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성 호우와 노후저수지 붕괴대비
국지성 호우와 노후저수지 붕괴대비
  • 안열
  • 승인 2008.07.03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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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한창이다. 이미 지난달 도내 모내기는 다 마쳤고 이제는 급수관리와 함께 배수관리에 신경을 써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해마다 장마권에 들어서면서 가장 우려된 것이 수해로 인한 피해다. 집중 폭우로 인한 침수나 산사태 그리고 도로파괴 등 장마철에 일어나는 피해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심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기상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니까 1920년에서 1990년 사이 강수량은 7%가 증가 했는데 강수일수는 도리어 14%가 줄어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집중호우가 빈번해 지고 강도도 세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이변으로만 여겨지던 시간당 수백mm의 국지성호우가 일상화 돼 간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2004 ‘메기’ 등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태풍과 국지성 집중호우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었으며 저수지, 양?배수장, 방조제 등 농업수리시설물과 농작물 피해도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농업수리시설물의 재해예방기능에 대한 필요성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농업수리시설물 중 자연재해에 대하여 피해 잠재성이 가장 큰 시설물은 저수지로써 저수지가 붕괴되면 인명과 재산피해는 물론, 용수공급이 중단됨으로서 대체수원공이 개발될 때까지 장기간 농작물이 피해를 입게 된다.

우리나라 총면적을 10만㎢로 보면 시설밀도가 사방 2.3㎞당 1개소이므로 서울시 정도의 면적(605㎢)에 107개소의 저수지가 분포되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축조된 지 50년이 넘는 노후화된 저수지가 전체 저수지의 60%나 되고 대부분 산간계곡과 소하천에 설치되어 있으며 대부분 홍수조절기능을 갖추지 못한 소규모 시설로서 집중호우나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또한 전체 용수로 가운데 35%만이 콘크리트 구조물로 되어 있고 나머지 65%는 흙수로로 설치되어 있어 용수손실이 20%이상 발생되고 있고 재해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영농기 급수철에는 수로준설 및 수초제거 등 수로관리를 해야 집중강우시 침수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 농촌의 고령화로 배수관리에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저수지 등의 시설관리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상기후에 따라 홍수량은 늘어가고, 이에 대비한 시설은 낡아서 사고의 가능성은 자꾸만 커지고 있다고 한다.

노후화된 저수지는 많은데 그나마 관련 예산마저 줄고 있어 근본적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저수지는 단순히 농업용수 공급과 생활용수 공급기능만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집중호우시에 홍수조절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전국 각처에 산재해 있는 노후화된 저수지를 하루 빨리 보강 개발해서 재해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사업들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질 수 없기 때문에 예기치 않은 기상상황에 대비해서 가상훈련을 실시하는 등 위기 대응능력 향상과 안전의식을 높이는데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선진복지국가란 누구이건 어디에 살건 모두 안전하게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나라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다가오는 우기를 맞아 걱정하고, 피해가 생기면 어쩔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하고, 금세 잊어버리고 또 내년을 기다리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수와 치수는 오랜 기간 동안 끊임없이 계속해야 하는 고대로부터 있어 온 국가의 기본업무이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철 집중강우에 대비하여 재해대비와 배수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안열<한국농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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