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끝은
거짓말의 끝은
  • 이한교
  • 승인 2008.04.18 15: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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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당선자들의 선거공약 이행정도를 따져보니 거짓말이 많았다. 18대 공약도 살펴보았다. 전혀 실현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당선되었고, 19대 총선에도 또 다른 공약을 들고 나와 유권자들을 호도하게 될 것이다. 후보자들은 지역의 경제를 살리고, 농민이 잘사는 나라로 만들겠으며, 99%의 서민을 위해 밑거름이 되어, 바른 정치로 반듯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었다. 흐뭇하고 감동적인 얘기였다. 문제는 이런 약속을 믿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죽기 살기로 매달리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유권자가 원하면 간이라도 때어 줄 듯 한 모습으로, 가장 낮은 자세로, 듣기 싫다는데도 거리를 누비며, 기술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다녔다.

거짓말을 잘해야 출세한다는 말이 있다. 구직자 중 51%가 취업을 위해 거짓말을 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거짓말을 통해 64%가 입사에 성공했으며, 거짓말 응답자 중 86%는 적당한 수준의 거짓말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놀라운 것은 거짓말 잘하는 직업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76%가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정말 정치인들은 거짓말을 잘 할까. 혁신도시 사업을 밀어 붙이기 위해 정말 효과를 거짓말로 3배 이상 부풀렸는가. 선거가 끝난 뒤에야 서울뉴타운 개발 계획을 약속한바 없다고 말하는 서울시장의 정치적 의도는 정말 없었던 것일까. 그리고 비례공천 당선자가 허위경력, 전과4범, 주가조작 등에 관련되어 있는 데도, 공천한 사실에 거짓은 없는가. 전국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방역관리와 전국적인 대응 체계에 허점이 있었다고 지난해의 발표문을 읽듯 말하는 공무원은 진실했는가. 결국 황우석 박사가 “나의 연구를 막지마라”고 큰소리치더니 결국사기극으로 국제 망신을 시킨 거짓말과 무엇이 다를까 생각하게 한다.

이처럼 정부(지도자)가 권력의 힘으로 말하는 거짓말은 나라를 망하게 할 것이다. 이번 선거처럼 거짓말이 난무하는데도 그대로 둔다면 원하지 않는 시련을 겪게 된다는 얘기다.

선거는 끝났다. 10여일이 지난지금 성원에 감사하다는 현수막하나 덜렁 걸어 놓고 정치인들은 철새처럼 날아가 버렸다. 지금 어디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뭇가지나 전봇대에 가까스로 매달린 현수막이 초라하다. 비에 젖어 애처롭다. 버린 자식 같아 안쓰럽다. 현수막은 반드시 지정장소에만 걸어야 되는 것이 법인데, 이런 기본을 무시하고 걸려있는 현수막이 말을 한다면 뭐라 할까 궁금하다. 물론 지정 장소에 걸지 않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할 얘기가 없다. 그러나 서민에겐 엄격한 법이 그들에게 관대해야 될 만한 이유는 없다고 본다. 사사로운 법이라고해서 무시해도 될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권력을 손에 쥐면 각기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이다. 특히 지도자는 더욱 철저한 자기관리가 있어야 하고, 가장 기본적인 법을 어겨서는 안 되는 일이다.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은 더욱 그러하다. 이유는 바로 당신들이야 말로 전북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바로 당신들이 우리 전북을 이끌고 나가는 선장이기 때문이다. 당신들이 기초적인 법을 얕잡아 본다면 전북은 더욱 낙후되는 것이다. 당신들이 게으름을 피우면 더욱 가난해지며, 지자체간 서로 아옹다옹 거리면 전북은 소외된다는 것이다. 아니 투표율(47.5%)이 전국 최하위가 아니라 아예 투표를 거부할지도 모른다. 투표율은 민심이다. 따라서 현재 투표율 47.5%는 전북의 건강상태를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의 투표율이 전국 최하위라는 얘기는 결국 전북의 지도자들을 못 믿겠다는 얘기다.

이한교<한국폴리텍V김제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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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7-29 17:17:00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