빠르고, 훨씬 강한 힘을 보여 주고 있다. 바로 디지털 기술과 인터텟이란 매체를 통해서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사건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되어 버린다. 이게 바로 인터넷 매체의 힘을 바탕으로 한 '나비효과'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인터넷의 힘도 아날로그 방식인 일방성이었다면 그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로 쌍방향성을 가능케 한 디지털이란 기술이 뒷받침되었기에 생산자(작가)와 소비자(독자)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소통을 통해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현실화 시키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작가의 등용문은 '신춘문예' 당선, 문예잡지의 공모 당선 및 작가의 추천 등 극히 제한적인 과정에 불과했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는 작가와 독자를 이분법적으로 만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작가(Writer)와 독자(Reader)가 동시에 공존한다는 의미에서 '작독자(WReader)'라는 신조어까지 증장하지 않았는가? 바로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만남은 모든 사람들에게 '작독자'라는 자격을 부여받고 있다. 우리는 블로그, 카페 및 미니홈피 등에 이야기를 쓰는 순간 작가가 되는 것이며, 누군가가 댓글을 달고, 퍼옮긴다면 독자가 생긴 것이다. 심지어 최근 몇년사이에 영화제작가 및 시나리오 작가들도 일반 서적 등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얻기 보다는 인터넷 소설을 더 많이 탐색한다고 한다.

인터넷 덕분에 자신만의 단순한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져 엄청나게 큰 이야기로 확대 되는 것도 '나비효과'라고 할 수 있겠지요. 10대들이 주를 이루는 인터넷소설이야 말로 인터넷을 가장 잘 사용하는 청소년들이게다. 2001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닉네임 귀여니라는 학생은 "그놈은 멋있었다"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소설 카페에 글을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귀여니의 글을 다운받아 읽어보고,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면서 급기야 2004년 이환경 감독이 귀여니의 소설과 똑같은 제목으로 <그놈은 멋있었다>라는 영화를 만들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동갑내기 과오하기>(김경형 2003년), <도레미파솔라시도>(강건향 감독 2008년) 등 인터넷에 올린 글들이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MBC의 '옥탑방 고양이'가 동명의 인터넷 소설에 원작을 두고 성공했으며, '메리대구 공방전'이란 드라마는 '한신남녀 공방전'에, '커피 프린스 1호점'은 동명의 소설에 기반을 두고 있고, SBS의 '쩐의 전쟁' 역시 동명의 인터넷 소설에 원작을 두고 있다. 위의 작품들은 인터넷 소설팬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작품들이지만 영화나 드라마로 재탄생하면서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대표작 들이다.

곧이어 각급 학교에서는 여름방학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방학이 되면 아이들은 더욱 바빠진다고 들 한다. 그들에게 인터넷이 숙제나 게임을 위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며 삶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생산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자. 학생시절 인터넷소설가가 될 수도 있고, 그 이야기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 진다면 얼마나 멋진 추억이겠는가!

장병수<원광대 유럽문화학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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