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지구 온난화 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 전희재
  • 승인 2008.04.28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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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은 "지구의 날(earth day)"이었다. 1970년 4월 22일 미국에서 2000만 명의 자연보호론자들이 모여 최초의 대규모적 자연보호 캠페인을 전개하고 시위한 날을 기념해서 제정되었다. 해마다 이 날에는 전 미국의 자연보호주의자들이 미국 전역에서 자연의 보호와 관리, 환경오염과 생태계파괴 등에 대하여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벌이는데, 이는 특정 지역이나 국가의 차원을 넘어 전 인류에 호소하는 운동으로 이해되고 있다. 1990년에는 미국 환경보호단체들이 세계 150여 개국에 지구의 날 행사를 제안, 한국에서도 많은 사회단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구의 날” 행사를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빙하들이 1980년~1999년에는 지구온난화로 연간 평균 30cm씩 높이가 낮아졌으나 2006년에는 150cm가 녹아 사라졌다고 하며, 지난 20년간 가장 크게 빙하가 녹았던 1998년의 70cm의 기록이 2003년 이후 세 차례나 깨졌다고 한다. 또한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해수면의 높이가 10~25㎝ 상승하여 투발루, 키리바시 공화국의 일부 도서, 몰디브, 파푸아뉴기니 등 남태평양 섬나라가 물에 잠기고 있다. 특히 투발루란 섬나라는 해수면 상승으로 전 국토가 바다에 잠길 위험에 처해 주민들이 뉴질랜드로 이주하고 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겨울은 1920년대에 비해 약 30일 정도 짧아진 반면 여름과 봄은 20일정도 길어져 개나리, 벚꽃 등 봄꽃의 개화시기가 빨라졌고 부산의 경우 지난 30년 동안 해수면이 7.8㎝ 상승했다고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전 세계의 평균 온도가 0.74℃가 오를 동안 우리나라는 1.5℃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해수면의 수온과 상승 속도가 과거에 비해 대단히 빨라지고 있으며, 실제로 부산은 지난 30년 동안 해수면이 7.8㎝상승했으며, 제주도는 20㎝ 넘게 상승했다. 2004년 지구환경 문제를 다룬 ‘투모로우(Tomorrow)’라는 영화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인류에게 크나큰 환경재앙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 지구온난화는 예전부터 많은 경고가 있어 왔지만 근래처럼 그 현상이 두드러지고 속도가 빠르게 진행된 적은 없었다. 그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구온난화는 개인이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국가적인 또는 지구적인 문제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문제는 이제 화석연료의 고갈 못지않게 우리 개개인에게 당면한 현안이 되어 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생태계 변화, 수자원 고갈, 홍수, 가뭄, 혹서 등의 기상이변이 모두 지구온난화와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물이 든 비커 안의 개구리를 넣고 갑자기 끓이면 개구리는 뜨거워 곧장 뛰쳐나오게 된다. 그러나 미지근한 물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데우면 개구리는 조금씩 물의 온도에 적응하다 결국에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지구온난화는 서서히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우리에게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지구온난화가 현재 심각한 문제임을 알고 있지만, 애써 이를 부인하려고 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구온난화는 범지구적인 문제이면서, 해결방안 또한 상당히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제 지구 온난화는 국가나 국제기구가 해결할 문제로만 인식할 시대가 지났다고 본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구분할 것 없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 지구에 살고 있다면, 이제 더 이상 현실로 다가온 지구온난화 문제를 외면할 수도 없거니와 문제 해결을 미룰 수도 없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가까운 일본의 경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학교, 가정에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일본 교토의 야마다 게이지 지사는 차량도 하이브리드 카를 타고 다니는 것은 물론 지방정부 차원에서 ‘이산화탄소 삭감 은행’을 도입했다. 가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면 그 만큼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공짜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옥상 녹화, 겨울철 창문에 단열 필름 붙이기, 모델 숲 가꾸기, 교토에코시스템(KES) 제도 등이 환경조례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 교토는 2005년 환경조례를 만들 때 이산화탄소 감축률을 10%로 잡았는데 이는 중앙정부가 목표로한 6%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영화배우출신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슈워츠제너거 지사는 2006년 9월 온실가스 삭감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들어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국가는 물론 지자체, 기업, 개인차원에서 보다 광범위한 참여가 필요하다. 기업체에서는 온실가스 자발적 저감추진, 에너지절약 및 신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 시민·학생에 대한 에너지절약 교육 및 홍보, 온실가스 흡수원 확충, 쓰레기감량 및 재활용 촉진, 기후변화 대응 교류협력 추진 등이 필요하다. 또한 전기를 아껴 사용하고, 자동차를 덜 이용하는 것은 결국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고 이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여 결국 지구온난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것 또한 소각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게 되므로 지구온난화를 늦추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이제는 강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문제가 아니고 실천을 통해 범지구적인 문제해결에 우리가 적극동참 할 때이다.

전희재<한국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 상임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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