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기강 감찰, 과유불급
­공직기강 감찰, 과유불급
  • 소인섭
  • 승인 2008.04.2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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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섭<문화교육부>
22일 오전 출근시간 전북도교육청 정문. 걸어서 출근하는 사람과 차량을 이용하는 직원들은 정문 근무 공익요원이 바를 정(正)자 표기를 하며 자신의 출근시간을 체크하고 있는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분주한 발걸음이다.

정권이 바뀌면 으레 그랬듯 공직자들의 근무 분위기가 위로부터의 지침에 따라 경직되기 마련이다. 정권 말기의 느슨한 분위기와 사뭇 다른 상황이다. 특히 이때처럼 수반이 자리를 비우는 시기와 겹치는 경우라면 더욱 강화된 기강 얘기에 마음이 쓰일만도 하다. 이때면 감사원·총리실과 해당 부처는 지방 관가를 상대로 추상같은 영(令)을 세우려 한다.

21·22일 전북교육청에서 진행된 교육과학기술부의 공직기강 점검도 모두 이런 맥락에서다.

오전 8시30분 이전에 출근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또 출근시간인 9시를 넘긴 사람은 없는지, 차량 부제운영은 잘 지켜지고 있는지가 영(令)의 관점이다.

22일 점검결과 8시30분 이전에 직원의 90% 정도가 출근했다. 나머지도 모두 시간 안에 들어왔다는 것이 교육청 감사담당관실의 얘기이다. 또 지역교육청에 대한 자동차 부제운행 점검도 늘 해오던 대로 했지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전례없는 행사’가 아니어서 직원들의 불만이 없을 것 같았지만 몇몇은 토를 달고 나섰다.

“마치 학생들 등교시키는 것처럼 시간 안에 들어오게 하고,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발상이 전혀 발전하지 않은 행위여서인지 유쾌하지 않았다.” 물론 직원 모두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것 같다.”라는 그의 말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감사담당관실의 한 간부 공무원은 이에 대해 “긴장이 풀릴 수 있어 그런 조사를 해봤다. 예전에는 책상 옆 탁자(협탁)까지 열어보거나 이면지를 활용하고 있는지까지 공직기강 감사원들이 들쑤시고 다닌 시절이 있었다. 요즘 젊은 직원들이 보면 조금은 지나치고 구차해 보일 수도 있는 일들이 옛날에는 일상이었다.”면서 오해가 없어야 함을 강조했다. ′지나침은 모자란 것과 같다′는 공자의 말을 금과옥조처럼 머리에 이고 살던 선인들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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