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은 성년의 날
19일은 성년의 날
  • 김은숙
  • 승인 2008.05.1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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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두리 올렸으니 이제 우리도 어른이예요
19일은 제 36회 성년의 날.

성년이 된다는 것, 어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책임과 의무를 짊어져야 하고, 더욱더 의젓한 사회인으로 살아가야 한다.

해마다 5월 셋째 주 월요일은 이 땅에 새로운 청춘들이 탄생하는 날이다. 매년 그랬듯이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젊은이들이 미성년자로서 가질 수 없는 권리와 책임을 안고 성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지난 1973년 4월 20일로 정해졌다가 1975년 5월 6일로 변경된 뒤 1985년 5월 셋째 월요일로 정해진 성년의 날이 올해로 서른 여섯번째를 맞고 있다. 옛날 같으면 남자는 갓을 쓰고, 여자는 쪽을 찌는 관례(冠禮) 의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어른이 되었음을 알렸다.하지만 요즘은 서양식 성년식에 밀려 전통 성년례의 모습을 차츰 사라지는 추세다. 그나마 도내의 경우 문화·예술의 본고장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탓에 전주시와 남원시 등이 향교에서 전통 성년례를 치른다.

성년이 되면 독립적 인격체로서 공식적인 사회구성원으로서 인정받게 되며, 개정된 선거권에 의해 만 19세로 하향조정되긴 했지만 선거권을 갖고 정당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도 갖게 된다. 또 부모의 동의없이 결혼을 할 수 있고, 사법상으로 완전한 성년으로 인정받게 된다.

하지만 그만큼 부담도 커진다. 독립적인 권리를 행사하고 인격자로 대우받을 수 있지만, 자신의 일은 자신이 책임질 줄 알아야 하고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민주시민답게 행동해야 할 의무가 있다. 청소년이 성년이 되면서 갖게 되는 책임감과 의무감, 그리고 자부심을 일깨워주는 데는 부모나 윗 어른들의 역할이 크다. 단지 “너도 어른이 됐으나 더욱 잘해야 한다”, “너도 어른이니 네 할 일을 네가 알아서 하라”는 식의 일방적 요구나 형식적인 말보다는 실질적으로 성년이 되면 뭘 하고 싶은지를 물어보고, 하고싶은 것을 직접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성년이 되는 자녀와 함께 사회 원로를 찾아가거나 집안 어른들을 찾아가 성년으로서의 삶에 대한 조언을 직접 듣게 하고, 이런 부모·이런 자녀가 되겠다고 서로 간에 약속하는 것도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다.

성년의 날은 일생동안 단 한 번 맞게 되는 아주 소중한 날이다. 이처럼 소중한 날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서는 부모와 자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성인이 됐다고 해서 선·후배들의 축하 속에 과음을 하며 흥청망청 보내는 것보다는 부모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가르칠 것은 가르치고 명심해야 할 것은 명심하는 날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보다 많게는 세배 이상 많아질 어른으로서의 삶. 그 삶을 시작하는 첫 문턱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겠다”고 자신과 약속해 보자.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19일부터는 좀 더 의젓하고 믿음직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나길….



전통 성년례 등 행사 다채


19일 제 36회 성년의 날을 맞아 도내 각 시·군과 대학 등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전북도는 이날 전북청소년단체협의회와 함께 이날 오후 2시30분 전라북도청 앞 광장에서 김완주 도지사를 비롯, 각급 유관단체장과 청소년지도자, 성년이 되는 청소년과 외국청소년 등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연다.

이날 성년식에서는 도내 어른들이 성년이 되는 청소년들에게 직접 관과 머리띠를 주고 덕담을 주는 관례, 계례 의식을 진행한다. 또 10년 뒤 자신의 모습과 꿈을 담은 드림카드를 작성, 도청에 보관하고 그 꿈이 이루어지길 다짐하는 의식도 하게 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헌법상 투표권이 보장된 유권자로 당당하고도 성실하게 권리를 행할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의 홍보부스와 진로 상담, 건전한 청소년 성문화 관련 홍보 부스, 국제 문화 교류, 청소년 관련 문화 및 봉사활동, 등의 부스가 운영된다.

청소년협의회 홍오남 회장은 “이번 행사는 급변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자칫 잃기 쉬운 소중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새롭게 계승하고, 우리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전성년으로서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전주시도 이날 성균관청년유도회전북본부와 함께 성년을 맞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통 성년례를 재현한다. 전주시는 이날 오전11시 전주향교에서 만 20세가 되는 성년 120명을 선착순으로 접수받아 성년례를 거행하고, 축하공연도 갖는다. 이날 참석한 성년은 고유 한복을 입고 남자는 상투를 틀고 관을 씌우고 여자는 머리를 올려 쪽을 찌고 비녀를 꽂게 된다.

송하진 시장은 “전주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대변해주는 조선 선조 때 지어진 전주향교에서 치뤄지는 전통적인 성년식은 타지역과는 차별성이 있다”며 “성년들이 많이 참가해 천년고도의 전주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전통문화의 주체적 계승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원시도 향교에서 성년 40여명을 초청, ‘전통 성년례’ 행사를 연다. 이날 행사는 성년 도래자들이 당의와 도포 등 전통한복을 입고, 예절전문가의 지도에 따라 성년의 예를 행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남원시는 매년 성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일깨워주고 자부심을 고양시키기 위해 매년 성년의 날 전통성년례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일장신대는 20일 성년을 맞은 학생 50여명에게 초콜릿과 상품권을 나눠주는 등 도내 각 대학에서도 다채로운 성년행사를 개최한다.

김은숙기자 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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