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역사무소는 미국의 광우병 관리 실태에 대해 "감염력을 가질 가능성이 있는 원료를 동물용 사료로 이용하는 한 교차오염의 가능성이 있으며, 동물용 사료로부터 SRM(광우병 위험부문)을 제거하는 것을 주의 깊게 검토할 것을 조언 한다"고 지적함으로써 국민들의 우려가 훨씬 더 과학적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더구나 영어 몰입 교육을 주장했던 정부가 ‘미국의 동물성 사료사용 금지 완화 조치’를 ‘강화조치’로 잘못해석 한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중·고생들이 촛불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서도 ‘괴담’운운하며 ‘철없는 아이들의 행동’으로 몰아 부치고 있는 것도 그렇다. 우리아이들이 병든 고기를 ‘값싸고 질 좋은 고기’라며 먹으란다고 먹을 바보가 아니다. 또한 어느 부모가 병든 고기를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겠는가? ‘병든 소는 수입상들이 수입 안 하면 되고, 병든 소는 안 먹으면 되지’라고 말하는 정부가 우리 정부 맞는가? 괴담은 학생들이 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켐프데이비드에서 부시의 신임을 얻었을지 몰라도 쇠고기 수입 협상 결과로 대한민국 국민을 잃었다.
최근 이명박식 경제 살리기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학교자율화 방침의 핵심 내용은 교육을 시장에 맞기겠다는 것이다. 우열반을 편성 할 수 있고 기업형 학습지 회사에게 학교문을 열어 주겠다는 논리가 들어 있다. 물론 이는 학교의 자율적 결정에 맡겨져 있다. 그리고 정부는 ‘싫으면 안하면 되지’라고 뒷짐을 지는 격이다. 건강보험 역시도 마찬가지다. 민간보험 회사들에게 국민의 건강을 맡기자는 주장이다. 의료보험 당연지정제를 폐지하여 병원이 돈 되는 환자를 골라서 진료 할 수 있게 하고, 병원들도 이윤을 챙길 수 있도록 의료 영리법인을 허용하여 외국 자본의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시장 논리에 모두 맡기면 된다는 시장 만능주의다. 이제라도 이명박식 경제 살리기의 환상을 빨리 깨야 한다. ‘CEO 출신’도 나름이다. 부도난 회사를 직원들과 함께 일으키는 CEO도 있고, 잘나가는 회사를 부도로 몰고 가는 CEO도 있다. 회사의 이익을 우선하기보다는 같이 고생하는 직원들의 복지를 생각하는 CEO가 있는가 하면,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직원을 해고하는 CEO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사장이 아니다. 국민들을 홍보의 대상쯤으로 여기고 말 안 들으면 잘라버리면 되는 직원쯤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김남규(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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