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병
­조울병
  • 김은숙
  • 승인 2008.05.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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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기복 심하면 정신과 찾아야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화를 내며, 사랑의 감정에 빠지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슬픈 감정을 경험한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럽고 건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신의 평소 기분상태나 사회 통념상 다른 사람들에 비해 지나치게 기분이 들뜨거나 우울해 한다면 기분을 조절하는 데 이상이 생겼다고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런 경우를 흔히 우울증이라고 하고, 이들 환자 10명 중 3명은 조울병으로 다시 진단을 받게 된다.

조울병은 우울증과 조증(기분이 들뜬 상태)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조증만 있는 경우 등을 말한다. 전북대병원 정신과 정상근 교수는 “열정적으로 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우울의 늪에 깊이 빠지거나 기분의 폭이 남들보다 커서 직장이나 가정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조울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며 조언했다. 최근 현대인의 심각한 질환 중 하나로 지적되는 조울병, 조울병의 날(20일)을 맞아 이번 주는 조울병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정의

조울병(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s)은 외적 자극이나 상황과 관계없이 자신의 내적 상태에 따라 상당기간 우울하거나 들뜨는 기분이 지속되는 정신장애를 말한다. 기분이 저조하며 우울한 상태를 우울증(depression)이라고 하고, 들뜨고 아주 좋은 상태를 조증(mania)이라고 하는 데 조증만 있는 경우나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경우를 모두 조울병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조울병은 100명당 적게는 1명, 많게는 5명 정도의 발병률을 보인다. 조울병은 우울증으로 시작하고 경조증이나 조증은 수년이 지난 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때문에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조울병으로 확실하게 진단을 받는 데는 8년 정도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조울병은 기분변화에 취약한 기질이 있는 사람에서 유전적, 생물학적, 환경적 스트레스 등 원인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뇌기능에 이상이 발생한 결과로 증상과 증후가 나타난다”며 “주된 증상은 기분조절이상이며 생각과 행동 등이 비정상적이다”고 설명했다.

▲증상

조울병은 환자마다 시기에 따라 다른 증상을 보인다. 보통 조증기와 우울증기로 나뉘어지며, 두개가 혼합되는 증상을 나타낸다. 조증은 고양되고 과대하거나 과만한 기분을 보인다. 대부분 조증 환자들은 초기에 행복감에 도취됐다가 질환의 경과가 진행될수록 과민한 기분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전형적인 조증 환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주위의 시선을 끄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너무 기분이 좋고 몸에 힘이 넘치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충만하여 가만히 있지 못한다. 또 종교적, 정치적, 경제적, 성적 및 피해적 사고에 과도하게 집착하기도 하고 이는 복잡한 망상 체계로 발전할 수도 있다. 조증 환자는 병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점을 부정하고 이를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과도하게 화를 내기도 한다.

우울증은 우울감이나 흥미 감소와 함께 다음의 증상 중 최소 5개 이상이 2주일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거의 하루종일 우울한 느낌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 △체중이나 식욕의 증가나 감소 △수면의 어려움이나 반대로 지나친 수면 △정신운동성 초조나 축 쳐지고 가라앉음 △피로나 에너지의 감퇴 △무가치감 또는 부적절한 죄책감 △생각, 집중하거나 결정 내리기 어려움 △죽음에 대한 반복적 생각이나 자살계획이나 시도 등이다. 이같은 증상과 앞서 설명한 조증을 반복한다면 조울증으로 진단된다.

또 혼합증상은 이같은 조증과 우울증이 동시 또는 하루 중에도 교대로 나타난다. 기분은 우울한데 말이 많고 사고의 비약을 보이며 행동은 부산하거나, 또는 기분은 고양됐는데 기력과 의욕은 저하돼 있는 경우, 정신운동성 초조를 보이는 등 조증과 우울증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

급성 조증 상태에서는 고양된 기분뿐만 아니라 과대적인 생각과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장애가 심하기 때문에, 정신과에 입원해 조속히 증상을 완화시키고 주위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 심한 우울증 상태에서는 자살의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정신과 입원치료를 받거나, 보호자들의 적극적이고 세심한 보호와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경하고 보호자가 환자를 돌보는데 충분한 지식과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외래통원치료도 가능하다.

정 교수는 “대부분 기분안정제를 비롯한 약물치료가 주요 치료방법이다”며 “또 환자 및 가족교육과 인지행동치료 등의 정신사회적 치료법이 보조적으로 병행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또 “조울병은 일부 재발, 만성화 경향이 있으나, 조기에 충분한 치료를 잘 받으면 경과가 상당히 좋다”며 “가정생활뿐만 아니라 직장생활 등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치료 중에는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고, 술과 담배, 카페인 등을 삼가해야 한다. 또 균형 잡힌 적절한 식습관이 필요하고, 가족들의 정서적인 지지와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은숙기자 myiope@

< 조율병 선별검사테스트‘나도 혹시 조율병?’ > 



아래 물음에 ‘예’는 1점, ‘아니오’는 0점으로 하여 모든 점수를 합한 것이 총점수이다. 총 점수가 6점 이하면 조울병일 가능성이 낮고, 7~13점이면 조울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당신은 평소의 자신과 달랐던 적이 과거(예전)에 있었습니까.

△기분이 너무 좋거나 들떠서 다른 사람들이 평소의 당신 모습이 아니라고 한 적이 있었다. 또는 너무 들떠서 문제가 생긴 적이 있었다.

△지나치게 흥분하여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싸우거나 말다툼을 한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자신감에 찬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잠을 덜 잤거나 또는 잠잘 필요를 느끼지 않은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말이 더 많았거나 말이 매우 빨라졌던 적이 있었다.

△생각이 머리 속에서 빠르게 돌아가는 것처럼 느꼈거나 마음을 차분하게 하지 못한 적이 있다.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로 매우 쉽게 방해 받았기 때문에 하던 일에 집중하기 어려웠거나 할 일을 계속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에너지가 넘쳤던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활동적이었거나 더 많은 일을 하였던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사교적이거나 적극적(외향적)이었던 적이 있었다.

(하나의 예를 들면, 한밤중에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다.)

△평소보다 더욱 성행위에 관심이 간 적이 있었다.

△평소의 당신과는 맞지 않는 행동을 했거나 남들이 생각하기에 지나치거나 바보 같거나 또는 위험한 행동을 한 적이 있었다.

△돈 쓰는 문제로 자신이나 가족을 곤경에 빠뜨린 적이 있었다.

<자료제공=대한우울조울병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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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전북대병원 정신과 정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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