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하면서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하면서
  • 김복현
  • 승인 2008.04.08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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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과 산에 핀 개나리 진달래꽃에 질세라 하얀 목련 꽃이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있다. 여기에 눈꽃송이처럼 핀 벚꽃의 잔치가 우리들을 정중히 초대하고 있는 꽃의 계절이다. 이처럼 꽃이 환하게 피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의 위대함을 한번쯤 생각하게 한다. 자연은 스스로 제 할 일을 놓치지 아니하고 어김없이 온 세상을 잘 꾸며 나가고 있다. 그야말로 질서 정연하게 누가 강제로 시키지 안 해도 때에 맞게 대 자연의 생명질서를 잘 지켜가고 있다. 이 같은 자연생명의 신비스러움과 함께 우리 사람에게도 즐거운 마음으로 삶의 문화를 꽃피우고 아름다운 세상을 꾸며가는 신비한 질서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 주변은 마냥 어지럽고 질서가 없는 혼란한 일들이 발생되어 꽃들의 잔치마당에 찬물을 끼 얻는 모양이 되고 있다. 꽃처럼 피어나야 하는 어린이를 유괴살해하고 성폭력을 저지르고, 자녀들을 학교 보내기가 불안하다고 하니, 그리고 요란한 선거판으로 모든 것들이 헝클어진 상태이니 하는 말이다. 4월은 결코 잔인한 달이 아니고 꽃향기가 가득한 계절인데 일부 사람들이 세상을 잔인하게 만들어 버린 것 같다. 이제는 모두가 대자연의 교훈대로 질서를 되찾아야 한다.

특히 18대 총선에 임한 입후보자와 가족 그리고 유권자들은 꽃이 피고 지는 줄도 모르고 어지러운 삶을 살았으리라고 생각된다. 이제는 헝클어진 주변과 우리사회의 질서를 자연이 주는 섭리와 함께 되찾아 꽃의 아름다움처럼 아름다운 삶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일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당선인에게는 크게 축하하며, 뜻을 이루지 못한 후보들에게는 낙선에 연연하지 말고 헝클어진 마음을 다시 바로하면서 튼튼하고 견실한 꽃망울을 열심히 만들어 다시 오는 봄날에 다시 피어나야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우리 모두는 만발한 꽃들을 바라보면서 저 꽃같이 자연의 깊은 뜻을 새겨가며 대자연의 큰 질서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를 상기해야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자연의 질서는 잘 지켜지고 있는데 반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살이의 질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질서, 잘 지켜지면 모두가 편리하고 삶이 윤택해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지키지 않고 있다. 질서유지가 잘 안되기에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나아가 강제 규정인 법까지 만들어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오늘날 집단 이기주의와 개인의 이해관계로 인하여 기본질서가 무너지고, 공권력의 위상이 땅에 떨어져 법치(法治)마저 부정 당하는 일도 비일 비재하였다.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무엇보다도 우리사회 전반에 질서를 지켜야겠다는 의식보다는 남은 무어라 하든지 나만 편리하면 된다고 하는 질서 경시풍조가 만연된 우리 사회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OECD(경제 협력 개발 기구)30개국 중에서 국가 경쟁력 세계 12위인데 비해, 법질서 준수순위는 27위 수준이라고 한다. 실제로 작년 한 해 동안 전 국민 중 법 준수율이 46.1%로 과반수도 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통계수치가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그동안 불법 시위로 혈세가 12조 3,190억 원 소모되었고, 교통 혼잡으로 23조7천억 원이 낭비되고, 교통사고로 9조6500억 원이 탕진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법질서가 지켜지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낸 힘 빠진 공권력의 경시 풍조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를 어렵게 만드는 근본 요인이 되어왔다. 어린이 유괴범을 보면서 조금만 관심을 더 기울였다면 꽃피는 봄날에 희생된 어린이들도 아름다운 꽃을 같이 보면서 이 땅에 태어나기를 잘 했다고 환하게 웃을 것인데…

이제는 사회 분위기나 법을 집행하는 경찰의 탓으로 책임을 전가시킬 시간도 물러설 자리도 없는 위치에 와 있다. 금년은 건국 60년이 되는 해, 이제는 성숙된 나라의 위상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할 시기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혼란한 모습이 지속될 경우,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치열한 국제 경쟁력에서 뒤 처지는 후진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 손금 보이듯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국민 모두에게 지속적인 질서 지키기 의식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현실이다.

그리하여 질서가 확립된 나라의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나, 문화국가로서의 위상을 드높여 나아가야하며 꽃 잔치에 초대받은 우리들은 꽃이 주는 아름다움처럼 대한민국을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국민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김복현<익산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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