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비가 적용된 인공물
황금비가 적용된 인공물
  • 소인섭
  • 승인 2008.05.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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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야기한 황금비의 이야기에서 독자들에게 약간의 오해가 있어서 다시 한번 글을 써야 하겠다.

2007년 7월19일에 게재한 황금비에 관한 내용은 주로 자연 속에 숨겨져 있는 황금비에 대한 이야기였고, 지난주에 게재한 글은 황금비에 관한 유래였다. 그런데 비 값을 계산하는데 약간의 차이가 생긴 것은 순전히 저자의 실수였다.

황금비는 b:a=a:(a+b)에서 b=1일 때 a에 관한 이차 방정식 aa=a+1을 풀면 a=(√5 +1)/2가 된다. 이 값의 근사값을 계산하면 약 1.1618 이 나온다. 우리들은 이것을 황금비 값이라 말한다. 다시 말하면 가로가 a=1.1618 이고 세로는 b=1 인 비 값을 가리켜 황금비 또는 황금분할이라고 한다.

피타고라스학파는 정오각형의 한 대각선이 다른 대각선에 의해 분할될 때 생기는 두 부분의 길이의 비가 황금비가 됨을 발견했다. 직 사각형의 경우, 가로와 세로의 길이의 비가 황금비를 이룰 때 가장 안정감 있고 균형 있는 아름다운 직사각형으로 사람들이 느낀다는 것은 왜 그런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놀라운 일이다.

이 황금비 값과 황금 각의 값은 고대 힌두의 탄트라 계통의 경전인 Atharavaveda에 나오는 명상을 위한 심벌인 sriyantra(만다라의 일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 심벌은 9개의 서로 얽혀 있는 이등변삼각형들로 되어 있는데 4개의 꼭지점은 위로 향하고 있고 이것은 시원적 여성을 나타내는 동적 에너지로 Sakti라 불린다. 그리고 아래로 향하고 있는 5개는 고요한 지혜를 나타내는 시원적 남성으로 Siva라고 불린다.

이 삼각형들은 얽히면서 43개의 3각형을 만들어내는데 그 중심에 Windu라고 부르는 큰 점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그림들에는 공통적으로 16개의 꽃잎을 가진 연꽃에 둘러싸인 8개의 연꽃으로 된 바깥의 원이 있고 이것은 다시 3개의 원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 바깥에 동서남북으로 4개의 문이 있다. 이 사각형은 신이 거주하는 경계를 나타내며 이 경계가 그 바깥의 혼돈과 무질서를 차단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B. C. 440년에 세워진 아테네의 파르테논의 외부윤곽은 완벽한 황금분할 사각형이다. 또 이 비율은 이 건물의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그리스의 입상, 항아리와 같은 인공물 등도 황금률에 따라 조형되어 있다. 파르테논신전을 건설한 그리스의 가장 위대한 건축가였던 피디아스(Phidias)는 이 황금비에 phi(Φ)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이기도 하다.

르네상스기의 회화와 건축의 대부분은 그리스의 미와 비율에 영감 받은 것들이다. 유명한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나 지옷토의 영광의 마돈나 등은 황금비의 의도적 적용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당시의 건물의 윤곽, 창문, 현관, 바닥 등이 황금비의 원리에 따르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것이 아니다. 현대의 몬드리안의 화면분할에서도 황금비의 의도적 적용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외에도 황금분할의 예는 얼마든지 있다. 플라스틱 카드의 가로, 세로의 비가 그렇고, 교회의 십자가의 가로 세로 비가 그렇다. 바이올린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바이올린 몸통의 분할 점은 양 구멍에서 그은 직선이 만나는 점이다. 그리고 또 바이올린의 몸체와 목간의 비율도 황금분할에 따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옷의 상의의 허리선도 그 비율을 따르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날아갈 듯한 지붕의 처마선과 또 버선이나 꽃신의 코도 황금비를 이룬다고 한다.

범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수집품들 중의 하나가 조개나 소라와 같은 연체동물의 껍질에는 피보나치수열에 기초한 나선의 아름다움이 있다. 또 동물들의 뿔은 어떤가? 그것이 그리는 우아한 나선은 응접실 장식용으로 인기가 있다. 또 독수리의 그 부리는 우아한 나선을 그리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정확하게 황금비를 이루고 있다.

인간은 왜 이 비율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인가? 단지 인간의 주관적 취향인가? 그것이 아름다운 것은 아마도 생명의 보편적 형태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인수<전북대 수학통계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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