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책임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책임
  • 안완기
  • 승인 2008.04.1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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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순화된 모습도 있지만, 지역주의를 적나라하게 나타내는 선거 결과가 또다시 연출되었다. 이번 18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국가 전체 차원에서 놓고 본다면 각 개개인이 국가기구인 국회의원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여 거대 여당이 된 한나라당과 제1야당으로 쇠락한 통합민주당 모두에게 국가발전 책임이 부여 되었다.

하지만 전라북도 입장에서 보았을 때 한나라당은 국가적 책임의 극점에 있고, 통합민주당의 경우는 전북발전의 극점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다. 국가 기관이면서 동시에 전북 지역의 대표성을 띠고 있는 전북 국회의원에게 전북을 기반으로 한 역할은 그대로 전북발전의 견인차 역할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전북 11개 지역구 국회의원 중 9곳이 통합민주당 출신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소속으로 당선된 두 국회의원도 선거과정에서 통합민주당 입당을 공언하였기 때문에 11개 지역구가 모두 통합민주당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지역적 구도를 떠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 속에서 거대 여당과 통합민주당 간의 역할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지방 경쟁력 강화=국가발전

무엇보다도 책임성과 관련하여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은 한나라당이 지난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를 통해서 지방권력을 장악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이제까지 한나라당은 16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전북 외 대부분 지역의 광역자치단체장을 석권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중앙정부의 정책에 대해 언제든지 반대할 수 있는 양적 권한 행사의 책임을 져야할 입장에 처해 있었다. 지방의 경쟁력 강화가 곧 국가발전의 동력이라는 점에서 한나라당은 지방권력 장악 자체만으로도 대한민국 호의 순항에 대해 책임을 안고 있었다.

또한 지난 2007년 12월 대선에서는 삼권 가운데 하나인 행정권력을 장악함으로써 국가발전의 책임을 떠안게 되었으며, 더욱이 이번 4월 9일 선거를 통해 의회권력인 입법부 구성 원내 최대 정당이 되었다. 즉, 한나라당은 18대 국회의원 총 299석 가운데 153석을 차지함으로써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국정 운영 전반을 주도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한나라당은 권력 장악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즐거움의 아우성이 나올만하게 되었다. 그러나 말 그대로 한나라당이 잘해야 지방 발전도, 중앙 정부의 적절한 역할도, 국가발전도 이뤄질 수 있는 국정체계가 되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책임은 통합민주당의 책임과 근본적인 차이를 안고 있다. 즉, 한나라당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대한민국 호는 좌초될 수밖에 없으며, 그 모든 책임은 한나라당에 돌아가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급변하는 커다란 역사 변화의 극과 극점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가치척도를 들이밀지 않더라도 대통령정치와 국회정치, 지방정치를 장악한 한나라당이 국정을 제대로 꾸려나가야 할 책무는 너무도 크다. 하지만 한나라당으로서는 친박연대 등의 돌출적 선거과정이 있었다 하여도 권력기구의 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집행부가 이번 선거과정에서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며 존재한다는 점에서 안정적이다. 최소한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권력으로의 친 집중화 현상이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1야당으로 안정성 확보 무리

그러나 통합민주당의 경우는 정당으로서의 책임을 수행할 역할 해법제시가 당분간 염려스러워 보인다. 물론 통합민주당적으로 당선된 모든 국회의원이 국가기구로서의 개별 능력이 있기에 염려할 바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조직 운영 생리상 통합민주당의 출현 과정에서는 물론이요, 한국정치사의 큰 획을 그어 온 김근태, 장영달, 손학규, 정동영 등과 같은 정치지도세력이 이번 18대 총선에서 탈락하였다는 점은 제1야당으로서의 책무 수행에서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하기에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대통령권력, 지방자치실시 하에서 지방권력, 자유 의회선거정치 하에서의 국회권력을 장악한 한나라당의 책무는 더욱 크게 되었다.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를 통해 누리는 기쁨 중에 참 국리민복을 위해 고민하며, 대처해 나가야 할 핵심 대목이다.

안완기(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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