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중국의 쓰촨성에서 리히터 규모 8.0의 강진(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252개가 동시에 폭발한 것과 같은 위력임)이 발생한 후에 규모 4.0 이상의 여진만 180여 회 발생했으며, 이 지진으로 지난 27일 현재까지 사망 6만7183명, 실종 2만790명, 부상 36만1822명, 가옥 완전붕괴 546만1900여채, 반파 593만2300여채 등 총 1139만4200채가 피해를 보았다. 그리고 베이징뉴스는 사망·실종자 중 9000여명은 학생과 교사인 것으로 보도했으며 이는 전체 사망·실종자의 10.2%에 해당된다. 이번 지진에서 직접 피해를 본 지역의 면적이 6만5천㎢로 남한 면적 9만9천㎢의 66%에 해당된다.
그리고 쓰촨성 내에서만 학교 건물 6898동이 무너져 학교에서 수업을 하던 학생들의 희생이 많았으며, 학교 건물의 붕괴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정부 청사는 멀쩡한데 학교 건물만 이렇게 무너질 수 있느냐’며 울분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지진에서 안전하며 학교건물은 내진 설계가 잘 되어 있는가?
우리나라는 90년대 초까지 연 20회 정도 발생하던 지진이 2000년 이후 연 평균 40회 이상 발생해 그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서울대 이기화 교수는 “지진은 중국대륙 등 예측불가능한 곳에서도 많이 발생해 한반도 역시 안전지대라고 할 수 없으며, 지층특성상 규모 5.0~7.0 정도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고 말했다.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조기경보와 내진 설계 기술인데 아직까지 조기경보 성공률은 30~40%정도이며, 조기 경보가 된다고 해도 대피 또한 어려운 일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3층 이상, 1천㎡ 이상 초·중·고교 건물 총 1만7천734동 가운데 내진 설계가 되어 있는 건물은 2천429동(13.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86.3%인 1만5천305동의 학교건물은 내진 설계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지진에 무방비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리히터 규모 6.0을 기준으로 한 내진 설계 의무화 대상을 2005년 7월 ‘6층 이상, 1만㎡ 이상??에서 ??3층 이상, 1000㎡ 이상??으로 확대하고 있으나, 중국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8.0의 강진에는 이 또한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지난 27일 훈련 시에 가정한 ‘6.8의 강진’이 실제 상황이었다면 아마 우리나라 초·중·고교 건물의 86.3%이상이 크게 파괴되고 인명피해 또한 컸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진 설계가 되지 않은 초·중·고교 건물의 내진 보강이 시급한데 무려 31조5060억 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교육예산이 GDP 6%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교육예산 부족으로 낡은 학교 건물을 민간자본유치사업(BTL)으로 짓고 있는 가난한 형편이니 걱정이다.
하지만 31조5060억 원과 유·초·중·고교 890만 여명의 학생과 교사 등의 생명 중 어느 것이 소중하고 귀하냐고 묻는다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생명이라고 말할 것이다.
쓰촨성의 복원은 수십 년이 걸리더라도 할 수 있지만 어른들의 잘못으로 생명을 잃은 아이들은 영영 부모의 곁으로 돌아 올 수 없으며 부모의 가슴속에 한과 그리움과 아픔으로 오래 남아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깊이 생각해야 한다.
예산이 많이 소요되고 어려운 일이라고 해도 조속히 학교 건물을 점검하여 리히터 규모 8.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학교로 만들어야 하며, 재난 예방교육을 교육과정화 하여 지속적으로 지도해서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재난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한기택<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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