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지스강위에 다시 흐르는 인도의 꽃등불
갠지스강위에 다시 흐르는 인도의 꽃등불
  • 전희재
  • 승인 2008.05.12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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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8일 인도 뉴델리의 인디라 간디공항에 내렸을 때 섭씨 39도를 오르내리는 열기에 숨이 막혔다. 더운 열기에 못지않게 더욱 뜨거운 것은 먼지가 자욱한 거리에 사람과 자전거, 차량이 뒤엉켜 거리를 가득 메운 행렬이었으며 자동차 매연과 크락숀 소리와 심지어 소들까지도 거리를 활보하고 있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무질서하였다. 한 쪽에서는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방뇨하는 모습과 불결한 하수도의 모습등은 과거 우리 옛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소가 상점내 한가운데 버젓이 누워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같이 어울려 생활하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힌두교의 성지인 바라나시 갠지스 강을 향한 길은 더욱 무더웠다. 좁은 골목길에 수많은 인파가 뒤범벅되었고, 구걸하는 걸인과 잡상인등이 길거리에 무수히 기다리고 있었다. 년간 수백만 명이 다녀간다는 갠지스강, 그리 크지는 않았으나 해질녁에 거행되는 여기저기의 힌두교 종교행사가 요란하였다. 강의 한쪽에서는 빨래를 하고 한쪽에서는 화장을 하여 물속에 재를 띄워 보내는 속에서도 한쪽에서는 평생 그려온 목욕과 세수를 하며 심지어는 그물로 양치질을 하는 모습에 삶과 죽음이 같이 혼재하는 듯 하였다. 갠지스강을 찾는 많은 관광객과 순례자들은 소원을 담은 꽃등불을 사서 강위에 띄우는데 과히 장관이었다. 은하수같이 무수한 소원의 꽃등불이 히말리야 성지 메카를 향해서 북으로 끝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년간 5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는 인도는 차가 멈추기만 하면 구름같이 잡상인이 모여들고 구걸하는 걸인이 줄줄이 따라 다닌다. 그러나 계급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힌두교의 종교철학에서는 아무런 불평도 없고 불만도 없으며 현실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죽어서 새로 환생을 믿기 때문에 아무리 구걸을 한다고 해도 부끄럽지 않고 현 순간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구걸이 직업이며 대물림도 한다고 한다. 인도의 델리 시청을 방문하였을 때 아르티 메헤라(Arti Mehehra) 시장은 뉴델리만 인구 1800만명이고 그중 슬럼가에만 300만명이 산다고 설명하였다. 많은 인구에 상하수도, 쓰레기, 사회복지등에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 하였다.

인도는 면적이 세계 7위이며 한반도남북한전체의 15배정도의 대국이다. 인구는 2007년7월 현재 11억6천9백만 명으로서 중국 13억 2천만명 다음으로 세계 2위를 가지고 있다. 인도는 국민총생산이 2006년도에 9,106억불이며 1인당 GDP는 791불에 그쳐 매우 저소득 국가이다. 그러나 최근 5년간 평균 8.8%의 고도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브릭스(BRICs)란 신조어를 만들었던 골드만 삭스는 2050년도에는 인도가 세계2위 경제대국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도이치 은행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5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이 예견되는 나라는 인도이며 오는 2020년이면 국내총생산이 일본을 제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도의 IT산업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IT산업분야가 국민총생산의 5%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핸드폰을 중국다음으로 많은 사람이 보유하고 있다. 영어를 사용하면서 우수한 두뇌집단이며 미국의 경우 해외 유학생숫자가 중국. 한국등과 함께 3위안에 든다. 인도는 2,100여개의 IT관련학과 및 교육기관을 통해 체계적인 IT교육을 실시하여 연간 12만명의 IT 기술자를 배출한다. 특히 미국과 12시간 시차를 두고 있어 미국회사가 잠자는 사이 저임금으로 IT를 이용해 비즈니스를 대행하고 있으며 미국과 12시간의 시차를 활용하여 24시간 계속 연구 개발하는 회사들도 있다.

인도는 점차 잠에서 깨어나고 있으며, 간디의 비폭력 투쟁으로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위대한 인도의 자존심과 긍지가 살아 숨쉬고 있다. 전국민의 반인 5억이상의 유창한 영어구사 인구와 젊은 연령층, 끝없는 대륙과 풍부한 자원, 디지털시대로 향하는 산업의 변화, 그리고 점차 자본주의의 물결로 접어 들어가는 시대의 카스트제도의 변화가능성등은 앞으로 인도를 아시아의 경제대국으로 내다보는 미래학자들의 한결같은 시각이다. 12억의 인도인구들은 이제 미래 세계경제를 주도하겠다는 소원을 담은 꽃등불을 갠지스강위에 띄우고 있는 것 같았다.

전희재<한국자치단체국제화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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