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가 우주식품 개발에 나선 것은 2003년 “방사선과 식품공학 기술을 융합한우주식품에 도전해 보자”는 변명우 소장의 제안에 따라 시작됐다.
이후 연구원 10여 명이 5년 가까이 우주식품 개발에 매달린 끝에 올 2월 러시아국립과학센터(SSCRF) 산하 생의학연구소(IBMP)로부터 김치, 라면, 수정과, 생식바 등 4종의 식품과 포장재를 우주용으로 인증받았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우주용 식품 개발에 성공한 것.
우주용 김치 개발을 위해 연구원들은 김치를 담그고 방사선을 쐬고 포장하는 작업을 수백 번 반복했다.
맛과 멸균 상태를 확인하느라 수많은 밤을 지새운 끝에 김치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냄새를 크게 줄였고 방사선을 이용해 박테리아를 제거했다.
우주 라면은 물의 최대 온도가 70도에 불과한 우주 환경을 고려해 낮은 온도에서도 면이 잘 익도록 개발했으며, 기능성 식품인 생식바는 열량 및 영양소 함량을 크게 높였다. 수정과는 우주인의 식욕증진을 위해 분말형태로 개발됐다.
하지만 무중력을 견디면서 우주까지 음식을 담아가는 특수 용기와 포장재 개발이 문제였다.
이 기술은 전략물자로 분류돼 미국과 러시아가 철저히 해외 반출을 금지해 연구원들은 해외출장을 다니고 관계자들을 설득해 샘플을 얻고 각종 학회에서 정보를 수집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결국 연구소는 우주선 안에서 국물이 흩날리지 않도록 국물 흡수와 압력 평형 기능을 갖춘 전통 발효식품 포장용기도 개발했다.
결국 2007년 7월 세계에서 세 번째 방사선을 쐰 우주식품과 보관용기, 포장재를개발해 올 2월 러시아 국립과학센터로부터 인증을 받아 이번 우주여행에 당당히 선을 보이게 됐다.
연구소는 이번 성공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가 2030년을 목표로 추진하는 화성 유인우주선 착륙계획에 참여할 기회를 잡았고 앞으로 화성 왕복 및 체류기간을 포함한 500일간 보관 가능한 우주 음식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현재 이들 식품 외에 전주비빔밥과 불고기, 식혜 등 우주식품을 개발 중이며 내년까지 러시아 생의학연구소(IBMP)의 인증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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