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올 여름방학, 영어공부 알차게 해보자!
신나는 올 여름방학, 영어공부 알차게 해보자!
  • 전희재
  • 승인 2008.06.30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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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주의 한 학부모로부터 자기 아들이 이번 전라북도에서 실시한 글로벌해외연수장학생에 선발되었다고 자랑하기위해 전화가 왔다. 캐나다에서 앞으로 1년간 현지 어학연수를 떠난다고 기뻐 어쩔줄을 몰랐다. 더구나 지난해 도전에서 실패한 후 다시 도전하여 값진 합격이라고 덧붙였다. 대학들은 이미 방학에 접어들었지만 초.중.고등학교도 이제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많은 학생들이 영어 연수를 위해 영어권 국가로 떠날 것이다. 사실 인천공항은 방학이 시작되면 해외 영어연수를 떠나기 위한 학생과 가족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서울시교육청의 자료에 의하면 서울지역 초.중.고 6개월이상 조기유학생이 2005년에는 7,090명에서 2007년에는 1만 5,237명으로 거의 2배 늘었다고 한다. 이들 조기 유학생은 대부분 2년 미만의 체류가 대부분이며 전체 4명중 1명꼴로 미국을 택한다고 한다. 이렇게 조기유학생이 늘어나는 이유는 영어 조기교육열풍이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다. 전라북도도 금년에 글로벌 해외연수에 영어권, 중국어권, 일본어권등에 초중고 및 대학생등 630여명을 보낼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영어수준은 부끄러운편이다. 영국의 이민영어 인증시험(IELTS)에서 한국은 20개 국가에서 점수가 19위를 차지했다고 보도된바 있다. 말레이시아는 3위, 인도네시아는 5위, 필리핀은 7위, 중국은 13위, 일본은 16위를 차지하여 한국보다 못한 나라는 아랍에미레이트뿐이라고 하여 사실상 한국이 아시아권에서 거의 꼴치라고 덧붙였다. 토플응시자수, 미국유학생숫자 세계1위가 대한민국이라고 한다. 영어 사교육비는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쓰는 돈만 한해 15조원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그런데도 국민영어능력은 아시아의 최하위권이다.

전국이 여름방학을 앞두고 초중고 고가연수상품이 성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수백만원에 달하는 호화 영어연수프로그램도 등장하고 있다. 미국 LA의 한 사립학교에서 진행하는 5주짜리 영어캠프는 949만원에 모집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실제로 문화관광부 산하 캠프단체협의회인 “캠프나라”에 따르면 올해 영어 캠프참가자를 모집하는 업체는 4000여개에 달하고 국내외에서 개최되는 영어 캠프는 1만 2000여개로 추산된다. 지난 2000년 100여개에 불과했던 영어캠프관련업체가 8년만에 40여배나 늘어난 것이다. 정부의 영어교육강화정책과 조기유학붐을 타고 모든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이른바 “영어몰입대안학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연간 2000만원이 드는 영어몰입 대안학교도 등장하고 있다. 영어는 물론 수학과 과학, 사회등을 모두 영어로 가르친다.

전국의 자치단체들도 영어교육에 서로 경쟁적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말 부동산교부세 보전재원중 10%를 영어체험센터 마련에 사용하도록 각 지자체에 권고하면서 서울 중구를 포함해 광주, 횡성등 전국5곳에서 시작된 영어체험센터는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경기도 파주, 안산, 인천등 12곳에 개설된 영어마을도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추세다. 인천시는 전국최초로 “영어도시”를 선포하고 2004년까지 2,000억원을 투입해 영어상용화를 위한 각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소위 영어강국이라고 일컫는 나라들 은 국내처럼 영어마을이 조성되고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지는 않는다. 최근 몇 년간 토플성적을 비교한 영어능력에서 유럽최고의 점수를 받은 북유럽의 영어강국인 스웨덴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시킨다. 스웨덴에서는 방송프로그램중 40%내외가 영어로 방송된다. 따라서 영어와 친숙한 환경을 마련한다. 독일은 능력과 자질 있는 영어교사 양성에 집중한다. 독일에서 영어교사가 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기보다 더 어렵다고 할 정도다. 말레이시아는 2003년도부터 초등학교 1학년부터 주당 4시간의 영어수업과 함께 수학과 과학과목의 몰입교육수업도 진행한다. 아이러니칼하게도 영어를 잘하는 해외강국나라들은 아이들의 영어교육을 위해 영어학원이나 영어권 국가로 연수 보내는데 비싼 돈과 시간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영어를 재미있고 쉬운 일상의 언어로 느낄수 있는 영어사용 환경을 갖춰주고 능력있는 영어교사들이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할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영어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의 영어공부를 하기위한 환경은 너무나 격세지감이 있다. 30여년전에는 학습교재나 교육프로그램등이 거의 없었고 외국인을 접할 기회도 별로 없었다. 지금은 각종 학원이나 인터넷 학습교재, 교육프로그램제공, 해외연수등 본인의 관심과 노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영어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초중고생들을 위한 미국의 맹목적인 영어연수는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학생들이 주로 유명대학의 부설 어학원에서 제공하는 영어연수과정(ESL)에 입학하여 장단기 프로그램에 합류하지만 일부의 경우 한국학생들이 많아 한국학생끼리 어울리고 영어 학습향상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해외의 넓은 세계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소개어학원만 믿고 유명대학이름만 찾아 따라가는 해외 영어연수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무조건 해외연수만이 능사는 아니다. 인터넷과 학교나 지방자치단체등 각급기관에서 제공하는 연수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한다면 굳이 돈이 많이 드는 해외연수보다는 훨씬 경제적이고 능률적인 영어교육이 될 것이다.

전희재<한국지방자치단체국제화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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