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밭축제
청보리밭축제
  • 고창=남궁경종
  • 승인 2008.04.0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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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김동환--


구수한 보리내음 실어오는 남풍이 부는 화사한 봄날.
초록으로 물든 청보리밭의 추억이 봄의 전령이 되어 가슴으로 스며든다.
파릇 파릇 피어나는 보리싹의 생동감은 마음에 생기를 불어 넣고 봄바람에 나풀대는 보리대의 하모니에 절로 흥겨움이 인다.

이리 굽고 저리 굽은 구릉을 따라 30만평 널따란 대지 위에 펼치진 초록 바다는 마음속 숨겨진 때마저도 초록으로 물들이며 생명력을 전해준다.
청보리밭은 참으로 요상하다.

겨우 발목에나 미칠까 싶어 잠시 눈을 돌리면 어느덧 무릎 어림으로 성큼 다가서 간지럼을 태운다.
잠시 잠깐 보리길 사이로 걷다 보면 훌쩍 큰 보리대가 무게를 이기지 못해 꾸벅 인사를 하고 연인과 밀어 한마디에 어느덧 들판은 온통 황금물결을 이룬다.

보기만 해도 절로 감탄사를 터트릴 수 밖에 없는 이곳 고창 학원농장 일대에선 오는 4월 12일부터 한달여 동안 제5회 청보리밭축제가 열린다.

어느 한사람을 위한 축제가 아닌 가족, 연인, 친구, 동료 등 모두를 위한 행복한 봄 축제.

장대한 청보리밭에서 펼쳐지는 신명난 잔치는 ‘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운 하모니’라는 주제로 다양한 문화행사와 전시행사, 체험행사가 열린다.

4월 봄나들이 여정을 이곳 고창청보리밭으로 잡아봄은 어떨는지.........


고창군청 살기좋은고창만들기팀 정재철 팀장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 같으면 하루에도 수십 번은 변하는 것 같다.

이 같이 급변하는 시기에 우리 농촌은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그 해답의 하나가 청보리밭축제라 생각한다.
배고프던 보릿고개시절 우리는 ‘식사하셨어요.’라고 인사했다.
그 시절 농촌에서 청보리밭축제를 개최했다면 아마 웃음거리로 전락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의 목표가 건강, 웰빙을 지향하는 현재는 이만큼 절묘한 결합도 찾기 힘들 것이다.
적시에 청보리밭축제를 개최하고 이를 통해 어려운 농촌의 현실을 극복하는 대안을 마련한 고창군과 고창군민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농업과 관광을 접목시켜 다차산업으로 유도하고 경관농업직불금을 지급하며 가꿔온 청보리밭은 우리 농촌의 가치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모델이 되고 있다.

축제 때마다 타자치단체의 벤치마킹과 관광객이 몰리고 언론과 사진작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보면 과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한마디로 고창청보리밭축제는 가난했던 시절의 추억을 통해 희망을 전하는 축제이자 농업을 다차산업으로 발전시킨 축제라 할 수 있다.
이 시대의 가치인 친환경 웰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축제로 농촌도 변화에 적응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

고창은 이미 축제를 통해 청정고창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농업의 관광상품화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는 세계로 뻗어나가야 할 준비를 해야한다.

고창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세계인들이 “대한민국 고창청보리밭축제에 가자”라고 생각하도록 철저한 준비와 성장을 기약한다.

◆ ‘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운 하모니’

올해로 5번째 맞는 고창청보리밭축제가 내주 12일 개막한다.

잔치는 ‘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운 하모니’라는 테마로 한달여 동안 펼쳐지는 축제는 볼거리도 많고 즐길거리도 많다.

30여만평의 광대한 청보리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잔치는 개막행사, 체험행사, 전시행사, 시골장터, 공연문화행사, 연계행사 등이 진행된다.

특히 올 축제는 체험프로그램을 대폭 늘려 축제에 참여하는 참가자들의 즐거움과 추억이 배가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체험의 묘미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보릿골 체험은 새끼꼬기, 줄타기, 용마름 엮기, 널뛰기, 보리개떡·강정·고추장 만들기, 복분자 와인만들기, 계란 엮기, 나무공예, 황토체험 등이 마련돼 있다.

