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개복동 '예술촌' 거듭난다
군산 개복동 '예술촌' 거듭난다
  • 김효정
  • 승인 2008.06.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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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이후 방치…도심살리기 미술인등 입주 확산
성매매 집결지였던 군산 개복동이 아픈 과거를 딛고 문화 예술거리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준비중이다.

한국미술협회 군산지부를 중심으로 개복동 일대를 예술의 거리로 조성하려는 지역 미술인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2002년 윤락 업소 화재 이후 방치 되어 있는 이 곳은 도심 이미지 실추와 상권이 급격히 쇠락해져 빈 점포가 대부분으로 침체된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군산 지역 미술인들이 뜻을 모은 것.

현재 이 곳에 이상훈, 유기종, 한성숙씨 등 군산 지역 작가들이 작업실을 마련하고 입주한 상태로 올해 안으로 10여명의 작가들이 더 입주해 작가 스튜디오 촌을 형성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추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각가 강용면씨는 “개복동 일대에 낙후된 건물들이 많아서 개보수 문제로 작가들이 애를 먹고 있다”며 “하지만 올해 안으로 입주를 희망하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 행사들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개복동에서 영동까지 이어지는 거리를 예술의 거리로 조성 하기 위해 거리 예술제, 거리 음악공연, 입주작가 오픈 스튜디오 전시회, 주말 벼룩시장, 애니메이션 사생대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미술인뿐만 아니라 타 장르의 문화 예술인들 및 영동상가 주민들과도 협력 체계를 갖춰 나간다는 방침. 또 화재 참사가 있었던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도 구상중이다.

강씨는 “화재가 났던 건물이 현재 사유지로 되어 있지만 시와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당시 희생됐던 여성들의 유품들을 모아 전시를 하거나 관련 기획전 등으로 개복동 참사에 대해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부분들에 대한 문제 제기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내 여성계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군산 여성의 전화 민은영 사무국장은 “화재 사건이 난지 7년여가 흘렀지만 현재 개복동 일대가 화재 사고 이후 거의 방치 되어 있는 수준”이라며 “상업적 목적이 아닌, 개복동 화재 참사로 인한 여성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 진정성을 살릴 수 있는 공간 조성이라면 환영할만한 소식”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곳에서는 1년에 한 번씩 여성 인권단체에서 추모식을 열고 있다.

군산 시청 관계자는 “아직 시 차원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없지만 이러한 지역 미술인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며 “보다 구체적인 사안들은 검토한 후 지원 방법을 강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효정기자 cherry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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