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이론
카오스이론
  • 소인섭
  • 승인 2008.04.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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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이론의 토대가 된 나비효과개념을 제시한 미국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지난주간 미국에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의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세계 뉴스가 타전하였다.

로렌츠 교수는 향년 90세로서 매사추세츠 공대(MIT)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구한 그는 초기의 미미한 변화가 결과의 엄청난 차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론을 담은 나비효과 개념을 창안해냈다.

브라질에서 나비 한마리가 일으킨 날갯짓이 대기의 흐름을 변화시켜 텍사스 주에서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이다. 처음에 이 현상을 설명할 때는 나비가 아닌 갈매기가 사용되었지만, 이후에는 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갈매기를 나비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 가상의 현상은 기존의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른바 초기 조건에의 민감한 의존성, 곧 미세한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나비 효과이론이 발전되어 오늘날 이른바 혼돈이론이라고 하는 카오스 이론의 기초가 만들어졌다.

카오스 이론이란, 무질서하게 보이는 혼돈 상태에도 그 속에는 논리적인 법칙이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그래서 이 이론은 무질서하고 예측이 불가능한 현상 속에 숨어 있는 정연한 질서를 밝혀냄으로서 새로운 사고방식이나 이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카오스 이론을 경제, 기상, 물리,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다양하게 응용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서 나비효과는 더욱 강한 힘을 갖는다. 디지털과 매스컴 혁명으로 정보의 흐름이 매우 빨라지면서 지구촌 한 구석의 미세한 변화가 순식간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복잡한 세계에서는 어떤 변수가 세상을 뒤흔들만한 엄청난 원인이 될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힘든 세상이며 실타래 같이 뒤틀리고 꼬인 문제들의 가닥을 찾는 방법으로는 카오스(혼돈)이론의 응용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로렌츠에게 1991년 교토 상을 수상했던 위원회는 로렌츠가 제시한 ‘결정론적 혼돈’개념을 가리켜 말하기를‘뉴턴 이래 자연과학이론에 가장 극적인 변화중의 하나를 야기 시킨 혁신적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로렌츠는 생전에 많은 상을 받았으나 그의 전공 분야인 수학과 기상학에는 아직까지도 노벨상이 없다. 그의 오랜 친구인 동료 기상학자 제리 말맨은 카오스 이론을 개척한 로렌츠에 대해 자신이 아는 가장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평할 만큼 그는 부지런히 연구에 몰두한 학자였다고 한다.

로렌츠의 제자로 미국 대기연구센터의 기상부문 책임자인 케빈 트렌버스 박사는 로렌츠의 세심한 연구 습관이 1960년대에 카오스 이론의 근본 개념을 창안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어느 날 로렌츠는 연구실에서 당시 낡은 컴퓨터로 같은 계산을 두 번 실시한 적이 있었으며 이때 엄청나게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를 꼼꼼히 조사했다.

이 결과 0.0001에도 못 미치는 아주 미미한 소수점 차이에서 엄청나게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것이 1972년에 발표된 나비효과 논문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로렌츠는 평소 말이 없었던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그에게 말을 시키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고 동료들은 회고한다.

제리 말맨은 로렌츠가 그 시절의 천재 중 가장 말이 없는 사람이었으며 가장 겸허하고 가장 친절했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해 ‘소년 시절의 나는 수학연구에 흥미를 느꼈으며 날씨 변화에 매혹됐다’고 술회한 바 있다.

아직도 수학자들 사이에서는 로렌츠 이론을 전공하는 학자들이 세계 도처에 있으며 전남대학교 수학과에 김 선부 교수도 그 중 하나이다. 로렌츠는 열렬한 등산광이었으며 80세를 훌쩍 넘겨서도 그의 체력과 등산에 대한 열정으로 젊은 사람들을 무색하게 했다고 한다.

김인수<전북대 수학통계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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