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택 신임 대한체육회장
이연택 신임 대한체육회장
  • 한성천
  • 승인 2008.05.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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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화합·올림픽 최고성적 달성 자신
이연택 재경도민회장이 제 36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됐다.

특히 이 회장의 이번 체육회장 당선은 본인은 물론 전북도의 일대 쾌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35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당시 유력후보였던 이 회장은 정치권의 암묵적인 지지를 받은 김정길 회장에게 패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을 낙마시키려 했던 여러 정황이 포착돼 35대 체육회장 선거가 정치적 논쟁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때문에 이 회장의 이번 체육회장 당선은 자신의 명예회복과 함께 대한민국 체육발전이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 34대 회장 시절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진두지휘해 종합성적 9위라는 성과를 올려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밝게 하고 있다.

체육회장 선거결과 이후 관계자들이 이회장이 예상 밖의 압승을 거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이 회장의 풍부한 행정경험과 능력을 높이 산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두 차례나 장관을 역임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과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 공동 조직위원장, 제34대 체육회장 등을 두루 거친 이 회장은 이미 검증받은 행정가라 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태극전사들을 이끌고 참가해 금메달 9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9개를 획득, 종합 메달 순위에서 한국을 8년 만에 `톱10'에 재진입시키기도 했다.

특히 이 회장은 34대에 이어 36대 회장에 당선됨으로써 체육계의 거목으로서 확실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20년 조선체육회(대한체육회의 전신)가 출범한 뒤 2번 이상 재임한 역대 회장은 신홍우(7대, 15대), 유억겸(8대, 10대,12대), 김운용(31대, 32대,33대) 회장에 이어 4번째이며 1989년 체육회장이 임명직이 아닌 선출직으로 바뀐 이후에는 이연택 회장이 연임이 아닌 복귀에 성공한 첫 번째 수장이다.

전북도민회장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이 3년 만에 체육계 수장에 복귀함으로써 침체기에 접어든 전북체육계의 발전과 대선패배 후 추락하고 있는 전북정치권의 위상도 한 단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회장도 당선 직후 “도민들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 드린다”면서 “전북체육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제 36대 대한체육회 회장으로서 전임 김정길 회장의 남은 임기인 9개월 동안 체육회를 이끌게 된다.

회장 선거는 체육회 53개 가맹단체에서 추천된 대의원들의 직접 투표로 치러졌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27표)자가 나오지 않아 2차 결선 투표를 치렀다. 1차 투표에서는 이 회장이 26표, 이승국 한체대 총장(62)이 16표를 얻었다.

-당선소감에 대해 말씀해달라.

▲존경하는 대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인생의 마지막 봉사 기회를 줘서 감사한다.

한국 체육 선진화의 토대를 굳건하게 만들어 9개월 후 다음 회장에게 전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체육인들이 체육인이라는 것과 체육계에 있다는 것이 당당하고 떳떳한 것임을 자랑할 수 있도록 온몸을 바쳐 봉사하겠다.

-향후 체육계를 어떻게 이끌 계획인가.

▲마지막 봉사한다는 심정으로 9개월간 체육회를 잘 이끈 뒤 후배 지도자에게 체육회를 넘겨주는데 온몸을 다하겠다. 자주와 자유, 자생의 토대를 마련해 체육인인 것이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느낄 수 있도록 체육회를 운영하겠다.

또 체육회도 이제 자주와 자율, 자립, 자생의 기반을 닦아야 하며 정부 보조금이나 기부금에 끌려다니기보다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통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사무총장 인선 문제를 놓고 정부와 체육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께서 체육계를 경험했다. 정부와 유기적인 협력으로 여러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임기가 9개월밖에 되지 않는데.

▲9개월이 9년, 90년이라는 생각으로 온 역량을 집중하고 짧은 임기 동안 체육회의 자생력을 키워 한국 체육 발전의 초석이 되겠다. 특히 재임 기간 동안 체육회의 재정적 자립을 이끌어낼 것이다.

-구체적인 재정확보 방안은.

▲ 행정가로서 국민체육진흥공단 탄생 과정에 참여했다. 공단은 3천100억 원의 서울올림픽 흑자와 체육회 기금 등을 합쳐서 3천500억 원으로 설립됐다. 이 돈은 체육계가 땀을 흘려 벌었고, 정부 재정은 들어가지 않았다. 공단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공공기관보다는 민간형태가 더 효율적이라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체육회도 언제까지나 정부 보조금에 끌려갈 수 없고, 정부도 공단을 체육회에 줄 명분이 충분한 만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KOC 분리 반대 입장은 고수하나.

▲ 체육회장으로 있을 때 `KOC 분리 반대' 주장을 한 건 개인 소견이 아니라 체육회와 정부, 국회 의견을 고려한 것이었다. 그 후 몇 년이 지났고, 새 정부의 견해는 확인하지 못했다. 최근 스포츠외교포럼에서는 반대가 아니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을 뿐이다. 한국 체육 선진화를 위해 이 문제를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 2월 이후에 재출마 생각 있나.

▲9개월 잔여 임기 동안 어려운 체육계를 돕고 베이징올림픽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게 내 소임이다. 후배 책임자가 와서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으로 끝내겠다.

서울=강성주, 전형남기자.

<이연택 신임 회장은 누구인가.>

1936년 8월8일 생 전북 고창 출신인 이 신임회장은 전주고를 나와 1961년 동국대 법학과 학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1961년부터 재건국민운동본부 조직관리담당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 신임회장은 1965년부터 1988년까지 23년 동안 국무총리 비서실에서 행정경험을 쌓았고, 이 과정에서 1981년부터 88올림픽까지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제2사무차장을 겸임하면서 체육계와 인연을 맺었다.

총무처 장관(1990~91), 노동부 장관(1992~93)을 거친 그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1998~2000)을 맡으면서 다시 체육계로 복귀했다.

이 회장은 2000년 10월부터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함께 2002월드컵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이 기세를 몰아 그는 제34대 대한체육회 회장에 올랐고 김정길 전 회장(제35대)에게 자리를 내주기까지 2002년 5월부터 2005년 2월까지 회장직을 수행했다.

이 신임회장을 잘 아는 한 체육회 인사는 “지난 체육회장 임기 2년 동안 이 회장은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행정의 달인이다”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그는 “단적으로 이 회장은 당시 1일 5000원에 불과했던 선수 수당을 2만5000원까지 늘렸다”고 이 신임 회장의 지난 공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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