이주여성들도 축제에 참여해 각 나라별 전통문화와 음식들을 선보여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전시행사는 보릿짚 공예작품 전시 및 시연, 국제경관농업 사진 전시,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콘테스트 작품전 등이 열린다.

특히 보리집 공예는 황금빛 보리대를 이용해 친구와 연인의 얼굴도 그려보고 글씨도 써보는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다.

19일, 관광객 모두를 하나로 이어주는 KBS 아름다운 길 걷기도 기대된다.

축제 주행사장에서 출발해 대나무 숲을 지나 예산저수지길, 오리방죽, 팔각정을 돌아 외곽으로 약 3.5km를 걷는 대회는 초록바다를 감싸는 인간띠가 돼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게 된다.

걷기대회가 끝나면 태권도 공연과 함께 경품추첨을 통해 참가자에게 지역특산품을 제공한다.

또한 40∼80년대 추억의 영화 상영을 비롯한 우리 가락을 들을 수 있는 국악 12마당, 명창공연 등도 마련된다.

인터넷을 통해 사전 예약하면 화분에 보리모종(3천원)을 담아가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또한 축제 기간 동안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제와 무장읍성축제가 열려 추억과 역사를 동시에 경험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축제장 안내: 고창군 홈페이지 (http://www.gochang.go.kr) 및 고창청보리밭축제위원회((http://chungbori.gochang.go.kr)

◆고창관내 가볼만한곳

외침을 막기 위해 축성한 고창읍성

조선 단종 원년(1453)에 외침을 막기 위해 전라도민이 유비무환의 슬기로 총화 축성한 자연석 성곽이다.

일명 모양성(牟陽城)이라고도 하는 이 성은 나주진관의 입암산성과 연계되어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로 만들어 졌다.

성의 둘레는 1천684m, 높이 4~6m, 면적은 165,858㎡로 동·서·북문과 3개소의 옹성, 6개소의 치성, 성밖의 해자로 구성돼 있다.

동헌과 객사 등 22동의 관아건물이 있었으나 병화로 소진된 것을 1976년부터 성곽과 건물 14동을 복원·정비했다.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밟으면 병 없이 오래살고 저승길엔 극락문에 당도한다는 전설로 매년 답성놀이가 이어지고 있다.

청보리밭축제 기간이면 이곳 모양성에는 벚꽃과 철죽이 시샘하듯 피어나 봄기운을 더해주고 야간에는 경관조명이 성곽을 밝혀 운치를 더해준다.

호남의 내금강 선운산

선운산은 도솔산이라고도 불리는데 선운은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뜻이고 도솔이란 미륵불이 있는 도솔천궁을 의미하며 불도를 닦는 산이라는 뜻이다.

이곳에는 천년고찰 선운사가 자리를 잡고 자비를 실현하고 있다.

경관이 빼어나 사계절 모두 각각의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봄철 선운산의 백미는 단연 동백꽃.

대웅전 뒤편으로 5천여 그루의 동백림이 선연하게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금동보살좌상, 선운사 대웅전, 도솔암 마애불 등 각종 문화재도 산재해 볼거리도 많고 등산로가 완만해 누구나 쉽게 산행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내려오는 길목 풍천장어에 깃들인 복분자 한잔이면 시름마저 사라진다.

지붕 없는 박물관 고인돌 공원

고인돌은 일반적으로 지상이나 지하의 무덤방 위에 거대한 덮개돌을 덮은 선사시대의 무덤으로 생명력과 불멸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고인돌은 전세계적으로 발견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 고창 고인돌군은 대규모의 밀집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청동기시대를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고창읍 도산마을 고인돌군은 약 2500여년 전부터 500여년간 이 지역을 지배했던 족장의 가족 묘역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지막한 산등성이에 드문드문 박혀있는 커다란 돌들을 바라보며 뭔 옛날 우리 조상의 생활상을 상상하며 자녀의 손을 잡고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고창=남궁경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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