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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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악산 병든
  • 승인 2008.06.0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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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산 제목 병든 말 사돈에 판다

우리 전래적인 세속 말에 "병든 말(馬) 사돈에 판다"는 속담이 있다. 사돈지간의 어색한 입장을 빗댄 말일 것이다. 말을 파는 사돈의 입장에서는 "말에 다소 흠이 있더라도"하는 믿는데서 나온 자가당착일 것이며 말을 사는 상대 사돈은 뻔히 말의 흠을 알면서도 참아 말할 수 없는 체면 때문일 것이다. 체면에 죽고 살만치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인들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속담이라 할만 하다.

◆지금 세상을 들끓게 하고 있는 미국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바로 이러한 묘한 관계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지금은 없다지만 광우병이라는 하자가 조금 있었다 하더라도 생사를 같이 한 혈맹의 한국인데 설마인들 이것 하나 못사줄까 하는 자기류의 생각일 것이며 한국으로서는 전자의 인연으로 참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유곡의 난처때문일 것이다.

◆인간사회의 평상적 관념은 이러한 온유적 사고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나라와 나라사이의 국가적 관계는 아무리 사돈지간 이상의 혈맹이라 하더라도 따질 것 따져야 하고 안되는 것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한데 미국이 이 쇠고기를 너무나 일방적으로 밀어부치는 인상이다. 여기에 한국은 또 너무나 고분고분 하는 느낌이다. 그것이 오늘의 촛불시위 같은 국민적 저항을 맞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한국의 입장으로서는 그동안의 한,미관계를 위시한 여러 현안 등을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안면몰수 할 수는 없다. 더욱이 가까스로 타결된 한,미 FTA협정 양국 의회 비준을 앞둔 마당이 아닌가. 그러나 어느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것인가는 분명하고 냉정히 따져야 한다. 결코 체면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는 미국 쇠고기에 대한 보다 엄격한 관리로 국민불안을 덜어주어야 한다.

◆지난달 29일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새로운 수입 위생조건 고시 의뢰를 공식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등뼈가 발견된 후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 검역과 수입이 약 8개월만에 재개된다. 이달부터 당장 미국쇠고기가 유통되며 한국인들이 즐기던 LA갈비도 7월부터 유통된다. 광우병 발생하면 수입중단도 부칙에 달고는 있다. 그러나 신토불이(身土不二)다. 한국인들엔 한우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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