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밝히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어둠을 밝히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 김복현
  • 승인 2008.07.03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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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현실을 바라보면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다.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정치상황도 그렇고 어렵게 꼬여만 가는 경제 상황도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만으로 밤낮을 보내고 있는 것이 오늘의 국민들 생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큰 고통의 시간이다. 자신의 몸을 태워 어둠을 밝히는 작은 촛불이 사나운 들불로 타올라 촛불 문화재를 안일하게만 여겼던 정부를 놀라게 하였고, 강대국인 미국도 촛불의 위력 앞에 재 협약 불가 원칙을 깨고 촛불집회의 참뜻이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어렵고 혼란스러웠던 긴 시간 속에서 우리는 새삼스럽게 비싼 대가를 치루고 배운 것이 있다. 정보화 시대의 정보매체 위력이다. 이 정보매체를 통하여 각자의 주장과 말들이 진실과는 관계없이 난무하는 형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다. 전국토가 규탄에 규탄이 이어지고 있으면서 신문은 신문대로, 방송은 방송대로 우리 국가의 추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국민의 마음은 천근만근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남는 것은 무질서와 혼탁뿐이며 더불어 국가 위상은 기약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결과만 남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가볍게 생각 없이 무심코 던진 말들이 정보매체에 올라 순식간에 확산되고 그와 관련되어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발생되어 전 국민이 피해의 늪에 묻히는 것을 우리는 보고 들어왔다.

그야말로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는 세상’이 되었다. 정보매체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세상이다. 말은 마음의 옷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은 무게가 있고 진실이 있어야 한다. 우리속담에 ‘말 많은 집 장 맛은 쓰다’는 표현이 있는 것도 말에는 인격과 깊이가 있어야 함을 뜻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오늘의 시대가 아무리 자기선전의 홍보 시대라고 하지만 말이 가벼워서 실수를 하면 의당 책임을 지고 이에 상응한 대가를 지불해도 원상회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특히 국사를 논하는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해 정쟁토론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그러나 지금은 정의를 앞세우고 민주화를 앞세우고 국민과 평화를 앞세우며 달리고 있는 국회의원상인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그 결과 나라가 조각조각 찢겨져 나가고 있는데 정의는 국민평화는 무엇에 쓰려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잘 알고 있는바와 같이 지금 온 세계가 오일 쇼크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각국 지도자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쇠고기 문제로 온 나라가 이곳저곳 터지고 부서지는 아픔으로 국민들은 숨쉬기조차 어려운 지경이 되고 말았다. 왜 이렇게 되었냐고 질문해 보면 너 나 없이 ‘너’때문이라고 소리치는 상황이다. 너는 누구인가 ? 너 나를 가리지 말고 우리 국민이라고 생각하자. 국민 과반수의 지지를 받은 대통령이 집권 100여일 만에 ‘독재자’로 시위대의 피켓에 기록되었고, 성급하게 오만의 정치를 했다고 질타하는 국민들은 한숨을 쉬고 있으며, 속 시원한 답이 없는 시위는 연일 계속되고, 정부는 불법시위 엄단한다고 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종교단체들은 찬반으로 갈리어 한편에서는 민주주의 말살이라고, 한편에서는 이제 촛불을 끄고 경제 살리기 하자고 소리치는 현실을 놓고 그야말로 실타래처럼 엉킨 국론 분열 속에 나는, 우리는, 국민이기에 어쩔 수 없이 살아야 하는 것일까? 나라가 왜 이 지경이 되었는가? 이러한 질문 앞에 우리 모두는 누구 때문이라고 말하지 말고 나 때문이라고 말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어려움을 훗날 역사의 어둠이며 혼돈이라고 말하기는 너무도 가혹하지 않을까? 누구를 탓하지 말고 내가 잘못 판단했다고 내가 잘 못 선택했다고 내 탓으로 돌리는 운동이 있었으면 한다.

오늘의 이 어려운 위기는 촛불의 힘이 아닌 합리적이고 확고한 정책적 리더십과 국민 화합의 힘이 있어야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우리에게 닥쳐온 경제위기의 고통은 광우병과 비교도 할 수 없는 견디기 어려운 큰 고통이다. 이 고통은 부유층보다 서민층에 크게 다가서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국민의 울부짖는 소리에 2008년의 여름은 힘들고 어렵게 더욱 무더운 여름이 될 것 같다. 이제는 촛불집회의 대장정이 아름다운 역사로 승화될 수 있도록 하는 지혜로움이 함께 하기를 마음으로 기원해 본다.

김복현<익산 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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