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암센터 개원 (2) 조기검진
전북지역암센터 개원 (2) 조기검진
  • 김은숙
  • 승인 2008.04.23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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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초기진단땐 치료가능성 90%
어느 날 갑자기 암 선고를 받는다면?. 생각만 해도 앞이 깜깜해지고, 심장이 덜컹 내려앉을 것이다. 흔히들 암에 걸렸다고 하면 자신의 삶이 얼마 남아있지 않았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만큼 암은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병이다. 그래서 조기검진을 통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치료는 두말할 것 없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전북에는 암 검진과 치료를 받기 위한 전문 의료기관이 사실상 전무해 상당수 도민들이 수도권으로 올라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가까운 곳에서 검진받거나 치료받지 못하고, ‘원정’을 가야만 했다. 전북지역 암센터의 개원이 남다른 의미를 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그 위용을 드러낸 전북대병원 지역암센터(이하 전북 암센터·소장 조백환). 지하 2층, 지상 5층, 22,000㎡의 규모를 갖춘 전북 암센터는 지난 2일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도내 최초로 문을 연 지역 암센터가 어떤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도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지 알아봤다.

▲ 암 조기 검진 시스템 구축

“모든 질병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암은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무서운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는 암도 발생 초기에 진단했을 경우 치료 가능성은 90% 이상 올라갈 수 있습니다”.

조백환 소장은 “암도 발생 초기에 진단하면 치료가능성이 높다”며 “전북 암센터 또한 암 조기 검진을 위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전북 암센터 1층에는 조기 암 검진실과 건강증진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조기 암 검진실은 국가조기암검진사업을 위한 시설이다. 조기 암 검진실에서는 국가조기암검진사업 대상자에 대해서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5대 암에 대한 조기검진 사업을 실시하게 된다.

건강증진센터 또한 677.98㎡(205평)의 규모에 원스톱서비스가 가능한 형태로 대폭 개선됐다. 각종 암의 조기 검진을 위해서 CT, 방사선특수촬영기, 디지털 유방촬영기, 초음파 촬영장치 등 최신 장비와 전문 의료진을 갖추고 있으며 검진 중 질병 발견 즉시 전문 교수진과 치료를 연결하는 ‘핫라인 원스톱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조 소장은 “디지털 유방촬영기 등의 장비들은 암센터 개원과 함께 국내 최고 수준의 최신 장비들이 도입됐다”며 “암으로 발전하기 전 단계 질병까지 조기 검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암 조기검진을 위한 대표적인 장비인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를 통한 암 검진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 암센터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해 5mm 정도의 작은 암까지 검진하는 장비인 PET-CT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암센터 지하 2층에 위치한 사이클로트론연구소도 PET-CT 검진에 큰 도움을 주게 될 전망이다.

조 소장은 “한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암을 비롯한 각종 소화기 계통의 암을 조기 검진하기 위한 내시경 장비도 대폭 확충됐다”고 말했다. 또 암센터 1층에 소화기내시경센터를 설치하고 최신 내시경장비도 갖췄다.

▲부작용 최소화·효율적 치료 가능

암의 경우 초·중기에 발견됐을 경우 거의 대부분 수술 치료가 이뤄진다. 그만큼 수술 장비와 시설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전북대병원은 암센터 개원과 함께 수술실을 암센터로 이전하고, 수술실을 14개실에서 21개실로 늘렸다. 8개 수술실에는 내시경 수술 시스템을 도입했다. 내시경수술법은 상처는 최소화 하면서도 수술 효과는 기존 수술법과 큰 차이가 없어 최근 각광받는 수술법이다. 뿐만 아니다. 모든 수술실에 양압시설이 갖춰져 있어 외부의 균이 침입할 수 없기 때문에 수술 중 감염의 위험성을 현저하게 낮췄다. 조 소장은 “자가수혈기, 환자감시장치, 급속혈액주입기 등 마취 관련 장비도 국내 병원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갖추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마취제를 투여하고도 장시간의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북 암센터 수술실에는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라이브 서저리(Live-Surgery) 기능도 갖춰져 있다. 수술실 내부에서 진행되는 수술을 외부 강당, 세미나실 등에서 실시간으로 보며 수술실 내부에 전문적인 의견을 전달하고, 심포지엄, 교육 등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해진 것이다.

전북대병원은 특히 올해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말기 암환자 호스피스 지원기관으로 선정됐다. 말기 암 환자가 편안하게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원활한 지원이 가능케 된 것. 전북 암센터는 암 병동 내부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를 설치하고 말기 암 환자들을 돕고 있다.

조 소장은 “암센터를 건립하면서 일본의 시즈오카 암센터 등을 벤치마킹 했다”며 “첨단 장비와 시설을 갖춘 시즈오카 암센터의 모토가 ‘편안한 암센터’인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고, 우리도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암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인터뷰> 조백환 전북지역암센터 소장

“최고 의료진과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지역 병원이라는 불신 때문인지 무조건 서울로 가셨다가 내려오시는 암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서울에 있는 유명 병원이 더 잘할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 때문에 전북 암센터를 믿지 못한 환자들이 많다는 게 다소 안타깝습니다. 사실 상당수 환자들은 다시 내려와 이곳에서 수술을 받게 되시는 데 결국 오가는 과정에서 많은 의료비가 지출되고 있는 셈이지요”.

전북 암센터를 이끌어가는 조백환 소장은 “전북 암센터는 타지역 암센터보다 현대화된 수술실(21개)을 갖추고 있고, 의료진 또한 탁월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데 지역병원이라는 이유로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며 “믿고 맡겨둬 좋을 만큼 최상의 시스템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조 소장은 또 “특정 암질환에 대해 전북 암센터보다 더 잘하는 곳이 있으면 편지까지 써서 소개해주고 있다”며 “그런 만큼 지역 암센터에서 조기 진단부터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소장은 “ 암센터를 건립하면서 일본의 한 시골지역인 시즈오카 암센터를 모델로 삼았는데 시즈오카 암센터는 동경 어느 암센터 못지 않은 투자를 해놓고도 병원 운영 모토를 ‘편안함’으로 삼는 등 첨단성 보다 편안함을 강조하고 있었다”며 “전북 암센터도 그런 편안함 암센터로 인식될 수 있도록 전직원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소장은 “암환자는 전체 사망자의 20%를 차지할 만큼 갈수록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 지역도 상당수 암환자가 암으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만큼 조기검진과 치료를 통해 완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숙기자 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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