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암센터 개원 (3)의미·효과
전북지역암센터 개원 (3)의미·효과
  • 김은숙
  • 승인 2008.05.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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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시경점막절제술 시행장면
연간 타지역으로 유출된 암환자 등 중증질환 의료비만 1천500여억원, 지역경제를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측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도내 암환자 2만2천여 명 중 32.3%에 달하는 7천300여 명이 치료를 위해 수도권 병원을 찾았고, 연간 1천500여원에 달하는 의료비가 타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문옥륜 교수팀은 전북지역 암환자의 서울 의존도가 33.2%라는 비슷한 통계를 내놓기도 했다. 전북지역 암센터의 개원이 암예방 및 치료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첨단 장비와 시설, 암 전문 의료진을 갖춘 전북지역 암센터가 지역발전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들을 분석해 봤다.

▲지역특성 맞는 암치료법 개발되나

‘암센터’ 하면 암에 대한 치료 기능만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당초 전북 암센터가 건립된 배경에는 국립암센터가 전담하고 있던 암 관리 사업을 각 지역 거점 의료기관으로 이관해 더욱 체계화된 사업을 진행하자는 취지가 더욱 컸다.

암 관리 사업에는 암 예방을 위한 상담서비스, 조기 암 검진서비스, 암 등록사업, 호스피스사업, 암 관련 홍보 및 교육 사업 등 국가 암 정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포함돼 있다. 전북 암센터 내에는 암 홍보관, 상담실, 조기 암 검진실, 건강증진센터, 교육실, 호스피스 관련 시설 등을 모두 갖추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특히 공공보건의료사업단, 암센터 행정 지원실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펼쳐질 암 등록사업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암 등록 사업은 지역 암 환자 통계 사업이다. 암 등록 사업을 통해 지역 암 질환의 역학적 특성, 즉 전북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 질환이 무엇인지, 사망 양상의 특성은 어떠한지, 다빈도 암 질환의 위험요인은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들은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암 예방과 홍보, 교육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암 연구사업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특성에 맞는 암 예방 및 치료법 개발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암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암 치료를 위한 최선의 방법인 암 조기 진단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무료 암 검진 사업에 참여한 전북 도민들의 참여 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무료 암 검진 사업 참여 대상자 33만1천584명 가운데 실제 참여자는 11만1천336명에 불과해 참여율이 33.58%에 그쳤다는 것. 전북 암센터 조백환 소장은 “암 센터 개원 이후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을 통해 도내 무료 암 검진 사업 참여율을 적어도 5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전북암센터 암 관리사업의 1차적 목표”라고 말했다.

▲의료비 외부유출 차단…1천억대 경제효과

전북 암센터는 ‘신속하고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로 전북 도민에게 희망을 주는 암센터’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암 환자의 최초 진료부터 수술까지 2주 이내에 끝내겠다는 것이 이 암센터의 추진 전략 가운데 하나다. 신속하고 수준높은 진료만이 지역내 암환자들의 수도권 이탈을 막을 수 있는 최선책이기 때문이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도내 암 환자들의 외부 유출 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이한구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년에서 2005년까지 3년간 도내 암환자 2만2천여 명 중 32.3%에 달하는 7천300여 명이 치료를 위해 수도권 병원을 찾았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문옥륜 교수팀은 전북지역 암환자의 서울 의존도가 33.2%라는 비슷한 통계를 내놓기도 했다. 국회 장향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한 해 전북에서 타지역으로 유출된 의료비만 1천492억 원에 달한다. 타지역으로 나가는 상당수의 환자가 암 등 중증 질환 환자임을 감안한다면 암 진료를 위해 외부로 유출되는 자금만 수백억 원에 달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전북 실정으로 볼 때 엄청난 손실인 셈이다.




















▲최근 조기위암환자 잇따라 수술치료 완치

전북 암센터는 개원 이후 암 환자 Fast-track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암 환자가 암센터를 찾았을 때 신속하게 진료와 검사,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암센터 1층에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전북 암센터 상담실에 따르면 4월 초 업무를 시작한 이래 한 달간 208명의 환자가 상담을 했으며, 50명의 암 환자가 Fast-track을 통해 빠른 검사와 수술을 받았다. 이 가운데 25명이 조기 위암 진단을 받아 내시경을 통한 위 점막 절제술로 치료를 했고 9명이 수술을 받았다. 최초 진료부터 수술까지 평균 14.8일~19.6일 정도가 소요돼 목표로 하고 있는 초진 후 2주 내 수술에 근접하고 있다.

최금선 암 코디네이터는 “아직 초기 단계여서 부족한 점이 있지만 많은 암 환자들이 상담을 위해 찾고 있다”며 “시스템이 정착되면 더욱 신속하고 수준 높은 암 진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소장은 “지역 의료 수준에 대한 도민들의 막연한 불신감을 해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객관적인 지표로 봐도 전북 암센터의 진료 수준이 타지역 의료기관에 비해 결코 못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은숙기자 myiope@


전북암센터-병·의원 협진 강화

전북 암센터가 개원함에 따라 지역 의료 수준의 동반 상승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전북암센터는 최근 지역 내 협진 병·의원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암센터측은 시설과 장비, 진료시스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적극적인 암 환자 협진을 요청했다. 지역 병·의원장들은 암센터 내부 시설과 장비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영곤 전북대병원장은 협진 환자에 대한 신속한 진료를 약속했다. 이는 지역 병·의원과의 적극적인 협력체제 구축해 도내 암 환자 유출을 줄여나가겠다는 것. 또 암센터에서 지역 병·의원에 대한 재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지역 의료 수준을 높이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특히 도내 암센터 개원 등을 계기로 원광대병원과 예수병원, 전주병원 등도 PET-CT 등 최신 진단 장비를 갖추는 등 각종 센터를 열면서 도민들에게 더 좋은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 소장은 “암센터 개원은 결국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암 예방 활동, 조기 암 검진의 일상화, 지역을 떠나지 않고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 등 모든 혜택이 도민들에게 돌아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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